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난 전기차 보조금] '전기차 대국' 중국 보조금 정책은 어떻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2-07-05 15:5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건전한 전기차 산업 육성에 '초점'

  • 기술력 갖춘 기업에 지급, 심사도 '엄격'

  • 매년 삭감되는 보조금…연말 '폐지'

중국 베이징 도심에 있는 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전기차 보급률 세계 1위인 중국은 이미 2010년부터 보조금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10년 넘는 기간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단순히 전기차 판매량만 늘린 게 아니라 자국 전기차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전기차 보조금을 전면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짜는 단계부터 관련 부처 간 협업이 이뤄진다. 재정부를 비롯해 공업정보화부, 과학기술부, 발전개혁위원회가 공동으로 정책을 발표하며 단계적으로 손질해 정책을 완비해 왔다. 

보조금은 우리나라처럼 전기차 구매 소비자에게 직접 주는 게 아니라 전기차 생산업체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선(先) 판매, 후(後) 지급' 구조다. 전기차 생산업체가 자사 전기차 판매량을 각 지방정부에 보고해 보조금을 신청하면 정부가 전문가 심사를 거쳐 보조금을 집행한다. 기업들은 전기차 판매 단계부터 보조금을 반영해 판매가격을 낮게 책정하니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2016~2020년 중국 전기차 업체가 받은 보조금 액수는 총 329억4600만 위안(약 6조4000억원)이다. 비야디, 베이징자동차, 둥펑, 테슬라, 치루이, 지리, 창청, 상하이자동차, 광저우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10억 위안 이상씩 보조금을 받았다. 

보조금 지급에 대한 심사도 엄격하게 이뤄진다. 예를 들면 2020년 업체들이 신청한 전기차 판매량 대수는 62만600대지만 전문가 심사를 거쳐 실제 보조금을 지급한 전기차는 58만5000대다. 업체 측이 신청한 약 3만5000대 판매분에 대해선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 이는 보조금 지급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보조금을 받으려면 까다로운 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 

현재는 순수전기차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300㎞ 이상인 차량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지급한다. 2018년 150㎞, 2019년 250㎞로 그 기준은 점점 높아졌다. 주행거리에 따라 보조금도 차등 지급된다. 현재 300~400㎞ 주행거리 차량에는 9100위안, 400㎞ 이상 차량엔 1만2600위안을 지급한다.  

중국은 보조금 지급 후에도 업체 측 신청 판매량과 실제 판매량 등을 조사해 허위로 보조금을 받은 사실이 적발되면 보조금 중단, 추징이나 자격 박탈 등 엄격한 처분을 내린다. 

전기차 보조금 액수는 2015년 전후로 서서히 줄여가는 추세다. 올해 보조금 액수는 지난해보다 약 30% 삭감된 수준이다. 특히 보조금 정책 시행 초기 대당 6만 위안을 지급하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6분의 1 남짓에 불과하다.

이는 보조금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춰 자국 전기차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특히 올해를 끝으로 중국 전기차 보조금은 아예 폐지된다. 사실 원래는 2020년 말 폐지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로 중국 자동차 시장 경기가 침체되자 보조금 정책을 2년 연장했다. 중앙정부와 별도로 지급하는 지방정부 전기차 보조금도 원래는 2019년 폐지됐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엔 일부 지방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자율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중국 신에너지차 연간 판매량 [자료=중국자동차공업협회]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신에너지차(NEV) 판매량은 352만1000대로 전년 대비 150% 증가했다. 전기차 보급률도 5월 말 기준 18%로 2020년 5.9%에서 크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유럽(16%), 북미(6%) 등을 훨씬 웃돈다.

경쟁력을 키운 중국 전기차 산업이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도 앞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시장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메이쑹린 중국 자동차업계 전문 애널리스트는 상하이증권보를 통해 "중국 전기차 소비는 정책(보조금) 중심에서 시장 중심으로 전환 중"이라며 "특히 중고급 전기차 구매자들은 이제 가격보다 충전 인프라 등 편리성 등을 더 고려한다"고 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겸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도 "중국 전기차 산업은 이미 규모의 경제에 도달했다"며 "보조금 폐지로 단기적 충격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계속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