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선거 전 집회·모임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조항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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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입력 2022-07-2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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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회 균등·선거의 공정성의 확보는 국민적 열망"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선거 기간에 집회를 금지하는 현행 공직선거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1일 '누구든지 선거 기간에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향우회나 종친회 등 그 밖의 집회나 모임을 개최할 수 없다'고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03조 3항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을 재판관 6(위헌)대 3(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선거의 공정성이나 추상적인 위험성을 들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집회나 모임을 전면·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어렵다"며 "입법자는 선거의 공정성을 위해 집회의 자유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해도, 입법 목적 달성 등이 구체적이고 명백한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수단을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선거 기간 일률·전면적 집회 금지...재판관 6인 "침해의 최소성 반해"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진행자였던 방송인 김어준씨와 주진우 기자는 서울과 부산에서 토크 콘서트를 연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공직선거법 제103조 3항 위반이다. 김씨 등은 1심에서 각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지난 2018년 해당 법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김씨 등은 공직선거법 103조를 놓고 "선거기간 동안 부당한 파벌이 형성되고 여론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만으로 정치적인 집회를 모두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이라면서 "일괄적으로 집회 자체를 금지할 게 아니라, 그에 따라오는 매수행위 등 위법행위를 직접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집회·모임이 실질적으로 선거과정이나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여부에 관계없이 선거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면 금지된다"면서도 "규제가 불필요하거나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도 있는데 일률·전면적으로 금지하니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결정했다. 
 
재판관 3인 "'과잉금지원칙' 위배 아니다"
반면 이선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집회의 자유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반대(합헌) 의견을 냈다. 

이들은 이어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 제103조 3항은 선거운동의 부당한 경쟁과 후보자들 사이의 불균형을 막고 선거의 공정성을 침해하는 행위를 차단하고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보장한다. 

또 집회 등을 무제한으로 허용하면 선거운동의 부당한 경쟁을 초래하고, 무분별한 흑색선전이 될 우려가 크다고 봤다. 아울러 헌재는 "(해당 조항이 없으면) 공직선거법상 규제들은 사실상 무의미해지고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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