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은 고금리 아닌가요?" 차 할부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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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2-06-2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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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자동차는 부동산 다음으로 비싼 자산이다. 한번 선택하면 바꾸기도 쉽지 않다. 때문에 자동차를 대충 알아보고 사는 경우는 드물다. 모델과 연식, 옵션, 구매처와 판매인에 대한 정보까지 미리 꼼꼼하게 알아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의외로 결제수단엔 크게 신경을 쏟지 않는 소비자들이 많다. 구매 과정에서 판매인이 권하는 할부 상품을 선택하는 식이다.

최근 국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카드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전체 자산 규모를 12.7%(1조1026억원) 키운 반면 캐피털사는 3.75%(8151억원) 쪼그라들었다. 여기에는 캐피털 업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국내에서 초기 캐피털은 주로 할부금융사나 리스사, 신기술금융사 등의 사명으로 사용됐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불법대부업체나 유사금융업체, 사채업자,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자신의 실체를 감추는 수단으로 ‘OO캐피털’이라는 이름을 마구잡이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초고금리 불법 대출과 추심, 각종 범죄가 크게 늘었고, ‘캐피털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형성됐다. 그렇다면 정상적인 캐피털사도 위험한 금융사일까. 캐피털사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점검해보자.
 
오해와 편견 #1 캐피털사 상품은 무조건 금리가 높다?
캐피털 금융상품이라고 하면 일단 무조건 걱정부터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유를 물어보면 “다른 금융사보다 금리가 많이 높다”고 답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도 이런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실제로 캐피털사 금리는 무조건 다른 금융사보다 높을까. 그 해답은 여신금융협회 ‘공시 정보 포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승용차 중 작년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국산차는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다. 그랜저를 36개월 할부로 구입할 경우 가장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금융사는 현대캐피탈로 최저 2.8%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레저용차량(RV) 중 1위는 기아 '카니발'이 차지했다. 이 차를 36개월 할부로 구입할 경우에도 현대캐피탈이 2.8%로 가장 낮은 금리를 제공한다. 이는 시중은행인 하나은행(연 3.53%), 신한은행(연 3.81%), 우리은행(연 3.8%), KB국민은행(연 4.22%)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올 6월부터는 현대자동차(캐스퍼 제외)와 기아 신차를 구매하면, 전 차종에 대해 최장 12개월 무이자 할부를 진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중도상환 시, 수수료도 따로 발생하지 않는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속 금융사로서, 구매 고객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며 “때문에 다른 금융사보다 낮은 금리와 다양한 상품 옵션을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차 중 작년 판매량 1위는 메르세데스-벤츠의 E250 모델이다. 다만 여신금융협회 공시포털에서는 수입 차종에 대한 금리 분류표를 제공하지 않는다. 따라서 각 금융사별 2022년 1분기 수입차 자동차 할부 적용 평균 금리를 살펴보는 게 가장 객관적이다.
 
이 기준으로 보면 삼성카드가 2.72%로 가장 낮았고, 하나카드,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 BMW파이낸셜 순으로 뒤를 이었다. 단 전속 금융사인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 BMW파이낸셜, 토요타파이낸셜 등은 0~0.01%의 금리가 적용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현대캐피탈의 경우, 수입차 자동차 할부 상품은 취급하지 않는다.
 
오해와 편견 #2 카드사보다 캐피털 금융상품을 이용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카드사와 캐피털사 간 대출상품 이용 시 신용등급 하락의 차이는 없다.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개인의 대출, 신용카드 등의 거래 및 연체 이력이다.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도 타 금융기관 대비 신용등급 하락 폭은 크지만, 연체 없이 상환했다면 신용등급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 오히려 1~2곳 내외의 많지 않은 금융기관에서 적정 수준을 대출하고, 연체 없이 갚는 게 거래 이력이 없는 경우보다 신용점수 관리에 효율적이다.
 
단, 일부 캐피털사의 최고금리는 카드사보다 높게 나타날 수 있다. 이게 반드시 동일한 고객이 캐피털사를 통해 대출을 신청하면 카드사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다는 뜻은 아니다. 캐피털사들은 상품 이용조건을 충족하는 고객들에게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같은 금리를 적용한다. 이 경우, 캐피털사를 이용할 때 금리적으로 더 유리할 수 있다.
 
오해와 편견 #3 캐피사는 대부업체다?
금융기관은 제1·2·3 금융권으로 나눠진다. 제1금융권은 시중은행, 지방은행, 외국계은행, 인터넷전문은행, 특수은행 등을 일컫는다. 제2금융권에는 은행을 제외한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캐피털사, 저축은행, 협동조합 등이 포함된다. 제3금융권은 합법적으로 대출을 하는 ‘대부업체’를 말한다. 문제는 제3금융권의 대부업체나 불법 사금융업체 등이 '캐피털'이라는 단어를 자신들의 업체명에 고유명사처럼 사용하고 있는 데에서 발생한다.
 
차 할부금융 상품은 현재 기준, 여신금융협회 정회원사 자격을 지닌 45개 캐피털사에서만 취급하고 있다. 차 할부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대부업체는 없다. 하지만 제3금융권을 총괄하는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등록된 업체 중 100곳이 넘는 대부업체(117개)가 사명에 '캐피털'을 포함하고 있다. 이 협회에 등록되지 않은 곳까지 합치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캐피털사 입장에선, 억울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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