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서울 연내 공급계획의 11% 수준만 분양돼…지역별 공급 양극화 심화

지난 6월 21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하반기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잇따른 금리인상과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원자잿값 폭등 등 각종 악재 속에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은 최근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개선안 발표 이후 그동안 미뤄왔던 주요 사업장들의 분양 준비에 나서고 있다.
 
만족할 만한 수준의 분양가 반영은 아니지만, 실적 문제로 더 이상 늦출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정비사업 단지들과 서울을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규제 완화를 기다리며 일반 분양을 미루던 사업장의 대기 물량이 시장에 풀릴 것”이라면서도 “1.5~4% 분양가 상승으로는 큰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지역에선 공급가뭄이 극심한 상황임에도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공급 물량은 늘어나겠지만 지역별, 단지별로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뤘던 분양 순차 진행…이달 국토부 부동산 규제지역 해제 분수령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는 3173가구(지난 20일 기준)만 분양돼 연내 공급계획(2만8566가구)의 1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초 서울의 상반기 분양계획 물량은 24개 단지, 9734가구였지만 6월 현재 상반기 분양계획 물량(기분양 물량 포함)은 17개 2350가구로 연초 계획 물량보다 75.9% 줄었다.
 
이런 가운데 6월 넷째 주에 서울 1곳(35가구)을 포함한 총 5610가구(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공공분양·임대 포함, 행복주택 제외)의 청약 접수를 받는다.
 
현대엔지니어링과 롯데건설도 각각 경기 의정부시와 고양시에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부동산R114의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올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에서 공급예정인 아파트는 서울과 경기 광명에서 총 43개 단지, 4만2690가구다.
 
오는 8월에는 서울 동대문구 휘경3구역 재개발과 은평구 센트레빌파크프레스티지, 강동구 둔촌더샵(가칭) 등이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9월에는 송파구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과 동대문구 청랑리 7구역, 4분기에는 마포구 공덕 1구역 재건축과 강동구 천호동 e편한세상,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재건축 등에서 분양을 시작할 계획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분양가상한제와 고분양가 심사제도 개선으로 건설사들의 부담이 줄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동안 미뤄졌던 분양 물량도 순차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하반기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중 35%에 해당하는 18개 단지(1만5041가구)는 아직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수는 이달 안에 발표될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해제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주택시장 상황과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이달 말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를 열어 일부 지역의 해제를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 투기과열지구는 49곳, 조정대상지역은 112곳이 지정돼 있다.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주택 거래가 급감하고, 집값이 하락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규제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정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기대보다 분양가 인상 폭이 크진 않지만, 정부가 8월 중 발표한다는 종합대책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면서 “상반기 분양을 너무 미뤘던 만큼 휴가 기간 전에 최대한 물량을 밀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공공택지·재개발 물량 기대…반값아파트는 하반기로 연기
 
이 같은 냉각기의 분양시장에 대한 대안으로는 지방 공공택지 분양 아파트가 꼽힌다. 상대적으로 분양가격이 저렴하고 주거환경이 쾌적해서다.
 
국토부에 따르면,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9월 1만3842가구에서 올해 3월 2만7974가구로 6개월 만에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른바 ‘청약 불패’로 불렸던 수도권에서 분양한 새 아파트도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자들이 공공택지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공공택지는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한다.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각종 기반시설은 물론 교육·상업·주거시설 등이 적정한 비율로 들어선다. 입주하면 양질의 주거생활을 누릴 수 있어 수요자의 선호도가 높다. 공공택지에서 분양된 아파트들은 시세가 분양가 대비 2배 이상 오르는 경우가 많다.
 
올해 공공택지에서 분양한 아파트들은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인천 검단신도시와 경기 위례신도시 등에서 분양된 아파트 6곳 가운데 1곳을 제외하고 모두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20개 단지 중 13개가 공공택지에서 분양한 아파트였다. 이 13개 단지는 총 2893가구를 모집했는데 62만74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되며 평균 214.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에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선보이는 아파트는 15개 단지로 집계됐다. 임대주택을 제외하고 총 1만140가구다.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올 하반기 전국에서 재개발을 통해 6만7400여 가구가 공급돼 분양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국에서 총 6만7464가구의 재개발 아파트가 선보인다. 지역별로 경기가 15곳(2만7947가구)으로 가장 많다. 뒤이어 부산 7곳(8111가구), 인천 7곳(7359가구), 대구 5곳(6053가구), 서울 8곳(5840가구), 경남 1곳(2638가구), 충북 1곳(2330가구) 등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재개발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주거 편의성이 우수한데 더해 개발에 따른 프리미엄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 상반기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반값아파트(토지임대부주택)’ 공급 일정이 하반기로 늦춰진다. 정부가 8월에 내놓기로 한 250만호 공급계획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토지임대부주택을 포함해 신혼부부와 청년층을 위한 역세권 첫 집 2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반값아파트는 땅은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주택이다. 건물만 분양하기 때문에 예상 분양가는 강남은 5억원, 서울 평균은 3억원대다.
 
반값아파트 ‘1호 사업지’는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지구 신혼희망타운 부지다. 분양가는 전용 59㎡가 4억원 안팎이 예상되지만 최근 자잿값 인상 등에 따라 일부 변동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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