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중국 본토 ETF 직구한다...A주 활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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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7-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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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홍콩 ETF 교차 거래 개시 첫날 80% 이상 ETF 상승

  • 외국인 자금, 중국에 쏠리나...中ETF에 쏠리는 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늘(4일)부터 중국 본토 상하이·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에 외국인이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최근 경기 침체와 위안화 약세 우려 속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자본 시장을 개방하면서 A주(중국 본토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빨라질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중국-홍콩 ETF 교차 거래 개시 첫날 80% 이상 ETF 상승

4일 중국 금융 매체 진룽제는 이날부터 외국인의 중국 ETF 직접 투자를 허용하면서 ETF에 외자 유입이 거세다며 이에 힘입어 이날 80% 이상의 ETF가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A주에서 유일하게 호련호통(互聯互通) 메커니즘에 편입된 의료 ETF인 의료ETF에 외국인 자금이 대거 쏠렸다고 했다. 실제 화바오펀드가 추종하는 의료ETF(512170)가 이날 개장하자마자 3% 이상 올랐고, 거래액도 2억3000만 위안(약 445억원)으로 집계됐다. 

호련호통이란 상호 연결이라는 뜻으로, 여기서는 상하이·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 간 교차 매매 시스템인 후강퉁과 선강퉁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본토에 상장된 ETF를,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홍콩에 상장된 ETF를 투자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그간 외국인은 지금까지는 후강퉁과 선강퉁 거래 대상에 포함된 종목에만 직접 투자할 수 있었고 중국 본토 ETF에의 직접투자는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QFII) 자격을 취득한 해외 기관투자자로 제한됐었다. 

교차 거래 허용 대상은 중국 본토 ETF는 최근 6개월간 일일 평균 자산 규모가 15억 위안(약 2908억원)으로, 상하이·선전증시 종목 중심으로 구성된 ETF이며, 홍콩 ETF의 경우 최근 6개월간 일일 평균 자산이 17억 홍콩달러(약 2812억원)로, 홍콩 증시 종목 중심으로 구성된 ETF가 투자 대상이다. 

최근 중국 경기 둔화와 위안화 약세 속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중국이 자본 시장 개방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와 홍콩 증권선물위원회는 후·선강퉁을 통해 앞으로 ETF도 상호거래할 수 있도록 합의한 데 이어 지난달 말 상호 간 ETF 거래 허용을 공식 발표했다. 증감회는 당시 공동 성명을 통해 "요건에 부합하는 ETF를 호련호통 메커니즘에 편입시킬 것"이라며 4일부터 호련호통을 통한 ETF 거래를 정식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국인 자금, 중국에 쏠리나

허용된 ETF 거래는 양방향이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본토 투자 확대에 더 무게가 실린다. 한국을 포함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홍콩 증권거래소를 통해 중국 본토의 상하이·선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ETF 83개를 매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반면 홍콩 ETF의 경우 4개만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본토 ETF의 경우 상하이·선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ETF가 각각 53개, 30개다. 중국 본토 증시 대표 지수인 CSI300 등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 외에도 반도체, 전기차, 과학기술, 의료 등 개별 산업 분야에 투자하는 상품도 다수 포함돼 있다. 홍콩 ETF에는 잉푸펀드(盈富基金), 항셍중국기업(恆生中國企業), 난팡항셍커지(南方恆生科技), 안숴항셍커지(安碩恆生科技)가 포함됐다고 증권시보가 전했다.

중국 당국이 이번 ETF 직접 투자를 허용함으로써 중국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쏟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진다. 청쥔 핑안펀드 ETF 투자 총감은 A주에 투자하는 편의성을 높였다면서 앞으로 외자 유입의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어우관성 홍콩거래소그룹 행정총재도 이번 ETF 직접 투자 허용은 중국 자본시장 개방의 또 하나의 이정표로, 외국인의 중국 시장 투자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IB도 중국의 이번 ETF 거래 허용 소식을 반겼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관계자는 "중국과 홍콩 시장의 자본 이동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중국 본토와 홍콩 ETF 시스템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라고 말했고, UBS의 한 관계자도 "ETF는 보다 유연하고 간편한 투자 방식으로 투자자의 효율을 높이고 중국 증시 투자 전략을 풍부하게 할 것"이라며 이번 ETF 개방으로 A주 시장의 거래량과 거래액이 10%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티나 마 골드만삭스 범중화권 주식 세일즈 담당 헤드도 이번 ETF 거래는 중국 ETF 시장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개방하는 첫걸음이라면서 위안화를 결제 통화로 사용해 국내외 시장에서의 위안화 유동성을 높임으로써 위안화 국제화 속도도 높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번 교차 거래 허용을 통해 자국 ETF 시장을 제한적으로 외국 투자자들에게 개방한 것이 외국인 자금 유출 방지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초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에 미·중 양국의 통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화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었다. 

최근엔 미국 등 주요국 증시가 경기침체 우려에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는 가운데 중국 증시는 낮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 차별화된 경제 여건을 발판으로 외국인 자금을 급속도로 빨아들이고 있지만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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