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K리그를 UFC로 만든 수원 삼성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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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2-06-2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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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진 뒤 청소년 서울 팬 폭행, 비난 폭주

  • 가해자 측 "들어 올리다 놓친 것" 반쪽 해명

  • 피해자 부모 "구단과 연락해 고소 진행 중"

슈퍼매치에서 벌어진 팬 폭행 사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프로축구 K리그 경기장 밖이 종합격투기 대회 UFC 무대가 됐다. 수원 삼성 팬이 라이벌인 FC 서울 팬을 폭행하면서다. 폭행 피해자는 고등학생에 불과했다. 논란이 커지자 가해자는 부랴부랴 반성문을 내놓았다. 하지만 들어 올리다 놓쳐 발생한 일이란 '반쪽짜리' 해명에 비판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파란색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은 남성이 빨간색 FC 서울 유니폼을 입은 남성을 땅바닥에 내던지는 영상이 퍼지고 있다. 이 영상은 지난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촬영됐다. 이날 서울은 원정 경기에서 수원을 1-0으로 꺾었다.

영상을 보면 수원 팬들이 서울 유니폼을 입은 남성을 둘러싼다. 이 중 수원 삼성 남성 팬 한 명이 FC 서울 팬을 번쩍 들어 올린 뒤 아스팔트 바닥에 내팽개쳤다. 이를 본 수원 팬들은 말리기는커녕 응원가를 부르며 두 팔 벌려 환호했다. 쓰러졌던 서울 팬이 일어나 유니폼을 벗으며 항의했지만, 수원 팬들은 오히려 피해자를 막아 섰다. 피해를 당한 남성 팬이 자리를 뜨면서 상황은 일단락됐으나 폭행 영상이 공유되면서 논란이 됐다.
 

[사진=FC서울 서포터스 '수호신' 인스타그램]

온라인 커뮤니티엔 당시 상황을 목격했단 누리꾼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수원 삼성 강성 소모임이 술판을 벌이던 중 통화하며 걸어오던 서울 팬을 포위한 뒤 들어 올려 땅바닥에 내리꽂았다"고 전했다. 또 "당시 수원 팬들이 경기장 밖 서울 팬들에게 휘파람을 부는 등 조롱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폭행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고등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포터스 수호신은 공식 SNS에 "서울 팬 폭행에 관한 내용을 구단에 전달했고 수원 구단에 정식 확인 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적었다.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항의 메일을 발송했다"고도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폭행 가해자는 부랴부랴 사과문을 내놓았다. 가해자는 "경기장 밖에서 응원가를 부르던 도중 같이 점핑하자고 들어 올리다가 (피해자를) 놓쳐 넘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일 피해자를 비롯해 피해자 아버지에게도 영상통화로 사과했다"고 말했다.
 

폭행을 가한 수원 팬의 사과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하지만 피해자 부모 측은 폭행 영상을 접한 뒤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대현 수호신 부회장은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의 사진과 이름, SNS 등을 수원경찰서에 전달한 상태"라며 "가해자에게 전화 통화로 사과 받은 피해자 아버지는 '큰일 아니겠지'라고 생각했으나 온라인에 퍼진 영상을 본 뒤 화가 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부모 측이 구단 측과 연락해 고소를 진행 중이다"라고 했다.

조 부회장은 "수원 삼성은 '해프닝'이라고 하지만, 누군가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본 일이 해프닝으로 언급될 일이냐"고 비판했다.

한편 FC 서울 미드필더 오스마르는 KORFootballNews 트위터에 "수치스럽다. 축구를 존중하고 즐기는 방법을 모르는 것인가. 집에나 있어라. 당신은 한국 축구에 도움이 안 된다"고 쓴소리했다.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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