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영입 몰두하는 LIV 골프, 반격 나선 PGA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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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2-06-2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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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백상아리' 그레그 노먼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 LIV 골프 인베스트먼츠가 지난 6월 종료된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이하 LIV 골프) 런던 개막전 이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글라스를 끼고 한 곳을 응시하는 그레그 노먼 LIV 골프 인베스트먼츠 CEO. [사진=EPA·연합뉴스]


◆ 첫 번째 돈 잔치에 전향서 넣은 PGA 투어 선수들

LIV 골프 런던 개막전에서는 리처드 블랜드, 테일러 구치, 세르히오 가르시아, 브랜던 그레이스, 더스틴 존슨, 마틴 카이머, 체이스 켑카, 그레이엄 맥도월, 케빈 나, 필 미컬슨, 루이 우스트이즌, 이언 폴터, 리 웨스트우드 등이 PGA 투어와 등을 지고 출전했다.

PGA 투어가 징계를 논했으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개막전 결과 남아공의 찰 슈워젤이 개인전 우승 상금 400만 달러와 팀 우승 상금 300만 달러 중 75만 달러를 획득해 총 475만 달러를 호주머니에 넣었다. 한화로는 61억8450만원이다.

슈워젤이 큰돈을 거머쥐는 모습을 본 브라이슨 디섐보, 팻 페레즈, 패트릭 리드, 아브라함 앤서가 LIV 골프로 전향했다. 이어 동생(체이스 켑카)을 따라 브룩스 켑카가 신청서를 넣었다.

브룩스 켑카의 별명은 '메이저 사냥꾼'이다. PGA 투어에서 거둔 8승 중 4승이 메이저 대회 우승이기 때문이다. 2017년과 2018년 US오픈, 2018년과 2019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마지막 우승은 2020~2021시즌 웨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으로 1년 4개월 전이다.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는 19위(6월 22일 기준)에 위치해 있다.

지난주 US오픈에서 한 "이곳에서 LIV 골프 이야기를 하는 것은 먹구름을 드리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는 말을 10일 만에 뒤집는 결과다.

브룩스 켑카는 오는 6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개막하는 LIV 골프 포틀랜드에 모습을 비출 것으로 예상된다.

브룩스 켑카가 출전할 경우 OWGR 50위 이내 선수 중에서는 8명이 LIV 골프에 뛰게 된다. 20위 이내에서는 3명(16위 더스틴 존슨, 19위 브룩스 켑카, 20위 아브라함 앤서)이다.

브룩스 켑카는 이번 주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에서 개최되는 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명단에서 제외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6월 21일 "브룩스 켑카가 LIV 골프 전향 발표 이후 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출전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LIV 골프 개인전과 팀전 우승으로 돈방석에 앉은 찰 슈워젤. [사진=EPA·연합뉴스]


◆ PGA 투어 잔류 선언한 콜린 모리카와와 잰더 쇼플리

OWGR 19위 브룩스 켑카와 20위 아브라함 앤서가 전향한 날.

4위 콜린 모리카와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미디어는 드라마틱한 것을 좋아한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모두 틀렸다. 지난 2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부터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없다.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PGA 투어에 남을 것'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떠다니는 루머에 대한 대응이다. LIV 골프의 베일이 벗겨지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모리카와의 이름이 꾸준히 언급됐다.

25세인 모리카와는 타이거 우즈를 이을 선수 중 한 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PGA 투어에서 통산 5승을 기록했다. 이 중 2승이 메이저 대회(2020년 PGA 챔피언십, 2021년 디 오픈 챔피언십)다. 최근 기록으로 보면 브룩스 켑카와 아브라함 앤서를 뛰어넘는다.

모리카와와 함께 루머에 시달리고 있는 잰더 쇼플리도 단호한 입장을 내놨다. 

쇼플리는 "나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하고 싶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은 PGA 투어에 참가하고 있다. 떠난 선수들로 인해 내가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LIV 골프에 전향서를 넣은 브룩스 켑카.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 반격에 나선 PGA 투어, 2023년부터 페덱스컵 변경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을 앞두고 PGA 투어의 회의가 열렸다. 회의는 90분 동안 진행됐다.

회의의 주요 안건은 2023년 가을에 시작하는 PGA 투어 일정과 페덱스컵 변경 사항이다.

종전에는 정규 시즌 결과 125명이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을 뛰었다. 1차전 결과 70명이 BMW 챔피언십을, BMW 챔피언십 결과 30명이 투어 챔피언십에서 '별들의 전쟁'을 펼쳤다.

투어 챔피언십 결과 페덱스컵 순위에 따라 돈이 지급됐다. 1위부터 150위까지 7500만 달러(현금 4325만5000 달러, 유예 3174만5000 달러)를 나눠 가졌다.

이날 PGA 투어는 2023년 가을부터 변경되는 사항을 발표했다.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은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70명이, 2차전 BMW 챔피언십은 상위 50명이,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은 상위 30명이 출전할 수 있다.

1차전을 통과한 상위 70명은 PGA 투어의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이 중 상위 50위는 3개의 국제 이벤트에 출전할 수 있다. 커트라인이 없고, 제한된 인원으로 운영된다. 현재 선수 자문위원회에서 검토 중이며, 추후 발표된다.

상위 50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나머지 20명은 대체 대회에서 페덱스컵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또한, PGA 투어는 2023년 8개 대회(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WGC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 플레이, 메모리얼 토너먼트,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의 총상금을 2000만 달러 이상으로 증액했다.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는 "PGA 투어가 공격받고 있다. 우리 모두 단결할 때다. 오랫동안 기업 파트너와 강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자신했다.
 

PGA 투어 잔류를 선언한 콜린 모리카와의 아이언 스윙. [사진=EPA·연합뉴스]


◆ LIV 골프 성공 열쇠는 여전히 'OWGR'과 '메이저' 손에

노먼은 최근 OWGR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모나한 커미셔너 역시 해당 사실을 인정했다.

LIV 골프가 OWGR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8인(피터 도슨 OWGR 회장,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 키스 페리 DP 월드 투어 CEO, 마이크 완 USGA CEO, 마틴 슬럼버스 R&A CEO, 세스 와 PGA of America CEO, 윌 존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이사)의 승인이 필요하다.

문제는 시간과 조건이다. 승인까지는 12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조건도 75명 출전 이상인데 현재는 48명으로 한정돼 있다.

만약 OWGR이 LIV 골프를 받아주지 않는다면 LIV 골프에서 뛰는 선수들이 OWGR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창구는 메이저 대회가 된다.

포인트를 얻지 못한다면 LIV 골프를 뛰는 선수들이 PGA 투어와 법정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측된다.

OWGR에서 받아주지 않는다면 메이저 대회 출전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LIV 골프는 최근 DP 월드(전 유러피언) 투어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LIV 골프와 DP 월드 투어의 병행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미지수다.

이번 주 독일에서 개최되는 BMW 인터내셔널 오픈은 LIV 골프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했지만, 7월 7일부터 시작하는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은 출전을 허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한 주 뒤인 7월 14일 개막하는 제150회 디 오픈 챔피언십은 출전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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