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지나친 페이 투 윈 수익모델, 게이머는 등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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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2-06-2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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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가 지난 6월 23일 출시한 미르M 메인 이미지. [사진=미르M 누리집 갈무리]

신작 게임을 출시하면 게임사의 주가는 오르기 마련이다. 신작에 대한 기대와 함께 게임이 향후 거둬들일 수익이 시장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작 출시 이후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사례도 있다. 최근 모바일 MMORPG(다중 사용자 역할 수행 게임) 미르M을 출시한 위메이드는 출시 당일 주가가 -20.8% 하락했다. 지난해에도 블레이드 & 소울2를 출시한 엔씨소프트는 당시 83만원이던 주가가 이틀 뒤 65만90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주가 하락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일부 게이머는 '리니지라이크', 즉 페이 투 윈(Pay to win) 게임의 답습이라는 점을 문제로 꼽는다. 상식 밖의 수익모델에 대해 그간 쌓여온 게이머의 반발이 컸다는 분석이다.

리니지는 엔씨소프트가 지난 1998년 출시한 온라인 MMORPG로, 출시 이후 20년 이상 명맥을 이어온 대표 지식재산(IP)이다. 동명의 원작 만화에서 시작한 게임이 PC게임뿐만 아니라 모바일로도 진출하며 시리즈를 이어왔고, 현재까지도 엔씨소프트의 대표적인 작폼으로 꼽힌다. 하지만 리니지라이크라는 표현이 찬사로 쓰이지는 것은 아니다. 지나친 과금 유도와 함께,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하면 게임 내에서 높은 순위에 오를 수 있는 페이 투 윈 구조가 이러한 종류의 게임이 갖춘 대표적인 특징이다. 리니지 사용자를 칭하는 표현 '린저씨'는 재력(財力)의 상징으로 쓰이기도 하며,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수억원을 투자해야 게임 내에서 핵심 유저로 통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최근 출시된 디아블로 이모탈 역시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게임 역시 더 많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유료 재화를 소비해야 하며, 특히 확률형 뽑기 아이템(일명 가챠 시스템)을 도입했다. 해외 매체와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페이 투 윈은 없다고 호언장담했던 것과 달리 과금 유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왔고, 중국 게임보다 심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과금 자체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과금 요소는 게이머가 게임 진행 중 성장이나 컨트롤 실력으로 인한 장벽에 가로막혔을 때 이를 수월하게 풀어줄 수 있는 수단이 된다.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도 주요 수익원이며, 신규 작품을 개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지나친 과금 유도는 게임 대중성을 낮추고 진입 장벽을 높이는 요소다. 전략과 전술로 게임을 풀어나가기보다는 과금을 통해 해결하면서 게임의 재미요소까지 줄인다. 결국 라이트 유저는 떠나고 헤비 유저만 남게 된다. 신규 콘텐츠가 업데이트되더라도 '어떻게 공략할까'가 아닌, '얼마나 과금을 하면 될까'라는 고민만 남게 된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온라인 게임이 주를 이루는 국내 개발사와 달리, 해외 대형 개발사는 패키지 게임을 주력으로 삼는다. 패키지를 처음 구매할 때만 비용을 지불하고, 추가적인 과금 요소는 확장판에 해당하는 다운로드 콘텐츠(DLC)가 대부분이다. 올해의 게임(GOTY)에 선정되는 게임은 수익을 많이 내는 모바일 게임이 아닌, 스토리와 게임성을 중시한 패키지 게임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베데스다의 엘더스크롤 시리즈나, CD 프로젝트의 위쳐 시리즈, 프롬 소프트웨어의 소울 라이크(다크소울류) 게임은 DLC 가격이 게임 본편과 비슷하더라도 많은 사용자가 이를 구매한다. DLC를 구매할 때마다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숨겨진 스토리가 등장하는 만큼 구매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수익은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지나친 수익화는 게임에 대한 사용자의 신뢰를 잃을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다시 게임 강국으로 자리잡기 위해 수익 모델 외에도 게임의 본질에 대해 다시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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