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맺은 PGA·DP 월드 투어, 벌금 내고 돌아오는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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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2-06-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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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와 DP 월드(전 유러피언) 투어가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이하 LIV 골프) 포틀랜드를 앞두고 동맹을 맺었다.
 

DP 월드 투어(왼쪽)와 PGA 투어 깃발. [사진=PGA 투어·게티이미지]

◆ PGA 투어 손 들어준 DP 월드 투어

LIV 골프 런던 개막전 당시만 해도 DP 월드 투어가 LIV 골프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대회장인 센추리온 클럽이 DP 월드 투어 본사와 40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으며, 키스 페리 DP 월드 투어 최고경영자(CEO)가 그레그 노먼 LIV 골프 인베스트먼츠 CEO를 만났다는 뜬소문이 돌면서다.

그러나, DP 월드 투어는 최근 허락 없이 LIV 골프에 출전한 소속 선수에 대한 징계를 내렸다.

벌금 10만 파운드(약 1억5000만원)와 PGA 투어와 공동으로 주관하는 3개 대회(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바바솔 챔피언십, 바라쿠다 챔피언십) 출전 금지 조치다.

DP 월드 투어가 LIV 골프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예상을 180도 뒤집은 결과였다.

이어 6월 29일(한국시간) 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내용은 2020년 11월 맺은 전략적 제휴 관계의 확장이다. 계약 기간도 13년으로 늘렸다. 확고한 동맹인 셈이다.

LIV 골프의 제안처럼 하위 투어 개념이 아닌 PGA 투어가 DP 월드 투어를 돕는 구조다. 상금 규모를 키우고, 글로벌 후원사를 더 소개하고, 서로 왕래할 수 있는 길을 만든다. 이러한 구조라면 DP 월드 투어가 자생력을 키울 수 있다.

또한 PGA 투어가 보유한 유러피언 투어 프로덕션의 지분을 15%에서 40%로 늘린다. 투어 일정도 DP 월드 투어와 발맞춘다.

PGA 투어 진출도 공식화된다. 2023년부터는 DP 월드 투어 시즌 종료 결과 상위 10위는 PGA 투어 출전권을 얻는다.

선샤인 투어와 ISPA 한다 호주 PGA 투어는 DP 월드 투어로 향하고, DP 월드 투어는 PGA 투어로 향하는 구조다.

PGA 투어는 최근 시즌에 대한 변화를 예고했다. 8개 대회의 총상금을 2000만 달러 이상으로 올리고, 국제 대회 3개를 증설한다고 발표했다. DP 월드 투어 선수들도 신설되는 3개의 국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키스 페리 DP 월드 투어 CEO는 "PGA 투어와 협력 관계를 맺었다. 대서양을 양분하는 두 투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것이다. 이번 변화는 지난 몇 년 동안 추진해온 변화의 연장선상이다. 이는 DP 월드 투어 소속 선수와 PGA 투어, 골프 팬과 골프 경기를 위한 옳은 변화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는 "이번 전략적 제휴는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강력한 협상이다. 이러한 내용을 발표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우리는 전 세계 골프 팬에게 가장 재밌고, 매력적인 골프 대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LIV 골프 포틀랜드 대회장에 설치된 LIV 골프공. [사진=LIV 골프]

◆ 벌금 내고 돌아가는 DP 월드 투어 선수들

LIV 골프 런던 개막전과 LIV 골프 포틀랜드의 출전 명단이 변경됐다. 다수의 PGA 투어 선수들이 사우디 석유 자본을 배경으로 하는 LIV 골프와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48명에 포함되지 못한 선수는 버림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태국의 TK 같은 아마추어들은 앞으로도 LIV 골프에 출전했다는 꼬리표가 붙어 다닐 것으로 보인다.

DP 월드 투어를 주 무대로 뛰는 파블로 라라자발과 올리버 베커도 마찬가지다.

두 선수는 DP 월드 투어를 무시하고 LIV 골프 런던 개막전을 뛰었다.

베커는 DP 월드 투어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런 그가 LIV 골프 런던 개막전에서 7위에 오르며 67만5000 달러를 획득했다.

라라자발은 DP 월드 투어에서 7승을 거둔 선수다. 그는 LIV 골프 런던 개막전 13위로 36만 달러를 거머쥐었다. 이는 올해 초 스페인에서 열린 ISPS 한다 챔피언십과 마이골프라이프 오픈 우승 상금(33만3330 달러, 25만 달러)을 웃돈다.

두 선수 모두 LIV 골프에서 오랫동안 뛰길 고대했겠지만, 노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DP 월드 투어가 평생 출전 금지 징계를 내렸다면 LIV 골프와 한 배를 탄 아시안 투어에서 뛰는 방법밖에 없었다.
 

인상을 찌푸리는 브룩스 켑카. [사진=LIV 골프]

◆ 계약금 받고 간 선수들은 파티, 나머지는 지옥

계약금을 받고 간 선수들에게는 LIV 골프가 파티나 다름없다. 지금 당장 골프를 그만둬도 이미 거머쥔 큰돈으로 남은 여생을 편하게 살면 되기 때문이다. 명예는 이미 뒷전이다.

여기에 포함된 선수는 아브라함 앤서, 브라이슨 디섐보, 세르히오 가르시아, 테일러 구치, 더스틴 존슨, 브랜던 그레이스, 마틴 카이머, 브룩스 켑카, 체이스 켑카, 그레이엄 맥도월, 필 미컬슨, 케빈 나, 루이 우스트이즌, 팻 페레즈, 이언 폴터, 패트릭 리드, 찰 슈워젤, 리 웨스트우드, 매슈 울프다.

19명을 제외한 나머지 29명은 언제든 명단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의 동맹 이후 처벌 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소속 선수가 아닌, 2부 투어(콘 페리 투어 혹은 챌린지 투어)로 진입하려던 젊은 선수에 대한 징계가 따를 경우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LIV 골프 포틀랜드 명단에 포함된 아마추어 유제니오 차카라. [사진=LIV 골프]

◆ OWGR에 이어 고민 시작한 WGC

LIV 골프는 최근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 반영을 위해 참가 신청을 넣었다. 한 배를 탄 아시안 투어의 손으로다.

LIV 골프 참가는 OWGR 이사 8명(피터 도슨 OWGR 회장,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 키스 페리 DP 월드 투어 CEO, 마이크 완 USGA CEO, 마틴 슬럼버스 R&A CEO, 세스 와 PGA of America CEO, 윌 존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이사, 키스 월터스 DP 월드 투어 COO)이 결정한다. 

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가 손을 잡은 상황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아군인 아시안 투어도 이사진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디섐보는 LIV 골프 포틀랜드를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타이거 우즈가 호스트인 대회를 건드렸다. "(타이거 우즈가 호스트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 같은 대회도 OWGR에 반영되는데 왜 LIV 골프가 반영이 안 되는지 모르겠다. 아시안 투어에서라도 세계 순위를 쌓겠다."

이러한 일이 계속되자, 월드골프챔피언십(WGC)도 고민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WGC에는 6대 투어가 포함돼 있다. PGA 투어, DP 월드 투어, 아시안 투어, 일본골프투어, 선샤인 투어, 오스트랄라시아 PGA 투어다.

WGC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WGC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향후 WGC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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