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빅브라더'..."AI로 공산당원 충성심 가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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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2-07-03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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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후이성 허페이 AI연구기관 과학성과 발표

  • 얼굴표정, 뇌파 등으로 사상교육 효과 파악

  • 'AI 통한 이데올로기 세뇌' 우려 목소리

AI로 피실험자의 이데올로기 수업 집중도, 공감도, 이해도를 파악할 수 있다. [사진=안후이성 AI연구원 영상 갈무리]

인공지능(AI)이 당신의 얼굴 표정·뇌파·피부 전기반응으로 당(黨)을 향한 충성심을 판별할 수 있다?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시에 소재한 종합 국가과학중심 인공지능연구원이 최근의 과학연구 성과를 담아 제작한 홍보 영상이 중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3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AI로 당 건설에 조력! 안후이성 연구기관이 발명한 설비’라는 제목의 2분 12초짜리 영상에는 중국이 AI 기술을 당 건설 강화에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노골적으로 담겼다.

해당 영상은 “AI 기술을 당의 조직생활과 융합해 사상교육 학습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영상에 따르면 실험공간에 들어간 피실험자 앞에는 거대한 모니터와 컴퓨터가 설치돼 있다. 

이 설비는 AI를 활용해 피실험자 얼굴의 시각적 표정, 뇌파, 피부전기반응 등과 같은 생물학적 특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데이터화함으로써, 정치 이데올로기 교육 수업을 받을 때 당원들의 집중도·공감도·이해도 등을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영상은 “정치사상 수업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판단해 수업 내용을 강화할 수 있다”며 “당원들이 당 은혜에 더 감사하고, 당의 말을 더 잘 듣고 따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안후이성 산하 연구사업 기관으로, 중국과학원과 안후이성 정부가 국가실험실 체제에 따라 2019년 12월 공동 설립했다. ​중국 최고의 연구중심대학이자 국가중점대학인 허페이 중국과학기술대 캠퍼스에 소재해 있다. 

영상에서는 해당 연구원이 '당을 향해 충성하고, 과학연구로 국가에 보답하고 있다’며 이러한 혁신은 당 건설 작업에 새로운 사고와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용감하게 중국 신시대 과학 기술혁신의 첨병 역할을 지속해 우월한 과학연구 성과로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최를 성공적으로 맞이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영상은 해당 연구기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웨이신 계정에 올라오자마자 '빅브라더' 논란을 일으키며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중국 누리꾼들은 '과학기술을 통한 이데올로기 세뇌 작업이다', '머지않아 빅브라더가 우리를 감시하는 단계에 이를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빅브라더는 정보를 독점해 사회를 통제하는 거대 권력자 또는 그런 사회 체제를 일컫는다.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처음 등장했다. 

최근 중국 내에선 과학기술을 사상·정치 교육과 함께 묶어 발전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왕쩡푸 산둥사범대 마르크스주의학원 원장은 지난달 '중국교육보'를 통해 "디지털 경제 사회는 인재 교육과 커리큘럼 건설에 새로운 요구와 도전을 제기했다"며 이데올로기 교육도 시대 흐름에 발맞춰 정보·디지털기술의 도움을 받아 생동감과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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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은 이상한 곳으로 흘러들어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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