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업계 체질 개선] SK네트웍스, '脫상사' 외치더니...예상보다 빠른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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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2-08-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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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렌털 중심 사업모델… 영업익 39%↑

  • 블록체인 등 신사업 모색… M&A 기대

종합상사를 탈피하겠다던 SK네트웍스의 노력이 점차 빛을 보고 있다. 트레이딩(중개 무역)을 주력으로 수익을 내온 SK네트웍스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빠르게 체질 개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회사를 중심으로 한 종합 렌털은 회사의 핵심 사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세가 전망되는 구독경제 시장에 견줘 향후 렌털 사업이 ‘캐시 카우(수익 창출원)’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사업 발굴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2025년 100兆 구독경제 시장…‘렌털’ 중심 포트폴리오 통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의 렌털을 중심으로 구축한 비즈니스 모델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2분기 매출 2조1437억원, 영업이익 377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각각 15.7% 줄고, 38.9% 증가했다.
 
매출이 소폭 감소하긴 했으나, 철강 트레이딩 사업의 중단 등에 따른 영향을 고려하면 전체적인 실적이 개선됐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철강 트레이딩을 실시하고, 지난달부터 중단했다. 체질 개선과 함께 수익이 안 되는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다.
 
SK네트웍스는 “단기적으로는 매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 성장 사업 중심의 수익성 및 재무구조 개선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실제 SK네트웍스가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렌털 분야는 성장세가 예견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은 2016년 기준 25조9000억원에서 2020년 40조1000억원으로 약 54.8% 성장했다. 또 2025년에는 100조원까지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5년 만에 2배 이상 확대되는 수준이다.
 

SK네트웍스 본사[사진=SK네트웍스]

주유소 매각 후 2년…블록체인 등 신사업 모색, 현금 1조원 축적

2020년 12월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을 선언한 뒤 회사는 다방면으로 새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만 해도 뇌 회로 분석 기업 엘비스, 친환경 대체 가죽 기업 마이코웍스, 전기차 충전 기업 에버온 등 다수 기업에 잇따라 투자를 단행, 신성장 동력을 찾고 나섰다.
 
특히 블록체인 분야에서의 행보는 주목할만하다. 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가 향후 SK그룹 내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앞장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지난 2월에는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가 설립한 창업 투자 회사 해시드벤처스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이에 따라 해시드는 SK그룹 계열사의 블록체인 사업 주요 협력 파트너의 역할을 하게 됐다.
 
또 일각에서는 SK네트웍스가 본격적인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들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교통 솔루션 전문회사인 에스트래픽과 함께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올 하반기 전기차 인프라 투자에 나설 예정이란 것이다. 다만 SK네트웍스 관계자는 “결정된 바 없다”라고 짧게 답했다.
 
SK네트웍스가 신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지속해서 얘기가 나오는 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비주력 사업은 정리하면서도 대형 M&A는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20년 보유하고 있던 직영주유소 324개를 1조300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2595억원에 달한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사진=SK네트웍스]

하반기 워커힐 ‘개선세’ 지속은 관건…최성환 총괄, M&A 향배 주목

당장에 올해 2분기 실적이 개선세를 나타냈다고 해도 관건은 워커힐이다. 워커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그간 큰 폭의 적자를 내왔으나, 올해 2분기 영업손실 12억원으로 적자가 크게 줄며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SK네트웍스 전체 실적도 함께 상승세를 나타낸 것이다.
 
이번 2분기 워커힐의 매출은 5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늘었다. 영업손실도 같은 기간 89억원에서 약 77억원 줄어들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경기침체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하반기 워커힐의 실적이 다시 나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오른 최성환 사업총괄의 역할이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M&A 대상을 물색하는 데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업총괄로서 산하에 신성장추진본부를 둬 투자 관리와 M&A 업무도 맡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지누스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사회에서 최종 결렬되기도 했다. 당시 지누스의 매트리스 등을 렌털 품목으로 추가하는 방안이 점쳐졌던 만큼 향후 M&A는 SK매직, SK렌터카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유력하다는 평가다.
 
한편 업계는 최 사업총괄이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본다. 회사 내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SK네트웍스 지분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1.89%에 그쳤던 지분율은 지난달 기준 2.58%까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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