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미래다" 젊은 피 수혈 중인 LIV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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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2-06-2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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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 매슈 울프·유제니오 차카라 영입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석유 자본을 배경으로 한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이하 LIV 골프)이 젊은 선수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IV 골프 런던 개막전 그랜드스탠드 앞에서 퍼팅 중인 한 선수(중앙). [사진=LIV 골프]

◆ 이목 집중된 런던 개막전

LIV 골프의 개막전은 영국 런던 근교의 센추리온 클럽에서 6월 10일(한국시간)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진행됐다.

LIV 골프를 주최·주관하는 LIV 골프 인베스트먼츠의 최고경영자(CEO)이자 '백상아리'라는 별명을 가진 전직 프로골퍼 그레그 노먼은 메이저 2승(디 오픈 챔피언십)을 거둔 영국을 '기회의 땅'으로 선택했다. 호주 선수인 노먼은 매번 미국 선수들에게 무릎을 꿇었지만, 영국에서는 우승 등으로 환대받았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 월드(전 유러피언) 투어는 소속 선수의 LIV 골프 출전 징계를 예고했다.

그런데도 선수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LIV 골프와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으로 큰 돈을 받았다. 더스틴 존슨의 경우 타이거 우즈가 82승을 거두는 동안 모은 상금 총액을 웃돌았다.

첫 대회에 출전한 PGA·DP 월드 투어 유명 선수는 존슨, 필 미컬슨, 케빈 나, 이언 폴터, 리 웨스트우드, 루이 우스트이즌, 찰 슈워젤, 세르히오 가르시아, 그레이엄 맥도월 등이다.

개막전 결과 개인전과 팀전을 휩쓴 슈워젤이 61억원을 거머쥐었다.

이 모습을 본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 팻 페레즈, 아브라함 앤서, 패트릭 리드에 이어 매슈 울프가 LIV 골프 전향을 선언했다.

이제 남자골프 세계 순위 상위 50위 중 8명이 LIV 골프에 소속됐다. 최고 순위는 더스틴 존슨으로 17위(6월 28일 기준)다.


◆ "이제는 미래다"···젊은 피로 눈 돌리는 LIV 골프

6월 28일 LIV 골프는 선수 영입을 발표했다. 앞서 언급한 울프, 카를로스 오르티즈 등이다.

최근 발표와 다른 점은 젊은 피라는 것이다. 시니어에 돈 벌러 가기 좋은 곳이라는 오명을 벗으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울프는 올해 23세다. 울프와 함께 영입된 유제니오 차카라는 올해 22세다. 두 선수 모두 20대 초반이다.

학연도 연결돼 있다. 울프와 차카라 모두 오클라호마 주립대학교 출신이다. 울프는 올 아메리칸에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 1 개인 챔피언십 우승 기록이 있다. 프로로 전향한 것은 지난 2019년으로 한 달 만에 PGA 투어 첫 승(3M 오픈)을 거뒀다. 울프는 최근 우울증 증세가 있다고 고백했다. 젊은 나이에 명예보다는 돈을 선택했다.

아마추어 세계 순위 2위인 차카라는 두 차례 올 아메리칸을 수상했다. NCAA 최고의 대학 골퍼로 벤 호건 어워드와 하스킨스 어워드를 휩쓴 인재다.

이에 대해 노먼 CEO는 "LIV 골프는 젊은 재능으로 성장하고 있다. 울프와 차카라는 어린 나이에 인상적인 성공을 거두며 골프에서 가장 유망한 두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LIV 골프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 경쟁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주 미국 오리건주 노스 릿지에서 열리는 LIV 골프 포틀랜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LIV 골프 대회장을 둘러싼 구름 갤러리. [사진=LIV 골프]

◆ 미국에서 처음 열리는 LIV 골프, 시작부터 '삐꺽'

LIV 골프는 영국 이어 미국에 깃발을 꽂게 됐다. 골프 양강 구도에 대한 선전포고다.

LIV 골프의 두 번째 대회인 LIV 골프 포틀랜드가 7월 1일부터 7월 3일까지 사흘간 미국 오리건주 노스 릿지의 펌프킨 릿지 골프클럽(파70)에서 개최된다.

대회 방식은 개막전과 동일하다. 총 48명 출전에 3인 1팀이다. 커트라인(합격선)은 없고, 샷건(각 홀 출발)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흘(54홀) 결과 개인전 우승자와 팀전 우승팀을 가린다.

LIV 골프는 6월 28일 일부 출전 명단을 공개했다. 앤서, 리차드 블랜드, 차카라, 디섐보, 가르시아, 존슨, 켑카, 미컬슨, 케빈 나, 우스트이즌, 페레즈, 리드, 웨스트우드, 슈워젤, 울프 등이다.

그러나, LIV 골프가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 있다.

2016년 포틀랜드에서 벌어진 살해 사건이다. 사우디 국적을 가진 압둘라만 사미르 누라가 15세인 팰런 스마트를 살해했다.

문제는 피의자인 누라가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을 통해 달아났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누라가 추적 장치를 제거하고 위조 여권을 통해 전용기에 탑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론 와이든 상원 의원은 "(미국) 오리건주는 아직도 사건을 잊지 않고 있다. 사우디인에게 살해당한 15세 피해자는 우리 집 근처에서 살았다"며 "이는 명백한 스포츠 워싱(세탁)이다. 스포츠 대회 개최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은폐하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대회장 주위 10개 시의 시장들도 "인권 침해가 명백한 사우디 정부의 후원을 받는 행사다. 독재자가 후원하는 행사의 개최를 반대한다. 사우디가 배후에 있는 조직이 개최하도록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LIV 골프 런던 개막전 전경. [사진=LIV 골프]

◆ 신입 전면에 내세운 LIV 골프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LIV 골프는 축제를 이어간다.

6월 29일 오전 10시에는 앤서, 디섐보, 울프가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세 선수 모두 이번이 첫 대회다.

정오 기자회견도 마찬가지다. 켑카, 페레즈, 리드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다.

6월 30일은 각 팀 주장들의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가르시아, 카이머, 웨스트우드가 각각 파이어볼스, 크릭스, 마제스틱스 팀을 대표해 기자회견장에 착석한다.

LIV 골프는 공격적이지만, 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는 말을 아끼고 있다.

최근 DP 월드 투어는 LIV 골프에 출전한 선수들에 대한 중징계를 내렸다. 벌금 10만 파운드(약 1억5000만원)와 PGA 투어와 공동으로 주관하는 3개 대회(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바바솔 챔피언십, 배러쿠다 챔피언십) 출전 금지다.

DP 월드 투어 키스 페리 CEO는 "LIV 골프는 DP 월드 투어를 무시했다. 골프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LIV 골프) 출전자들은 투어를 훼손했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를 했다. 대다수 회원에게 공정하지 않다. 지속해서 출전할 경우 다른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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