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 커진 광화문광장…푸르른 시민 쉼터, 호평 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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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2-08-0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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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광장 재개장, 시민·외국인으로 북적

  • 아스팔트 걷어내고 녹지 면적 3배 늘려

  • 샘물탁자·터널분수·역사물길…볼거리 풍성

  • 광장 내 집회·시위 금지 놓곤 갑론을박 중

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서울 광화문광장 개장 사흘째인 8일 오전 11시.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한 월요일이지만 광장을 찾은 시민들의 발걸음은 분주했다. 시민들은 새롭게 탈바꿈한 광장 이곳저곳을 둘러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는 가족 단위 방문객부터 경복궁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는 외국인 등 광장을 찾은 연령과 인종도 다양했다.

광화문광장이 1년 9개월 만에 시민 품에 돌아왔다. 새 단장을 마친 광장의 첫 인상은 '도심 속 공원'이다. 기존 광장은 도심 속 외딴섬을 방불케 했다. 10차선 차도 사이에 박혀 있는 모습이다 보니 광장을 두고 '거대한 중앙 분리대'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세종문화회관 앞 차로를 없애면서 광장은 보행로와 이어지게 됐다. 외딴섬이란 오명을 씻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광장의 총면적(4만300㎡)은 종전(1만8840㎡)보다 2.1배 더 넓어졌다. 광장 폭도 35m에서 60m로 확대됐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자동차 경적이 끊이지 않던 세종문화회관 앞도 이날은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페달 소리와 시민들의 수다 소리로 채워졌다.
 

세종문화회관 인근에 설치된 샘물탁자에서 바라본 세종대왕 동상. [사진=홍승완 기자]

얼룩말 같은 횡단보도와 검은색 아스팔트 도로가 사라진 자리는 녹지로 조성됐다. 세종문화회관 앞 보도에서 바라본 경복궁은 담벼락이 울창한 나무들에 다 가려질 정도였다. 실제로 광장 내 녹지는 전체면적의 4분의1 수준인 총 9367㎡로 종전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새로 심어진 나무 5000여 그루는 시민들이 잠시 쉬어갈 넓은 그늘을 만들어 줬다. 

광장을 찾은 이들의 무더위를 식혀 줄 수경시설도 눈에 띄었다. 광장 곳곳엔 샘물탁자와 터널분수, 역사물길 등 총 8개의 수경시설이 설치됐다. 세종문화회관 입구 인근 샘물탁자를 찾은 한 어르신은 분수에 흐르는 물로 땀을 닦아내며 더위를 식히기도 했다.

광장 전체를 관통하는 역사물길도 걷는 재미를 만들어준다. 경복궁 앞 육조마당에서 이순신 동상 방향으로 흐르는 212m 길이의 역사물길엔 1392년 조선 건국부터 2022년 제20대 대통령 윤석열 취임까지의 역사가 시간 순으로 새겨져 있다.
 

1392년 조선 건국부터 2022년까지의 역사가 새겨진 역사물길. [사진=홍승완 기자]

광화문광장의 설계를 총괄한 조용준 서울시 공공조경가는 "집회만을 위한 공간보단 일상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숲이 있어 근처 카페에서 음료를 가져와 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 광장은 휴식을 강조하면서도 예전의 모습을 존중하고 보존하고자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향후에는 광화문광장 내 혹은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나 시위를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시가 전문가들로 이뤄진 '광화문 자문단'을 구성해 시위 행사가 최대한 열리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심사하겠단 방침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여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는 해당 방침이 헌법상 집회·시위 자유를 침해하는 위법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어 해당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을 걷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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