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직 단체 vs 스타트업 플랫폼 갈등 전면전
  • "정부, 스타트업·기존사업 갈등 중재자 역할 해야"

지난 1월 4일 서울 서초구 거리에 설치된 ‘로톡’ 광고물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으며 온라인 플랫폼과 기존 사업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닥터나우 외에도 ‘로톡’이나 ‘강남언니’, ‘다윈중개’ 같은 플랫폼까지 변호사, 의사, 공인중개사 등 전문직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사실상 전 사업군으로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용의료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를 통해 환자를 소개받은 의사가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강남언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병원을 홍보하거나 고객과 연결해 주고, 고객이 앱에서 성형·미용 관련 쿠폰을 구매하면 병원에서 수수료를 받는 수익모델을 운영 중인데, 검찰과 법원은 해당 수익모델에 대해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현행 의료법은 환자를 의료기관에 소개·알선하고, 이에 대한 대가성 수수료를 받지 못하게 돼 있다.

같은 문제로 강남언니 운영사 ‘힐링페이퍼’ 홍승일 대표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올해 1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했다. 

앞서 강남언니는 의료광고로도 대한의사협회와 충돌을 빚은 바 있다. 성형수술 후기 광고 합법 여부를 놓고 의협과 의견이 부딪친 것. 현재 의협은 강남언니 의료광고를 사전에 규제할 수 있도록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플랫폼 스타트업과 전문직 단체 간 갈등은 의료계 영역만이 아니다. 법률 광고·서비스 플랫폼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변협) 간 갈등이 7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헌법재판소가 양측 갈등에 불씨가 된 조항에 일부 위헌 결정을 내렸음에도 다툼은 확산되고 있다.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린 변협의 광고규정 일부 조항은 ‘변호사가 변협 유권해석에 반하는 내용의 광고를 할 수 없다는 조항(4조 14호)’과 ‘변호사와 소비자를 연결하거나 변호사를 광고·홍보하는 업체에 광고를 의뢰할 수 없다는 조항(5조 2항 1호 후단)’이 핵심이다.

이를 두고 변협은 다른 광고금지 조항들이 합헌 결정을 받았기 때문에 로톡 이용 변호사를 징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로톡 측은 핵심조항 자체가 위헌이라 징계 자체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표=아주경제 그래픽팀]

로톡은 의뢰인과 변호사를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플랫폼 서비스다. 고액 수수료와 정보 부족 등 기존 법률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낮춰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변협은 로톡이 수수료를 받고 의뢰인을 특정 변호사에게 소개·알선하고 있다며 불법이라고 주장해왔다. 의뢰인과 변호사가 만날 수 있는 공간 이상의 역할을 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는 판단이다. 변호사법은 대가를 받고 특정 변호사를 소개·알선하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변호사 단체에서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도 진행했으나 검찰은 변호사로부터 광고료 외에 상담·수임 관련 대가를 받지 않은 로톡의 플랫폼 운영방식은 변호사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중개업계와 프롭테크 기업 간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지난해 온라인 부동산중개 플랫폼 다윈중개를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협회가 다윈중개를 상대로 고발한 것만 이번이 세 번째다.

협회는 다윈중개가 공인중개사법 제8조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는 공인중개사나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한다’와 제18조 2항 ‘개업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는 중개 대상물에 대한 표시·광고를 해서는 안 된다’ 등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공인중개사협회가 다윈중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모두 범죄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났다.  

앞서 공인중개사들은 ‘복덕방 변호사’로 알려진 공승배 트러스트 대표와도 송사를 벌인 바 있다. 당시 논란은 공 대표가 변호사 자격으로 부동산 중개 자문을 한 것이 ‘중개사법 위반’ 소지가 있느냐였다. 당시 1심에서는 공 대표에게 무죄가 선고됐으나 2심에서는 유죄가 인정돼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고 공 대표는 항소하지 않고 벌금을 내면서 일단락됐다.

전문가들은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정부가 신산업과 전통 산업 간 갈등에서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말로는 국민 편익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의사나 법조인 등 소수 이해관계자 집단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으로 정책을 풀어가는 것이 문제”라며 “급작스럽게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고 필요한 분야 위주로 단계적으로 풀어가며 스타트업 혁신에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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