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스타트업 만난 이영 중기장관 "플랫폼·전문직 갈등 강력 중재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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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2-07-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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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기부, '제1회 창업·벤처 정책나눔 협의회'

  • 납품단가연동제 법제화…세부규정 민간자율

  • 민간 중심 벤처투자 생태계 전환에 속도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3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제1회 창업·벤처 정책나눔 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플랫폼 스타트업과 전문직 단체간 갈등에 대해 강력한 중재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또 납품단가 연동제는 법제화하되 세부 규정은 시행 첫해 민간 자율에 맡긴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민간 선투자, 정부 후지원의 기조로 민간 중심 벤처투자 생태계를 전환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 장관은 13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제1회 창업·벤처 정책나눔 협의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플랫폼 사업자와 전문직의 갈등이 불거지는 데 대해 “강력한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으며 온라인 플랫폼과 기존 사업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법률 광고·서비스 플랫폼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세무·미용·의료·부동산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 장관은 “중재 의지는 강하지만 일방적 형태가 아니라 조율자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의 숙원사업인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하도급 업체의 납품단가에 반영해주는 제도다.
 
이 장관은 “납품단가 연동제는 지난 14년 동안 자율적인 합의로 진행되지 않아 강제적인 수단이 동원돼야 하며 법제화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다만 이 장관은 “원자재 품목별 상승률이 다르고 1~3차 협력사 입장도 다르다”며 “반드시 연동한다는 부분을 법제화하되 세부 부분을 시행 첫해에는 대·중소기업 양쪽의 자율권에 맡길 수 있는 범위를 넓히려고 한다”고 말했다.
 
납품단가 연동제 시범운영안에 대한 대략적인 계획도 설명했다. 이 장관은 “이달 말 납품단가 연동제 표준약정서가 나온다”며 “8월부터 20~30개 중소·대기업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주52시간제와 관련해서는 “고용노동부가 키를 쥐고 있다”며 “주52시간제가 노동의 질에 대해서만 고민했다면 노동의 자율성도 고민해야 한다. 노사가 합의 가능한 다양한 정책을 녹여달라고 (고용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체 규제 해소 못해도 큰 몫은 털고 나갈 것”
이날 협의회에는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김분희 한국여성벤처협회장,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 지성배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신진오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장, 박재욱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남민우 한국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등 벤처·스타트업 협단체장이 자리했다.
 
이 장관은 참석자들의 의견을 듣고 답변하는 형식으로 자신의 뜻을 밝혔다.
 
강삼권 회장은 “선진국에는 없거나 과도한 규제에 대한 전수조사를 주무부처에서 실시해 즉각 개선 시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이 장관은 “최근 총리와 함께 스타트업 간담회를 했는데, 업계 의견을 들은 총리가 규정이 없는 부분에 대해 일단 실시하고 이후 규정이 마련되면 저촉 여부를 사후에 판단하자고 해 여러 안건들이 바로 해결되는 것을 봤다”며 “전체 규제를 해소할 수는 없지만 큰 덩어리는 털고 나갈 것”이라고 했다.
 
재기 사업가 지원과 관련한 제도 보완 의지도 보였다. 강 회장은 “과거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대출을 받아 재기에 성공해 대출금을 다 갚았는데 과거 기록 때문에 다시 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며 “다만 은행권에서는 대출이 가능했는데 이 부분을 들여다봐 달라”고 요청했다.
 
이 장관은 “기보 설립 취지가 기술자산이라는 무형 자산을 가진 기업들도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제도 보완을 하겠다”고 답했다.
 
지성배 회장은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의 투자유치의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해외 자금”이라며 “국내 벤처펀드의 규모 자체가 너무 작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이며 모태펀드 예산을 줄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장관은 “언제까지 투자 시장을 정부 주도로 견인할 수는 없고 민간 중심으로 전환하라는 신호를 주면서 다양한 인센티브 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것이 올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중심의 투자 환경으로 변화하기 위해 무엇을 할지 먼저 고민하고 이후 모태펀드의 추가적인 증액·감소 등이 뒤따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3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제1회 창업·벤처 정책나눔 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박재욱 의장은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해 스톡옵션 행사 시 비과세 한도 상향 등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이 장관은 “새 정부 경제정책에서 비과세 한도를 5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상향하는 부분이 있다”며 “정부가 정하면 되는 부분이 있고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아마 전향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남민우 이사장은 “현재 규제가 제조업에만 맞춰져 있는데 서비스 산업의 규제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장관은 “제조업에 기반을 둔 중소기업이 많다 보니 개선을 요청하는 규제의 양이 압도적일 뿐이지 균형감을 잃은 것은 아니다”라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벤처·스타트업 신산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슈화도 하겠다”고 말했다.
 
고영하 회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엔젤투자허브 확대 운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고, 김분희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은 여성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인 육성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 장관은 “규제 개혁에는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임기 동안 진일보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결심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알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현실화하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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