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전 시장 위축·하반기 스마트폰 출하량 줄듯
  • '반도체 겨울론' 등 시장 침체 장기화 우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경기침체 등이 장기화 국면을 보이면서 TV 세탁기 등 가전을 비롯해 스마트폰까지 전자제품 시장 전반의 전망이 어둡다. 전방 세트(완제품) 수요가 줄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 매출도 불안하다. 이른바 ‘반도체 겨울론’이 올 하반기 현실화할 것이란 비관론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에 따라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인해 가전제품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하반기 신제품이 쏟아지는 스마트폰 시장은 벌써 울상이다. 
 
지난 5월 스마트폰 판매량 전년 동기 대비 10%↓...2020년 5월 이후 1억대 밑 처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한 9650만대로 1억 대를 밑돌았다.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1억 대 밑으로 떨어졌다. 반도체 부품난, 인플레이션, 중국 경기 둔화,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시장에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S22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무엇보다 경기침체 여파로 전년 대비 소비가 급감한 영향이 큰 탓이다. 또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줄어들면서 출하량 감소·주문 감소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재고 주기도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과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재고 회전일수는 평균 94일로 역대 최고치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오는 8월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를 통해 ‘갤럭시 Z폴드4’와 ‘갤럭시 Z플립4’를, 애플은 9월 아이폰14 시리즈를 각각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올 하반기 양사의 스마트폰 흥행은 예년보다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시장이 정상화되고 공급망 개선, 거시경제 회복 등이 이뤄지면서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전 세계 개인용 컴퓨터(PC)와 스마트폰 출하량도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PC 출하량이 전년 대비 9.5%, 스마트폰 출하량은 7.1%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PC와 휴대폰, 태블릿 등 전체 전자기기 출하량은 19억70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20억6500만 대)보다 약 7.6% 줄어든 수치다. “인플레이션, 환율 변동 및 공급망 불안 등의 영향으로 전자기기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카트너는 설명했다.

 

경기침체로 반도체 시장도 타격...완제품 산업 수요 감소 탓
경기침체가 가속하자 반도체 시장도 타격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세트(완제품) 산업에서의 수요가 줄자 여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도 자연스레 전망이 어두워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대두됐던 이른바 ‘반도체 겨울론’이 올 하반기 현실화할 수 있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제품을 비롯해 스마트폰, 전자제품 등 완제품 시장의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 최근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에 따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야기되며 소비 여력이 생필품에 집중되면서다.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사업을 시작으로 B2B(기업 간 거래)에 해당하는 반도체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다.
 
올 하반기 전체 시장의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겨울론마저 나온다. 앞서 지난해 8월에도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의 겨울이 오고 있다”라며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제기했다. 하지만 올해 초까지도 D램 등 가격은 오히려 시장 예상보다 떨어지지 않으며 기우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운사이클 진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램의 가격은 올 3분기에 직전 분기 대비 5~10%가량 하락할 전망이다. 서버용 D램 가격도 같은 기간 5~10%, 모바일 D램과 그래픽 D램은 각각 8~13%, 3~8%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다.
 
메모리반도체는 물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도 전망이 나쁘긴 마찬가지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 AMD, 엔비디아 등도 이미 5나노 공정에 대한 반도체 칩 주문량을 축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웨이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반도체 기업들 사이에서는 단기적으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도 나온다. 반도체만 하는 SK하이닉스와 달리 이와 함께 가전제품, 스마트폰 등 완제품 사업도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올 2분기부터 전체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77조3539억원, 영업이익 14조8669억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매출은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77조7815억원) 대비 약 0.5% 줄어드는 것이다.
 
이 경우 삼성전자는 네 분기 연속 최대 매출 경신이라는 기록은 세우지 못하게 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73조9800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나타냈다. 이후 지난해 4분기 76조5700억원, 올해 1분기 77조7800억원까지 세 분기 연속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업계에서는 작년과 현재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는 반도체 공급 과잉에 따라 시장의 다운사이클이 예상됐다면 지금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공급 과잉은 기업 자체적으로 공급량을 줄이며 일부 대응할 수 있지만, 경기침체의 경우 대외적인 요인으로 사실상 대응이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같은 경우 예컨대 메모리반도체의 공급 과잉 등 이런 이슈가 아니라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침체하면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작년하고는 상황이 조금 다른 것 같다. 그래서 올 상반기부터 상승론과 하락론이 혼재했으나, 결국 하락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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