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김건희] 나토서 외교 데뷔전 치르는 김건희…다자무대 보폭 넓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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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 기자
입력 2022-06-2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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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한 내조' 종료?…나토 계기로 활동 범위 넓히나

  • 여당 중진 배우자 모임부터 공개연설까지 종횡무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5월 21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앞서 김건희 여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윤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일정에 동행하면서 외교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가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의 배우자 세션에 참석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2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토 정상회의에서) 마련된 배우자 프로그램에 가급적 참여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는 공식적인 배우자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희망하는 정상들의 배우자는 참여할 수 있다"며 "그 참여 의사를 오늘까지도 타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김 여사가 나토 정상회의 계기에 열리는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김 여사의 공식 외교 데뷔 무대가 된다.

◆ 바이든 美 대통령 접견…'공식' 일정 아니었지만

공식 일정은 아니지만 '준 외교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 및 기자회견 이후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영접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 만찬에 앞서 윤 대통령 부부와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married up'이라는 표현으로 김 여사를 칭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는 이런 말이 있는데, 윤 대통령과 저는 'married up' 한 남자들이다"라며 인사하며 웃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해 "보통 남자들이 자신을 낮추면서 부인을 높이는 표현이다. 남자보다 훨씬 훌륭한 여성을 만나 결혼했다는, 유머러스한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이날 만찬 전 인사에서 김 여사가 "조만간 다시 뵙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인사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오시면 뵙기를 바란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김 여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박물관 내 여러 작품에 대해 직접 안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미 정상회담 등 일정이 예정보다 20분가량 늦게 끝난 여파로 불발됐다.

김 여사와 두 정상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경천사지 10층 석탑, 황남대층 북분 출토 금관, 청녕4년 명동종 등 박물관 소장품 세 점을 함께 둘러봤다. 신라시대 반가사유상 두 점이 있는 '사유의 방'은 관람하지 못했다.

김 여사 측 관계자는 "김 여사가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해 설명할 기회를 가지려 했지만 시간이 부족해 약식으로 관람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왼쪽)가 지난 5월 1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외빈 초청만찬에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용한 내조' 종료?…나토 계기로 활동 범위 넓히나

'조용한 내조'를 표방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 김 여사의 행보는 '광폭 행보'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에 나토 참석을 계기로 활동 범위를 더욱 넓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여사는 대선 기간 내내 거론된 '배우자 리스크'의 장본인으로서 비공개 활동 위주의 조용한 내조를 이어갔다.

'배우자 리스크'가 불거진 계기는 허위 경력 기재다. 논란이 거듭되자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역대 대통령 후보 배우자 사상 첫 '사과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 여사는 한 달여 만인 올해 1월 23일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포털에 자신의 이력 등 프로필을 등록했다. 이에 설 연휴를 기점으로 활동을 시작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한때 나오기도 했으나 실제 공개 행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취임 이후 김 여사는 공식과 비공식 일정을 가리지 않으며 영부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 23일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 자택을 예방해 환담을 나눴다.

김 여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를 시작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연이어 만나면서 역대 영부인 '릴레이 예방'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전날 "김 여사는 오늘 오전 손 여사의 자택을 찾아 예방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손 여사와 1시간가량 환담을 나눈 뒤 15분 정도 사저 본관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통령실은 환담 내용과 사진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면담에는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 손자인 김인규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실 행정관도 배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왼쪽)가 지난 5월 16일 오후 고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씨를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당 중진 배우자 모임부터 공개 연설까지 종횡무진

역대 영부인 '릴레이 예방'과 함께 지난 14일에는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의 부인 11명과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오찬 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나 오찬 회동이 성사된 계기에 대해 "4선, 5선 중진 의원 부인들이 선거 때 고생 많이 했으니 감사도 표시하고 격려도 표시하면서 한번 보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준석) 당 대표가 부인이 없으니 (김 여사 측은) 당연히 원내대표 부인한테 요청했다"며 "그래서 우리 마누라(부인)가 연락해서 같이 만난 것이다. 만나서 유익한 시간을 가졌고, (김 여사가) 굉장히 예의를 갖춰서 얘기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권 원내대표는 "중진 의원 부인들이 나이가 많지 않나. (김 여사가) '사모님' 했다가 '언니들' 했다가, 우리 집사람한테도 '사모님' 하다가 '언니'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 건 소탈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 공개 연설도 가졌다. 김 여사는 지난 18일 고 심정민 소령을 추모하는 음악회에서 공개 연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지난 1월 11일 F-5E 전투기 추락사고로 순직했다. 심 소령은 추락 전 약 19초의 시간이 있었지만, 기체 전방에 민가가 있는 것을 발견해 비상탈출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추모사에서 "젊은 이 군인의 희생 덕분에 우리가 하루하루 고통스럽지만, 살아갈 수 있는 날을 선물받았다고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희생이고 대단한 사랑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젊은 인생을 우리를 대신해서 먼저 일찍 갔지만 우리의 마음속에 정신 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매년 이렇게 심 소령의 죽음을 기억하고 애도하고 이런 날들이 매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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