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 보릿고개] 금리 인상발 거래절벽 재도래...올 상반기 전국 아파트 거래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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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2-08-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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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최근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부동산시장의 매수 심리가 위축되며 거래절벽 현상이 길어지고 있다.

◆상반기 전국·서울 아파트 매매 역대 최저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 일자 기준)는 18만413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같은 기간 기준으로 가장 적은 수준이다. 

연도별로 6월까지 아파트 매매량이 20만건을 밑돈 것은 올해와 2019년(19만8182건)뿐이었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올해 전국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2020년 당시의 45만2123건과 비교하면 59.3%나 쪼그라들었다. 

특히 같은 기간 서울의 아파트 매매량은 4만8298건에서 9931건으로 79.4%나 줄었으며, 전체 주택 매매량 중 아파트 거래 비중 역시 올해 28.4%로 급감해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아파트뿐 아니라 전체 주택 역시 거래량도 이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6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의 주택 매매량은 총 31만26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5만9323건)과 비교했을 때 44.5%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2만383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5% 감소했고, 지방은 18만6429건으로 33.7% 줄었다. 수도권 중 서울에선 전년 동기 대비 52.0% 감소한 3만4945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전국의 주택 매매량은 총 5만304건으로 집계됐다. 전월인 5월(6만3200건) 대비 20.4%, 전년 동월(8만8922건) 대비로는 43.4% 감소한 수치다.

수도권은 2만1704건으로 집계돼 전월과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7.5%와 48.3% 감소했다. 2만8600건의 거래가 발생한 지방의 경우 각각 22.5%와 39.0% 감소했다. 서울의 경우 6617건의 거래가 발생했으며, 이는 전월(7664건)과 전년 동월(1만1721건) 대비 각각 13.7%와 43.5%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지난 6월과 올 상반기 주택 거래량은 최근 5년 동안의 추이와 비교했을 때 대체로 절반 아래로 떨어져 최근 완연한 거래절벽 현상을 나타냈다. 

6월 기준으로 전국의 주택 거래량은 최근 5년 대비 43.5%나 줄었으며, 수도권과 서울은 각각 53.5%와 55.6%나 급감했다. 상반기 전체로 따지면 전국은 35.1% 줄었지만, 수도권과 서울은 각각 49.7%, 54.4%나 줄었다. 
 

월별 전국과 서울의 주택 매매 거래량 [자료=아주경제 DB]

◆역대급 기준금리 인상에 매수심리 위축 심화

이처럼 전국과 서울의 주택 거래량이 약 2년 동안 극적인 차이를 보인 것은 기준금리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직후였던 2020년 상반기는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초저금리 시대에 진입했던 시기다. 당시 각국 중앙은행은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앞다퉈 기준금리를 0%대로 내리며 시중에 자금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이러한 유동성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전체 자산의 가격이 폭등했다. 국내 부동산시장 역시 매매 건수가 폭증하고 가격이 급등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는 각국의 기준금리 정상화 행보가 본격화하는 시기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며 통화정책 전환을 준비해왔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나 한 번에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자 한국은행 역시 지난 13일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나 올리는 '빅 스텝'을 밟았다. 

그럼에도 국내외에선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며 전체 자산시장의 투자 심리는 크게 위축한 상황이다. 국내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매매시장의 매수심리 역시 위축하며 거래가 끊기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하는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월 4주(25일)를 기준으로 전국이 10주 연속, 서울은 12주 연속 하락 중이다. 

7월 4주 서울 아파트의 매매수급지수는 85.0까지 하락하며 2019년 7월 15일(85.6) 이래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한강 이북의 강북권역은 79.2로 주저앉으며 2019년 7월 1일 이후 처음으로 70대에 진입했으며 강남권역(90.6) 역시 90선 붕괴가 임박한 상황이다. 

아파트의 수급 동향을 알 수 있는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기준으로 이를 밑돌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은 공급 우위 상태의 시장으로 풀이할 수 있다. 100을 넘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건설사 이중고'에 공급 부족 우려...미분양 증가·원자재 가격 영향 착공 감소 

한편 최근의 부동산시장 위축은 향후 주택 공급에도 여파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최근 전국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며 건설사의 부담은 가중한 한편,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착공과 분양 물량은 줄어든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집계에 따르면 6월 말을 기준으로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2만7917가구로 전월 대비 2.0%(535가구) 증가했다. 전국적으론 소폭 증가에 그쳤지만, 수도권에선 급증한 상태다. 같은 기간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4456가구로 한 달 새 25.1%(893가구) 늘어났다.

특히 서울의 미분양 물량은 719가구로 전월 대비 4.5% 증가에 그쳤지만,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5월 37가구에서 6월 215가구로 481%나 증가해 5배 이상 폭증했다. 수도권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 역시 837가구로 집계돼 전월보다 46.1% 늘어났다. 

이 여파에 공동주택 분양 실적도 올해 상반기 전국 11만6619가구로 작년 상반기 15만9673가구 대비 27.0% 감소했다. 서울은 3747가구로 작년 상반기 대비 33.3% 감소했고, 수도권은 5만5868가구로 같은 기간 대비 26.4% 줄었다. 지방은 6만751가구로 27.5% 감소했다.

유형별로는 일반분양 실적이 9만2710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0.7% 감소했고, 임대주택은 1만911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56.1% 감소했다. 조합원분은 1만2998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7.4% 감소했다.

미분양 증가로 건설사의 수익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착공 감소세도 이어져 향후 아파트 공급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1∼6월 전국의 아파트 착공 실적은 13만9759가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0.1% 줄었고 아파트 외 주택(4만8690가구) 역시 29.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주택 전체의 착공 실적은 18만8449가구로 전년 동기 26만9289가구 대비 30.0%(8만840가구)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서울의 주택 착공 실적은 3만5327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9% 늘었지만, 수도권과 지방은 각각 10만787가구와 8만7662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5.8%와 34.3% 감소했다.
 

월별 전국 분양실적 추이와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 [자료=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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