증인으로 법정 서는 홍원식 회장...'남양유업 M&A 재판' 쟁점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남라다 기자
입력 2022-06-20 1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진=남양유업]

남양유업 매각과 관련한 법적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계약 당사자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한상원 한앤컴퍼니(한앤코) 대표이사가 21일 증인으로 법정에 선다. 핵심 증인인 두 사람이 법정에 출석해 어떤 입장을 내세울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 회장 측이 새로운 국면전환용으로 꺼낸 '쌍방대리' 문제가 재판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증인석에 서는 홍원식·한상원...핵심 쟁점은 '쌍방대리' 

20일 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1일 홍 회장과 한 대표에 대해 증인 신문을 진행한다.   

홍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한 대표는 오후 4시께 법정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대질 신문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증인 출석 시간대가 달라 직접 대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판의 주된 쟁점은 '쌍방대리'가 될 전망이다. 홍 회장 측이 매각 관련 재판의 반전 카드로 내세운 '쌍방대리'가 이번 증인신문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김앤장 담당 변호사가 홍 회장에게 동의를 구해 쌍방대리를 했는지가 법적 다툼의 핵심이다. 

홍 회장 측은 지난 4월 26일 열린 주식양도 소송의 변론기일에서 '쌍방대리' 문제를 내세워 재판을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시켰다. 현재 재판은 한앤코가 유리한 위치를 점한 상태다. 지난해 8월과 10월께 법원은 한앤코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판결 직후 홍 회장 측이 한앤코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에 대해 불복해 가처분 이의신청을 제기한 사안과 관련해 서울고등법원 역시 이달 중순께 홍 회장 측의 항고를 기각했다. 

사면초가에 빠진 홍 회장 측은 주식매매 계약이 동의 없이 쌍방대리로 진행돼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을 핵심 쟁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계약 과정에서 남양유업과 한앤코 양측의 대리를 모두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맡아 불법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민법 124조는 대리인 본인의 허락이 없으면 본인을 위해 자신과 법률행위를 하거나 동일한 법률행위에 관련해 당사자 쌍방을 대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매도인과 매수인의 대리인이 동일할 경우 어느 한 쪽의 이익 또는 권리가 보호받지 못할 수 있기에 통상 인수합병(M&A) 계약에서는 쌍방대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본인 허락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그러나 홍 회장 측은 이번 계약 체결 전까지 한앤코 측의 대리인이 김앤장 법률사무소란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 김앤장 변호사들이 홍 회장에게 불리한 계약을 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 남양유업 측의 주장이다. 

홍 회장 측은 본인을 대리한 김앤장 변호사가 과거 한앤코의 M&A를 진행한 경력이 있다는 점도 문제삼고 있다. 반면 한앤코 측은 "홍 회장 측은 한앤코 측의 법률 자문을 김앤장이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맞서고 있다.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등]

◆또 다른 변수는 백미당 분사·별도 합의서...이면 계약서 없나

이번 재판에서 다툴 쟁점은 두 가지가 더 있다. 남양유업의 외식 계열사인 백미당 분사와 별도 합의서 유무 여부다. 해당 사안은 홍 회장이 계약을 해제한 배경과도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어 재판 결과에도 지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홍 회장 측은 계약 체결 시점에 백미당 분사와 매각 제외에 대한 별도의 유효한 합의가 있었지만, 계약서에는 이 내용이 담기지 않아 주식 매매계약을 해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반박하는 증언이 나오면서 홍 회장에게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열린 '6차 변론기일' 공판 증인으로 참석한 함춘승 피에이치컴퍼니 대표이사는 당시 "계약 체결 바로 이전에 홍 회장에게 백미당에 대한 조건을 물었지만 홍 회장은 '백미당은 자신이 없다'며 필요 없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함 대표는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본인의 예일대 후배인 한 대표를 홍 회장에게 소개하면서 남양유업 매각 계약 과정에서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별도 합의서' 존재 유무도 이번 재판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홍 회장 측은  한앤코와 상의해 홍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처우를 보장하는 별도 합의서를 작성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재판에서 홍 회장 측은 △남양유업 고문직 보장 △본사 사무실 사용 및 차량·기사 제공 △재매각 때 우선 협상권 확보 등의 내용이 담긴 별도 합의서를 공개한 바 있다.

반면 한앤코 측은 당사자 간 날인이 없는 별도 합의서란 점을 부각해 본 계약 이외에 이면 계약이 없다는 점을 주장할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지난 7일 함춘승 대표의 증인 신문을 시작으로, 오는 21일 홍 회장과 한 대표까지 부른 재판부는 다음달 5일 나머지 증인 신문을 진행한 뒤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