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원금 한숨 돌린 항공업계…다음 퍼즐은 '도깨비' 中 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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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6-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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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B737-800 항공기 [사진=진에어]

정부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고용유지지원금을 90일 연장하면서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내심 올해까지 연장되길 기대했지만, 지원 중단이 아닌 3개월 연장만 해도 감지덕지라는 반응이다. 이들은 향후 핵심 노선인 일본과 중국의 운항 재개가 관건이라는 시각이며, 특히 중국의 ‘제로코로나’ 해제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고용지원금 3개월이라도 연장해줘 다행”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고용노동부는 항공방역 규제 여파로 항공사들의 경영 회복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항공여객운송업 등 7개 특별고용지원업종에 대한 유급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의 90일 연장을 심의·의결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난으로 고용 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사업주가 해고·감원 대신 휴업·휴직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는 경우, 정부가 휴업수당(평균 임금의 70%)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특별고용지원업종은 최대 90%까지 지원한다.

항공업계는 이번 연장으로 인건비 절감효과가 약 11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선이 점차 재개되고 여행수요가 회복되는 시점이지만 아직까지 코로나19 전과 비교하면 운영 노선이 50% 이하”라며 “고용유지지원금을 올해 말까지 지원해주길 바랐지만 3개월이라도 연장해줘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향후 주요 노선이 얼마나 빨리 회복할 것인지가 경영정상화의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LCC들은 일본과 중국 노선의 회복이 얼마나 빨리 이뤄지느냐가 경영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이 붐비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풀리는 일본 노선, 7월 전면 해제 예상

일본 노선은 전날 김포~하네다 노선이 재개돼 이달 29일부터 운항에 나서는 등 조금씩 빗장이 풀리고 있다. 일본항공과 전일본공수(ANA)도 각각 주 2회씩 해당 노선을 운항하며, 차후 수요 증가 추세에 따라 양국 항공사들의 운항횟수가 점차 늘어날 예정이다. 김포~하네다 노선은 2003년 운항 개시 이후 대표적인 한·일 비즈니스 노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본은 아직까지 입국자 수를 하루 2만명 이내로 한정하고 개인 자유 여행객은 제외한 단체 여행객만 받고 있지만, 관련 업계는 조만간 이러한 제한도 해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달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를 관광 재개 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에 LCC들의 일본 노선 증편도 활기를 띠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인천~나리타(도쿄) 노선과 인천~오사카 노선을 다음 달 8일부터 기존 주 2회에서 주 7회로 증편한다. 오사카 노선의 경우 추후 일본 입국 시 비자 면제가 가능해지면 다음 달 말부터 A330 항공기를 투입해 하루 최대 3편을 왕복운항한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후쿠오카 노선, 삿포로 노선, 오키나와 노선도 증편과 재취항에 나설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25일 인천~나리타 노선에 이어 27일에는 인천~오사카 노선을, 31일에는 부산~후쿠오카 노선도 신규 취항했다. 내달 22일에는 인천~후쿠오카 노선의 신규 취항도 예정됐다. 진에어는 내달 22일부터 인천~나리타 노선을 주7회로 늘릴 예정이다.
 

[자료=한국신용평가]

◆중국 노선 ‘감감무소식’, 올해 개방 쉽지 않을 전망

다만 일본 노선과 반대로 중국 노선은 하늘길이 언제 열릴지 기약이 없다. 이달 초 기준으로 한국에서 출발하는 중국행 비행기는 매주 20편도 못 되는 수준이며, 주요 취항지인 베이징과 상하이는 중국 정부의 엄격한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봉쇄와 해제를 반복하는 처지다. 운항이 가능한 일부 노선은 중국 정부가 봉쇄를 결정하면 운항이 전면 중단돼 비행기를 띄우는 자체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중국행 비행기는 만석이 될 정도로 수요가 매우 높은 실정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국내외 항공사의 해외 운항 횟수는 주 4714회로 중국행은 1164회(24.6%)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당시 600개에 이르는 취항지가 현재는 거의 봉쇄되면서 운항횟수는 1% 수준에 불과하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7월 여름성수기에 중국 여객수는 159만4327명에 운항은 1만632편을 기록했다. 지난달 중국 여객수는 2만1125명, 운항은 1466편으로 당시와 비교할 때 각각 98.67%, 93.16% 감소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중국 노선의 연내 재개는 힘들어 보이지만, 내년에는 점진적인 해제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견해다. 이에 따라 LCC의 경영 정상화도 차츰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발행한 보고서를 통해 “중단기적으로 향후 영업실적 회복세는 LCC가 FSC(국적항공사)보다 클 것”이라며 “LCC는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주요 수익 노선 대부분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집중되면서 올해 회복 속도는 장거리 노선을 보유한 FSC 대비 다소 더디겠지만, 실적 감소 폭이 컸던 만큼 기저효과를 반영해 2023년 하반기부터 여객수요 정상화와 함께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CC 업계 한 관계자는 “FSC는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매출 기여도가 높아 중국 노선 중단이 당장 큰 위협이 되지는 않겠지만, LCC들은 사정이 좀 다르다”면서 “일본 노선의 수요가 많더라도 단거리 노선이라는 한계에 봉착해 매출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미국에 우선하는 외교 정책을 펴면서 중국이 우호적 손짓을 보낼 수 있다”면서 “정부가 실리적 외교로 중국 노선 회복에 힘을 실어준다면 LCC 업계도 중단거리 노선 강화를 위한 대형항공기 도입 등 다양한 해법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료=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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