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문화예술 지원] 차별 없이 누리는 문화환경...'현장 중심' 정책으로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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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2-07-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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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일 서울 종로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센터에서 열린 장애예술인 현장 간담회 장면 [사진=문화체육관광부]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문화를 나누고 누려야 합니다. 장애인들의 문화예술환경이 좋아지면 모든 사람의 문화예술 환경이 좋아집니다.”

박보균 장관은 지난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장애인의 문화·체육·관광 향유 기회 확장을 위한 정책을 강조했다.

지난 5월 16일 윤석열 정부 초대 문체부 장관으로 취임한 박 장관은 현장의 의견을 바탕으로 한 정책을 발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 장애예술인 눈높이에 맞는 정책 필요

장애예술인이 창작, 활동 발표에 필요한 문화시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문체부가 지난 2월 발표한 ‘2021년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실태’에서는 장애예술인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율을 조사했다.

국공립 문화시설의 편의시설 중 ‘휠체어로 출입문 통과 가능’, ‘건물 내 복도의 폭과 경사가 휠체어로 이동 가능’, ‘장애인 전용 화장실·주차구역 설치’ 등은 8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시설 내 휠체어 통행이 가능한 자동문 설치’가 48.8점,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관람석·열람석·무대 설치율’은 42.4점으로 조사됐다.

공공 문화시설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한 경험이 있는 장애예술인은 66.3%였고, 복잡한 대관 절차(69.1점), 높은 대관 경쟁률(67.8점), 비싼 대관 비용(64.3점) 등 때문에 공공문화시설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했다.

문체부는 2022년 장애예술인 지원 기본계획을 최초로 수립해 앞으로 5년간의 장애예술인 지원 기본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장애인 표준공연장 및 전시장 조성 등 인프라부터 장애유형별 맞춤형 문화예술 활동 지원까지 다양한 장애예술인 지원 방안이 포함됐다.

현장을 강조하는 박 장관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을 찾았다. 그는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애예술인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김형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 배은주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대표, 방귀희 (사)한국장애예술인협회 회장, 홍서윤 (사)한국장애인관광협회 대표, 이상재 나사렛대 교수, 극단 애인 김지수 대표, 발레 무용가 고아라, 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장애예술인들은 △무용 등 장애예술인 창작공간 확충 및 대관료 지원 확대, △장애예술인의 교육 일자리 지원, △문화예술시설의 장애인 접근성 제고, △장애인 지원기관 전문인력 충원, △장애예술인 등록제도 도입, △장애인 예산의 확대, △장애예술인 활동의 지속성 확보를 제안했다.
 
박 장관은 “장애인문화시설과 장애예술인의 본보기(롤모델)가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이를 위해 장애예술인 표준극장, 표준전시장과 같은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장애예술인의 빼어난 기량을 알려주는 스타를 끊임없이 발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문체부의 장애인 관련 담당부서(예술, 관광, 체육)로 전담조직(TF)을 만들어 장애인 문화예술 정책을 짜임새 있게 마련하고, 장애인 예산을 우선순위로 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예지 국회의원이 7월 5일 서울 종로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센터에서 열린 장애예술인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 코로나로 어려워진 환경...제도적 지원 필요

문체부는 지난 1월 대한장애인체육회와 함께 전국 만 10세~69세 등록 장애인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장애인 생활체육조사’(2020년 10월~2021년 9월 기준)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2021년 생활체육 참여율은 20.2%로 2020년 24.2% 대비 4%포인트(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장애인 생활체육 참여율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여왔으나, 코로나 장기화 영향으로 감염병에 더욱 취약한 장애인의 체육활동이 감소했다.

김예지 의원은 5일 장애인의 스포츠 관람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법률개정안 3건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스포츠산업 진흥법 개정안」, 「장애인복지법 개정안」,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스포츠산업 진흥법 개정안」은 스포츠산업 진흥을 위한 각종 시책 수립 시 장애인 참여를 위한 정당한 편의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기본계획에 장애인의 스포츠 관람권 보장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도록 했다. 문체부 장관이 시책 마련 시 장애인의 스포츠 관람권을 보장하기 위한 사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한 지원 방안을 담았다.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인 문화·체육·관광 활동 지원을 위한 노력에 장애인의 참여 및 향유 부분을 추가했고,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장애인 체육활동 참여 시책 강구 조문에 ‘향유’를 추가한 데 이어 스포츠 사업자가 장애인이 체육활동을 누릴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 제공을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근 들어 장애인의 직접적인 체육활동을 넘어 스포츠 관람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커지고 있다. 또한 코로나의 진정세로 외부활동이 활성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경기장에 방문해 야구, 축구 등 스포츠를 관람하고자 하는 장애인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장애인 관람객은 비장애인과 동등한 스포츠 관람 기회를 제공 받지 못한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양한 법률에서 장애인의 체육활동 보장에 대한 노력이 규정되어 있지만, 스포츠 관람권의 경우 명시적인 규정이 없고 정부나 스포츠계의 관심과 대책도 미흡하다.

야구 팬인 시각장애인 A 씨의 경우 “경기장에 가면 따로 중계를 들을 수밖에 없는데, 스마트폰 앱을 통한 중계는 상당한 지연이 있다”라며 “옆 관중은 일어나 함성을 지르는데 뒤늦게야 상황을 알 수 있어 다른 관중과 함께 야구 관람을 즐기기 어렵다”라고 아쉬움을 호소했다.

미국의 경우 장애인법에 따라 마련된 표준에 의해 보조 청취 시스템을 규정하고 있고, 메이저리그의 LA 다저스는 장애인 이동지원 서비스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에게 음성중계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한 최근에는 야구 경기장뿐만 아니라 농구, 하키, 테니스, 콘서트장에서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세 건의 법률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김 의원은 “라디오 방송이 사라지고 스마트폰 스트리밍 서비스로 대체되면서 많은 시각장애인이 중계 서비스 등에서 배제되고 있다”라며 “어떤 방법으로든 비장애인들과 함께 관람할 수 있기를 바라며, 화면해설까지 아니더라도 지연 없는 중계 서비스만이라도 원한다는 장애인 관람객들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헌법은 모든 국민은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받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장애인의 스포츠 관람과 향유권 보장을 위한 규정은 미비하다”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스포츠 관람을 향유할 수 있는 문화선진국을 만들기 위해 3개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입법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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