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글로벌 반도체 부족, 태국 제조업에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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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까베 데쯔오 기자/ [번역] 이경 기자
입력 2022-07-0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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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남아시아 반도체 부족 실정(상)

[전시회에 참여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반도체 조달에 고전하고 있다. =6월 22일, 태국 방콕 (사진=NNA)]


반도체 부족사태에 아시아 제조업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NNA는 지난달 태국 수도 방콕과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각각 개최된 제조업, 반도체 전시회 취재 과정에서 반도체 조달에 고전하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완성차에서부터 가전, 산업용 로봇까지 제조업이 밀집된 태국에서는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심각한 영향이 광범위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태국의 방콕 인터내셔널 트레이드 & 익시비션 센터(BITEC)에서 6월 22~25일 기간 개최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최대 규모의 제조업 전시회 ‘매뉴펙처링 엑스포 2022’에는 많은 일본 기업이 참여했다.

 

자동차의 플라스틱 내장부품을 제조하는 타이요(太洋)공작소의 태국 법인 타이요테크놀로지인더스트리(태국)는 반도체 부족으로 수주량이 평상시보다 70~80%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한다. 이 회사에서 품질관리를 담당하는 관계자는 “경쟁하는 중국 기업 때문에 가격경쟁을 강요받고 있다. 앞으로는 품질면에서 차별화를 꾀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쓰비시전기(三菱電機)의 태국 법인인 미쓰비시전기 오토메이션(태국)은 중국 다롄에서 제조한 방전가공기를 태국에서 수입,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부족과 함께 코로나로 인한 공장 가동일수 감소로 제품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반도체 부족으로 태국의 자동차 제조사도 일부 감산에 나서고 있으며, 관련 고객들은 생산면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

 

수지 제조사 토요보(東洋紡)(태국)도 완성차 제조사의 감산 때문에 반도체 부족의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고 있다. 이 회사는 태국에서 내열성 및 성형가공에 용이한 폴리아미드 수지 그라마이드(glamide)를 판매하고 있다. 토요보(태국)의 관계자는 자사제품에 대해, “경량화와 강도・강성을 모두 갖췄다. 금속대체재로 자동차 부품 제조사에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관람객이 전시회를 찾았다. =6월 22일, 태국 방콕 (사진=NNA)]

일본 기업을 중심으로 공장의 사물인터넷(IoT)화를 지원하고 있는 히타치(日立)제작소 태국 법인 히타치아시아(태국)에도 반도체 부족의 여파가 미치고 있다. 타나카 토오루(田中徹) 시니어매니저는 “반도체 부족으로 IoT에 필요한 설비조달이 지연되고 있어, 프로젝트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가 꽤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사들도 반도체 부족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일본 산업로봇 제조사의 판매대리점을 담당하고 있는 하마쇼(浜正)의 태국 법인 하마쇼코퍼레이션(태국)의 관계자에 의하면, 현재 납기일정은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으나, 지난해는 반도체 부족의 영향으로 로봇제어에 사용되는 부품부족이 이어져, 납기가 평상시보다 많이 지연되는 시기가 있었다고 한다.

 

일본 이외의 기업들도 반도체 부족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미국 그래비테크의 태국 자회사 그래비테크 태국도 필요한 반도체를 조달하지 못해 차량용 프린드배선판 수주가 감소됐다. 현재는 대체품을 통해 일시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관계자는 “품질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반도체 제조・검사장치에도 영향

말레이시아 페낭섬에서는 지난달 21~23일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반도체산업 전시회 ‘세미컨 동남아시아 2022’가 개최됐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오프라인 행사가 개최되는 것은 3년 만이다. 일본 기업을 포함해 약 250개사가 참여했다.

 

미국 인텔이 공장을 운영하는 등 패키징, 테스팅과 같은 ‘후공정’이 중심이며, 대형 반도체 제조장치 제조사 공장이 잇달아 건설되고 있는 말레이시아에서는 반도체 제조・검사장치 부품을 전시하는 기업이 많았다.

[글로벌 반도체 부족은 말레이시아 반도체 제조, 검사장치 제조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6월 21일, 페낭주 (사진=NNA)]

동남아시아 전시회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도쿄케이소(東京計装)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액체 및 가스의 양을 측정하는 유량계를 전시했다. 이 회사 관계자에 의하면, 유량계에도 반도체가 쓰이기 때문에,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차질이 있었다고 한다.

 

말레이시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QES그룹의 반도체 검사장치 제조사 QES메가트로닉스도 반도체 부족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조기 반도체 조달을 통해 물량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이마저도 4개월~1년을 기다리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숨지었다.

 

■ 공급감소 속 수요증가

마스카와 치사키(増川智咲) 타이와소켄(大和総研) 경제조사부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부족의 원인에 대해,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수요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공급감소의 원인은 중국 파운드리 기업 SMIC(中芯国際集成電路製造)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비롯해,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의 제조자회사 공장의 화재 및 대만 가뭄에 따른 물부족 등을 꼽았다.

 

한편, 5G이동통신 시스템 관련 인프라 투자와 데이터센터 등 산업용 수요 증가와 함께,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 증가에 따른 개인용컴퓨터와 스마트폰 수요 확대, 예상보다 빠른 페이스로 회복된 자동차 산업이 차량용 반도체 주문을 확대한 것 등을 수요확대 요인으로 거론했다.

 

올해 들어서는 우크라이나 위기가 반도체 부족에 박차를 가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주요 원산지인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원자재(네온, 팔라듐) 공급불안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치도입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생산공정에 대량의 물을 필요로 하는 등 반도체 공급라인은 쉽게 확장할 수 없다는 점도 반도체 수급불안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반도체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어 희망이 엿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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