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연 3%대로 올라선 가운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 예·적금 상품에 20일 만에 8조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금융당국의 예대금리차 축소 요구에 은행들이 줄줄이 고금리 특판 예금을 내놓고 있는 만큼, 안전 자산인 예적금으로의 역머니무브 현상이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5대 은행에 따르면, 정기 예적금 잔액(21일 기준)은 724조9814억원으로 집계됐다. 5월 말 (716조5365억원)보다 8조4449억원이 늘어났다. 정기예금 잔액은 687조6853억원이었고, 정기적금 잔액은 37조2961억원이었다. 

은행으로 돈이 몰리는 원인으로는 주식과 코인을 포함한 투자시장의 불안정성과 예적금 금리 인상이 꼽힌다. 인플레이션에다 경기 침체 우려가 겹쳐 원금을 지킬 수 있는 안전한 은행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신호와 한국은행의 4·5월 연이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은 안전 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은행들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수신금리를 높이며 자금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은행의 대표적인 예·적금 상품 금리는 모두 상승했다. 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이자 장사’를 거론한 뒤 인터넷 전문 은행, 저축은행 등에 이어 시중은행들도 예대 금리 차를 줄이기 위해 고금리 특판 예금이 줄줄이 출시되고 있다. 

[표=아주경제 그래픽팀]

하나은행은 지난 22일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상해 만기 1년 이상 가입 고객에게 연 3% 이자를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일반적인 예·적금과 달리 시장 금리를 반영하도록 설계돼, 최근의 상승분을 반영한 것이다. 우리은행도 같은 날 가입 기간 12개월이면 최고 연 3%, 18개월은 최고 연 3.2%의 금리를 적용하는 ‘특판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2조원 한도를 뒀는데 출시 3일째인 24일 오후 3시 기준 약 1조3000억원 정도가 나갔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이미 이달 1일 예금 금리를 올리면서 시중은행보다 먼저 연 3%대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1일부터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를 연 2.25%에서 연 2.5%로 올렸다. 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7%에서 단번에 0.3%포인트 인상해 연 3.0%에 도달했다. 토스뱅크는 연 3.0%를 주는 ‘키워봐요 적금’을 출시한 지 3일 만에 10만좌를 넘겼다. 만기가 6개월로 짧은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20일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3%를 넘어섰다.

은행의 수신금리 상승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7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연말에 기준금리는 최고 2.7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대출금리만 아니라 예·적금 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대 금리 차를 줄이라는 정부 기조에 따라 ‘특판 예금’ 출시 등 예금 금리 인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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