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동 순방] 사우디 "미국과 증산 논의 없었다…인플레는 서방의 급격한 친환경 정책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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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2-07-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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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유 생산, OPEC이 결정한다는 입장

지난 15일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과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자가 제다 왕궁에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와 미국의 원유 증산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사우디아라비아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원인을 서방 주도의 급격한 친환경 정책 탓이라고 주장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원유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파르한 외무장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를 떠나자마자 "석유 생산 결정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중동 방문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고유가를 잡을 수 있는 걸프 산유국들의 추가 증산이 필요한 가운데서 이뤄진 것이다. 중동 방문을 떠나기 직전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에너지 공급을 늘리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며 원유 증산을 시사하기도 했다. 특히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는 OPEC 국가 중 석유 증산 여력이 있는 산유국으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사우디와 미국의 증산 논의는 합의되지 못했고 오히려 사우디는 미국의 친환경 정책을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사우디의 실세로 꼽히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주요 에너지원을 배제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비현실적인 정책을 채택하면 앞으로 몇 년 동안 전례 없는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가격 인상, 실업 증가, 심각한 사회 및 안보 문제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는 이미 최대 생산 능력치인 하루 1300만 배럴까지 증산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를 넘어서는 추가 생산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관심을 모았던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도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르한 외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에서 이스라엘과 '연합 방위'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에서 출발한 항공기의 사우디 영공 통과를 허용한 것과 관련해서도 파르한 장관은 외교 관계와 상관없는 조치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사우디 당국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이스라엘을 포함 모든 민항기가 자국 영공을 통과해 비행할 수 있게 했다. 그간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의 이슬람권 국가 대부분은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아 이스라엘에서 출발한 항공기의 영공 통과를 금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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