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에 침수차 속출...車 수급 불균형 '엎친 데 덮친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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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2-08-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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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중부지방을 덮친 기록적인 폭우에 침수 차량이 속출했다. 기상청은 이번 폭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보하고 있어 추가적인 침수 차량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자동차 출고 문제와 맞물리면서 수요 불균형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 ‘물폭탄’에 또다시 대규모 침수 차량 발생
지난 8일 수도권에 쏟아진 물폭탄으로 인해 한강 이남을 중심으로 차량 침수 피해 규모가 대거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낮부터 인천·부천·부평 지역에는 홍수 피해가 발생했고, 저녁과 밤에는 서울 강남·서초구 등에서 피해 규모가 늘어났다.

9일 손해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를 기준으로 국내 손해보험사 12곳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 건수는 4791건, 손해액은 약 658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4대 보험사에만 4072건이 집중됐다.

아직 피해 집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비로 인한 차량 침수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역시 10일까지 폭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피해 건수와 손해액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이번 비가 ‘2차 장마’라고 불릴 만큼 올해는 정체전선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앞서 6월에도 경기 남부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중고차 단지가 물에 잠기기도 했다. 이번 폭우도 수입차가 많은 서울 강남·서초 지역에 집중돼 대규모 피해가 우려된다. 또 한꺼번에 다수 차량이 피해를 입은 만큼 이를 대체할 차량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가 침수 차량으로 뒤엉켜 있다.[사진=연합뉴스]

“가뜩이나 새 차 구하기도 어려운데”···車 수요 일시적 증가 가능성
침수 차량은 일반적으로 대규모 수리를 진행하거나 폐차 수순을 밟는다. 이동 수단이 갑자기 사라진 소비자는 차량이 급하게 필요해진다. 9일 오후 2시까지 침수 피해가 5000건 가까이 접수된 만큼 차량 수요가 일시적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이번 비로 국내 자동차 생산 공장에 대한 피해 사례는 아직 접수된 바 없어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전망이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출고가 밀려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기아 인기 차종은 물론이고 수입 인기 차종도 상황에 따라 최장 18개월까지 기다려야 신차를 넘겨받을 수 있다.

지금 당장 이동 수단이 없는 피해 차주들은 신차를 주문하더라도 1년 이상 기다려야 새 차량을 받을 수 있다. 침수된 차를 수리하더라도 수리비가 만만치 않으며, 추후 잔고장 가능성이 커 침수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러한 상황에 렌터카 수요가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번 피해가 부유층이 밀집한 서울 강남에 집중되면서 렌터카 업체 간 고급차·수입차 조달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렌털 업계 관계자는 “이번 폭우 이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휴가철 등의 영향으로 단기 렌트 수요가 급증해 그쪽으로 물량을 집중하고 있었다”며 “보험대차나 신차 대기 등의 사유로 개월 단위나 1년 정도의 중기 렌트는 찾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례처럼 다수의 차량이 동시에 피해를 본 경우 당장 탈 수 있는 차량을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침수 피해가 강남에 집중됐는데, 고급차 피해가 많다면 문제는 좀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고차, 침수차 사기 주의보···꼼꼼히 살펴 피해 막아야
업계 일각에서는 대규모 차량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추후 중고차 시장에 침수 차량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중고차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침수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중고차로 넘기는 침수 차량 사기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기본적인 침수 차량 확인 방법에는 차 문을 열었을 때 실내에서 악취가 나는지 살펴봐야 한다. 앞뒤 좌석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서 오염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침수 차량 식별 방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안전벨트가 연식·주행거리와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새것처럼 보여도 침수에 의한 교체를 의심할 수 있다.

엔진룸 내 퓨즈 박스를 비롯한 전기 계통 부품과 배선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해당 부품 역시 지나치게 새것이라면 침수 이후 교체됐을 가능성이 크다. 침수 피해로 인해 보험사에서 보상받은 침수차는 보험개발원 자동차이력정보서비스 ‘카히스토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업체에 따라 침수 차량 보상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도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며 “케이카 등 일부 기업은 7~8월에 운영하는 해당 서비스 기간에 대해 연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 쌍용차 등은 이날 침수 차량 특별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는 '수해 차량'이 전국 직영 서비스센터나 블루핸즈(현대), 오토큐(기아)로 입고 시 수리 비용을 최대 50% 할인해준다. 현대차는 수해 차량 차주가 렌터카를 이용할 때 최장 10일간 렌터카 비용 50%를 지원하며, 기아는 고객이 수해 차량을 폐차하고 기아 차량을 재구매하면 최장 5일 동안 무상으로 렌터카를 제공한다. 

쌍용차는 10월 31일까지 전국 서비스네트워크에 지역별로 수해 차량 서비스전담팀을 운영하고 전담 작업장을 마련해 수해 차량을 상대로 특별정비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차보험 미가입 차량은 총수리비(공임 포함) 중 40%를 할인받을 수 있다. 
 

9일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일대에 전날 내린 폭우로 침수됐던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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