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부발전, 여름철 전기생산 오히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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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2-07-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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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소 설비용량 1만756MW...전력피크에 327MW 감소

  • 계절적 출력감소에 친환경 성능개선공사 진행으로 공급↓

  • 산업부·환경부 엇박자에 발전 업계는 눈치보기 중

한국중부발전 본사 [사진=한국중부발전]

정부의 여름철 전력 수급 대책에도 불구하고 발전 공기업 가운데 한국중부발전 전기 생산량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바로 무더위 수요 급증에 따른 전력난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전력업계에서는 환경부가 주도하는 친환경 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전력 수급 계획이 엇박자를 내면서 전력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아주경제가 단독 입수한 중부발전 '2022년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 발전설비 안전운영 대책'에 따르면 올여름 전력피크 대비 공급능력 확보량은 1만429㎿(메가와트)다.

중부발전은 평상시 설비용량 1만756㎿에 더해 비상시 추가 공급 398㎿를 확보했다. 설비 용량이란 해당 발전사가 모든 발전설비를 동원해서 생산할 수있는 전력 규모를 의미한다.

중부발전이 추가 공급량 확보에 나섰지만 계절적 출력 감소와 친환경 성능개선공사로 공급량이 각각 225㎿, 500㎿ 줄어들면서 평소 설비용량보다 공급능력이 오히려 32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가 여름철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해 공급능력 확대 대책을 내놓은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계절적 감소는 대기 온도 상승에 따라 복합 가스터빈 출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발생한다. 또한 중부발전은 현재 보령 4호기에 대한 친환경 성능개선공사를 올해 12월 중순까지 진행 중이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정부가 성능개선공사 기간을 조율하고 진행 여부 등을 관리한다”며 “장기간 사업이 계획되면 전력 수요가 높은 여름철이라도 진행이 불가피하다 보니 예비 전력 확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사실상 산업부와 환경부 정책 사이에서 고충을 겪는 모양새다.

주무 부처 눈치를 봐야 하는 타 발전공기업 사정도 마찬가지다. 발전사들은 사업 명칭은 다르지만 정부 주도로 친환경을 목적으로 하는 설비 개선 사업을 진행 중이다. 환경부가 주관하는 해당 사업 내용은 발전소가 위치한 지역 광역자치단체 조례에 따라 마련돼 산업부를 거쳐 각 산하 발전공기업이 실행하게 된다. 본지는 관련 사업들에 대한 자료를 각 발전공기업에 요청했으나 영업상 대외비를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다만 친환경 설비개선사업을 진행 중인 한 발전공기업 관계자는 “환경부가 인허가 과정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맞추다 보면 산업부가 총괄하는 전력 수급 계획 등과 배치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정책상 혼선을 인정했다. 다른 발전공기업 관계자도 "발전업종은 예비전력 확보를 위해 촘촘한 할당량 관리가 필요하다. 관련 부처가 열린 자세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해당 부처들은 각 기관 재량일 뿐 친환경 설비개선사업 계획과 전력 수급 능력은 무관하다고 말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설비 개선 기한을 정하고 나면 코로나19나 물류 대란 등 사유가 아니면 그대로 진행된다"며 "전력 수급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설비 개선 계획에서 전력 수급을 감안하는 것은 발전소 몫"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러한 '핑퐁 행정'에 여름철 전력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산업부는 올여름 전력수요가 지난해보다 최대 4.6GW(기가와트)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공급능력은 0.2GW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예상 예비력은 최소 5.2GW로 전력수급 비상 1단계인 '준비' 수준까지 내다봤다. 산업부가 예상한 전력 수요 절정 시기인 8월 둘째 주에 더위가 더 심화되면 비상 단계는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전력수급 비상단계 돌입 사례는 2013년 8월이 마지막이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이전 정부에서 석탄화력발전을 강도 높게 제한하면서 전력 수요가 늘어나도 환경을 위한 보수나 예방 정비로 인한 가동률 감소가 있었다”며 “관계 부처는 책임을 지고 가동률을 신축성 있게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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