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카드칼럼] 소니가 살아난다...일본도 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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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희 인턴기자
입력 2022-06-2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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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의 활황과 함께 절정기를 구가하던 소니는 일본 경제의 몰락과 함께 끝없는 침체기로 빠져들었다. 많은 이들은 “디지털 시대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고 비판했다.


 

 

그리고 30년이 지났다. 지난 5월 10일 소니가 발표한 한 해 실적은 소니의 부활을 더는 의심할 수 없게 만들었다. 소니의 영업이익은 1조 2023억엔 (약 11조 5000억원), 매출은 9조 9215억엔 (약 93조원)으로 둘 다 사상 최고였다. 일본 기업의 영업이익이 1조엔을 넘은 것은 도요타에 이어 소니가 두 번째였다. 소니가 다시 일본을 대표하는 양대 기업의 자리를 되찾은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소니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우선, 회사 이름이 ‘소니’에서 ‘소니그룹’으로 바뀌었다. 과거의 소니가 워크맨, TV, 카메라 등으로 대표되는 가전회사였던 반면에, 현재의 소니그룹은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2020년 기준, 그룹 전체 영업이익에서 전자는 13.4%에 불과했지만, 게임은 35.7%를 차지했다. 더 이상 소니를 단순한 전자회사라고만 볼 수 없는 것이다. 


 

 

특히 게임, 음악, 영화 사업의 성장이 소니의 변화에서 두드러지는 점이다. 실제로 소니의 사업 재편은 주식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21년 3월 말 시가총액은 14조 3688억엔으로 1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신용등급 역시 올랐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소니그룹 신용등급을 ‘Baa1’에서 ‘A3’으로 한 단계 올렸다. 소니의 신용등급이 A3로 복귀한 것은 약 10년 만이며, 이제 성장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소니 부활의 주역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인물 중 한 명은 바로 침몰하던 소니를 구해내 부활의 토대를 만든 히라이 가즈오 전 회장이다. 그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소니를 이끌었으며, 취임 당시 기업 역사상 최연소 CEO였다.


 

 

그는 적자로 돌아선 PC 사업을 매각했으며, 좋지 않은 실적을 보이던 TV부문 역시 프리미엄 라인만을 남겨두고 모두 정리했다. 생존을 위해서, 그는 제조업인 전자사업 비중을 낮추는 대신 서비스업 중심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신하고자 했다. 물론 쉽지 않았다. 그의 과감한 구조조정에 사내 반발이 엄청났고 항의도 빗발쳤지만 그는 뜻을 꺾지 않았다.

 

 

그의 취임 5년 만인 2017년, 소니는 영업수익 7349억 엔을 올렸다. 이는 전년보다 2.5배나 늘어난 것이다. 그때부터 일본 경제계와 언론이 다시 소니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이듬해인 2018년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취임 6년, 58세, 그것도 한창 주목받는 시점에 2선으로 물러난 것이다. 그의 후임은 현 CEO인 요시다 겐이치로로, 재정 전문가로서 히라이의 소니 구조조정을 뒷받침해온 인물이다.


 

 

일본 경제가 아무리 비틀거려도 일본은 지금 최고의 취업률을 기록할 만큼의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기업이 살아 있고, 그 기업들이 생존과 부활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일본 기업들이 몸부림치고 있는 한 일본 경제의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카드제작=김양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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