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메이저 우승으로 향하는 전인지, 막아선 시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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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2-08-05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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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6회 AIG 여자 오픈 1라운드

전인지가 8월 5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걸랜의 뮤어필드에서 처음 개최된 로열앤드에이션트골프클럽(R&A) 주관 제46회 AIG 여자 오픈(총상금 73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4개(4·5·12·17번 홀), 보기 1개(15번 홀)로 68타(3언더파) 공동 5위에 위치했다.

AIG 여자 오픈 1라운드 티잉 구역에서 드라이버로 티샷 중인 전인지. [사진=AP·연합뉴스]

◆ 4번째 메이저 우승으로 향하는 전인지

2012년 프로골퍼로 전향한 전인지는 2015년 7월 US 여자 오픈에서 양희영을 한 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 대회에서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첫 승이자, 메이저 첫 승을 기록하는 순간이다.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은 그리 멀지 않았다. 2016년 9월 프랑스 에비앙레벵에서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한국 선수들에게 친숙한 코스다. 산악 지형에 정확도를 중시한다. 전인지는 이곳에서 태극기를 두르고, 우승컵에 입 맞췄다. 

2년 연속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주목받았다. 그런 그에게 슬럼프가 왔다.

연장 승부로 가면 빈번히 패배했다. 2017년 매뉴라이프 LPGA 클래식과 2018년 킹스밀 챔피언십(현 퓨어 실크 챔피언십)에서는 에리야 쭈타누깐에게 우승컵을 넘겨줬다.

전인지의 흐름이 돌아온 것은 2018년 국내에서다. 당해 10월 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그는 수만 갤러리 앞에서 녹색 상의를 입고 하이 파이브를 하며 우승을 향해 나아갔다. 환한 미소를 유지하면서다. 너무나 긴 하이 파이브에 "팔이 아픈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당당하게 고려청자 우승컵과 청색 도포를 둘렀다.

메이저 대회는 아니지만, 약 2년 만에 LPGA 투어 3번째 우승을 쌓았다. 재기의 발판으로 삼기 좋았다.

이후에는 우승이 없다가 흐름이 좋아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2021년) 10월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다.

캐디(딘 허든)와의 호흡, 퍼트 감각 등이 뛰어났다. 그린 위 깃대와의 다양한 거리에서도 홀 속에 공을 뚝뚝 떨궜다. 해설 부스에서 나온 박원 해설위원도 그 모습을 보기 위해 전인지를 따라 그린으로 향할 정도였다.

좋았던 흐름은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어졌다. 올해 6월이다.

호주 동포 이민지, 렉시 톰프슨 등을 1타 차로 따돌리고 283타(5언더파)로 3번째 메이저 우승을 쌓았다.

지금까지 전인지가 우승한 메이저는 5개 중 3개다. 남은 메이저는 AIG 여자 오픈과 셰브런 챔피언십(전 ANA 인스피레이션)이다.

5개 중 4개를 우승한다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성공한다.

전인지는 이날 선전으로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페어웨이에는 14번 중 9번, 그린에는 18번 중 10번 올렸다. 티잉 구역에서는 244야드(223m)를 날렸다. 퍼트 수는 26개로 좋은 감각을 유지했다. 샌드 세이브는 100%(2/2)다.

쇼트 게임 감각이 좋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링크스 코스에서는 우승을 위한 필수 요소다.

전인지는 "경기 시작 전에 바람이 많이 불었다. 비도 왔다.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다. 그런데 다행히 비가 멈췄다. 좋은 동반자들과 함께 플레이해서 성적이 잘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람이 강하다. 바람과 함께 멘탈(정신력)이 날아가버리면 점수가 뚝 떨어진다. 정신력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링크스 코스라 바람을 맞으면서 플레이하는 게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전인지의 컨디션은 좋은 상태다. 에너지를 다 쏟아 부울 정도다. 대회 준비도 잘했다. 대회 이후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에 신났다.

약간 들뜬 모습이 메이저 대회 관련 질문으로 차분해졌다.

"메이저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나 역시 좋을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과 일본 등을 포함해 총 8승이다. 자신에게도 감사하다. 어려운 코스에서 도전 정신이 불타오른다. 링크스는 익숙하지 않지만, LPGA를 통해 여러 번 경험했다. 경험을 살려 보겠다. 이번 대회도 잘 마무리하고 싶다."
 

환하게 웃는 시부노 히나코. [사진=R&A]

◆ 2019년 영광 되찾으려는 시부노 히나코

시부노 히나코는 2019년 8월 AIG 여자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었다. 

일본 역사상 1977년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히구치 히사코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우승자로 기록됐다.

일본 공항은 시부노를 환영하는 인파로 가득했다. 탄탄대로를 걸을 것 같았던 시부노는 LPGA 투어 진출을 포기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집중하겠다는 의미였다. 이후 JLPGA 투어에서는 4승을 추가했다.

그런 그가 지난해 말 퀄리파잉(Q) 시리즈를 통해 올해 LPGA 투어 카드를 받았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4개 대회에서 컷 탈락 등 제대로 대회를 마치지 못했다. 순위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60대 타수보다 70대 타수가 더 많았다.

그랬던 그가 AIG 여자 오픈 1라운드 순위표 맨 윗줄을 선점했다. 

버디 8개, 보기 2개로 65타(6언더파)를 스코어 카드(기록표)에 적었다.

제시카 코다와는 1타 차 1위다. 시부노는 페어웨이에 14번 중 12번, 그린에 18번 중 15번 올렸다. 티잉 구역에서는 261야드(238m)를 날렸다. 퍼트 수는 28개로 준수했고, 벙커에는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시부노는 "퍼트가 잘 된 것은 오랜만이다. 솔직히 조금 무서웠다. 2년 전 로열 트룬에서 뛰었을 때 강풍이 불었다. 정상에 오르는 것이 그리웠다"고 말했다.

전인지와는 3타 차다. 두 선수의 기록을 비교하면 롱 게임은 시부노가, 쇼트 게임은 전인지가 우위다.

2위 제시카 코르다는 66타(5언더파)를 기록했다.

"골프 코스에서 옆 바람이 부는 곳이 있다. 공을 착지할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든 것이 좋다. 17번 홀 이글은 20피트(6m) 정도 거리의 퍼트였다. 단박에 홀에 들어갔다."
 

코스를 공략 중인 박인비. [사진=AP·연합뉴스]

◆ 전인지를 따르는 한국 선수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여름올림픽 골프 부문 여자부 금메달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박인비는 69타(2언더파) 공동 10위로 하루를 마쳤다.

경기 후 박인비는 "오늘 바람도 좀 불고 아침에 비도 좀 와서 쉽지 않은 컨디션이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플레이가 굉장히 좋았다. 후반 9홀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벙커 샷이 굉장히 좋았다. 스코어를 줄일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혜진도 69타(2언더파)를 때리며 박인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유소연과 지은희, 김아림은 70타(1언더파) 공동 13위, 이정은6와 김인경은 71타(이븐파) 공동 26위, 박성현과 최운정은 72타(1오버파) 공동 44위, 김효주와 홍정민은 73타(2오버파) 공동 56위다.

144명이 출전한 이 대회는 2라운드 결과 상위 65위(동률 포함)가 3·4라운드로 향한다.

현재 커트라인(합격선)은 73타(2오버파)로 공동 56위가 마지노선이다. 선수는 총 73명이다. 2라운드 결과 본 대회 본선 진출자가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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