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역성장'에 부품업계로 퍼지는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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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2-06-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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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둘러싼 역성장 우려가 높아지면서 부품 공급망에도 긴장감이 전해지고 있다. 완제품인 스마트폰 생산이 줄어들면 디스플레이나 카메라 모듈 등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제품 수요도 동반 감소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하반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새로운 모델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역성장 우려를 해소하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완제품 생산 목표 ‘하향 조정’...부품업계 향배는 ‘재고’가 가른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을 13억1000만대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5% 감소한 수치다. IDC는 2026년까지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연평균 1.9%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함께 내놨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1분기 유럽 시장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4900만대로 집계했다. 같은 기간 중동·아프리카 스마트폰 시장도 3.7% 역성장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폰 완제품을 생산하는 양대축인 삼성전자, 애플이 생산 목표를 하향 조정하면서 부품업계에 충격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치를 3억3400만대에서 2억7000만~2억8000만대 수준으로 낮췄다. 반도체 수급난을 비롯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예측 불가능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베트남 스마트폰 생산 근로자 조업 일수도 주 5일에서 주 3~4일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공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량의 6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삼성전자 외에도 애플, 샤오미, 오포, 비보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올해 목표를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문제는 이와 같은 스마트폰 시장 역성장이 생태계 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생산에는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배터리 등이 탑재된다. 완제품 기업이 생산을 줄이면 부품 수요가 줄어들고 관련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반도체 공급난에 자동차 산업이 침체하면서 완성차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자 부품 협력업체들이 직격타를 맞고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삼성 계열사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 계열사들이 공급망의 주요 축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8.6%에 달했다. 샤오미가 차지하는 비중도 10.4% 수준이었다. LG이노텍도 지난해 애플과의 거래를 통한 매출이 전체 매출 중 75%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이 삼성전자와 애플에 공급하는 제품 중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부품 비중이 상당한 만큼 스마트폰 감산이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변수는 완제품 기업들이 재고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완제품 기업들이 재고를 빡빡하게 관리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제품을 감산하면서도 부품 발주는 줄이지 않고 재고를 늘리는 전략적인 판단을 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부품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단기적으로 대외환경 여건으로 인해 수요·판매가 저조한 부분이 있지만 하반기 반등할 기회도 있다”며 중장기 시황과 완제품 업체의 재고 전략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부품업체 측면에서는 자동차 전장, 인공지능(AI), 서버 등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중장기적 수요와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사진=LG이노텍]

삼성·애플, 하반기 주력 스마트폰 출시...분위기 반전 도모
스마트폰 생태계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애플은 하반기 주력 제품을 선보이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오는 8월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시리즈 신제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역성장 속에서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은 1670만대 수준으로 전년(1050만대) 대비 59%가량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애플이 아직 폴더블 스마트폰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갤럭시 Z 신제품을 통해 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갤럭시 S, 하반기에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출시하는 전략으로 주력 제품군 전략을 수립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 노트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 S22 시리즈에서 기존의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계승한 갤럭시 S22 울트라 제품을 선보이는 등 전략에 변화를 줬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Z 신제품에 거는 기대치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애플 역시 오는 9월 아이폰14 시리즈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아이폰14 프로맥스 제품에 펀치홀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소비자들의 경향을 반영해 기존의 노치 대신 펀치홀을 채택, 액정 전체에 화면이 표시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애플의 경우 지난해 400달러(약 52만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60% 점유율을 차지한 만큼 아이폰14를 앞세워 삼성전자의 주력 갤럭시 제품군보다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Z폴드3’[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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