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폭탄에 수도권 '아비규환'…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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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2-08-0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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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년 만의 기록적 폭우에 물바다 된 수도권

  • 지하철 잠기고, 도로는 침수...강남선 '정전'

  • 사망사고도 잇따라...반지하 살던 일가족 참변

폭우로 파손된 도로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비가 쏟아져 곳곳이 물에 잠기고 열차가 멈추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기준 중부지방 강수량은 서울(기상청) 380㎜, 광명 316.5㎜, 인천(부평) 242.5㎜, 부천 242㎜, 경기 광주 238㎜, 철원(동송) 158㎜ 등이다. 이날 비는 8일 오전 10시~오후 1시에 집중됐다가 오후 8시를 기점으로 다시 쏟아졌다. 전날 서울에는 오후 9시 5분까지 1시간 동안 비가 141.5mm가 내렸다. 이는 서울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인 118.6mm(1942년 8월 5일)를 80년 만에 넘어선 수준이다.

중부지방에 80년 만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는 혼란에 빠졌다. 먼저 한강 이남 노선인 지하철 2·3·7·9호선이 침수돼 시민들의 발이 묶였다. 7호선은 상도역과 이수역, 광명사거리역, 3호선은 대치역, 2호선은 삼성역, 사당역, 선릉역이 침수됐다. 특히 9호선 동작역은 침수로 아예 역사를 폐쇄했으며, 노들역~사평역 구간은 운행이 중지됐다. 이들 노선의 일부 역에선 캐노피 천장과 환승 통로, 역사 벽체 등에서 누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 폭우, 수해방지판 긴급설치 [사진=연합뉴스]


도로 상황도 녹록지 않았다. 특히 저지대인 강남과 서초 지역은 강물이 들어찬 듯 도로가 물에 잠겼다. 강남역 일대는 하수 역류 현상이 발생해 차도가 모두 물에 잠겼고 양재역 일대도 차량 바퀴 일부가 물에 잠길 만큼 물이 차올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 커뮤니티엔 차 위에 올라앉아 비가 멈추기만을 기다리는 한 직장인의 사진도 공유됐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서초동 현자'라고 불렀다.
 

서울 서초동에서 침수된 차량 위로 올라가 몸을 피하고 있는 한 남성의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전 신고도 잇따랐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50분께부터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는 신고가 집중적으로 들어왔다. 한전 측은 "대부분 건물 수전설비가 지하에 있다 보니 폭우로 침수돼 전기적인 불량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전 선로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밤사이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서울 신림동 반지하에 사는 일가족 3명이 숨지기도 했다. YTN 보도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다세대 주택 반지하가 물에 잠기면서 이곳에 살던 48세 여성과 47세 여성, 13세 어린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 40대 여성 두 명은 자매 관계이며 13세 어린이는 자매 중 한 명의 딸로 알려졌다.
 

폭우에 잠긴 도로 [사진=연합뉴스]


전날 오후 11시 40분께 경기 광주시 목현동에선 "사람이 물에 휩쓸려 떠내려간 것 같다"는 신고가 있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일대를 수색하다가 이날 0시 15분께 주변 한 아파트 앞에서 숨진 채 쓰러져 있는 30대 여성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런 폭우가 한차례 더 남아있단 점이다. 기상청은 수도권과 강원내륙·강원산지·충청북부·경북북서내륙에 오는 10일까지 100~250㎜의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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