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총력전] 식용유 1년 새 55.6% 껑충...추석 상차림 물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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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2-08-0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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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품 물가, 1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 보여

  • 3분기 물가 상승세 지속 전망...장바구니 부담 가중

  • 민생안정대책 고심...특별관리 품목 늘리고 취약계층 지원

8월 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른 추석을 앞두고 밥상 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물가 고공행진에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 마련을 두고 고심 중이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내주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밥상 물가는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는 중이다. 통계청이 국가통계포털(KOSIS)을 통해 밝힌 7월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지수는 113.12로 1년 전 대비 8.0% 증가했다. 통계청은 해당 물가지수를 2020년 기준 100으로 보고 있다.

식품 물가는 지난해 2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특히 식용 유지는 34.7%, 채소·해조류는 24.4%씩 오르는 등 가공식품과 신선식품 물가가 크게 올랐다.

품목별로는 식용유 가격이 1년 전보다 55.6%, 밀가루는 36.4%, 부침가루는 31.6%씩 올랐다. 이외 국수(32.9%), 라면(9.4%), 빵(12.6%)과 햄·베이컨(8.0%), 기타 육류 가공품(20.3%) 등 소비량이 높은 가공식품류 가격도 증가세를 보였다.

추석에 수요가 높아지는 품목도 줄줄이 가격이 뛰어올랐다. 배추와 무는 각각 72.7%, 53.0%씩 급등했다. 수입 쇠고기(24.7%), 돼지고기(9.9%), 닭고기(19.0%) 등 축산물도 물가 오름세를 가중시켰다.

밥상에 자주 오르는 오이와 시금치는 각각 73.0%, 70.6%씩 급등했다. 상추(63.1%), 부추(56.2%), 미나리(52.0%), 파(48.5%), 양배추(25.7%) 등 주요 채소류도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폭염 여파로 폭등세를 보였다.

최근 생산량이 감소한 양파(18.8%), 마늘(11.7%), 감자(41.1%) 등도 높은 가격대를 형성 중이다.

당분간 서민 장바구니 부담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원재료 수입단가 상승세 여파로 식품업계도 가격 상승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롯데제과는 햄 등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9.0% 올린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외 빙그레, CJ제일제당, 동원F&B 등도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제곡물 2022년 8월호'를 통해 3분기 밀, 옥수수, 쌀 등 곡물 수입단가가 2분기보다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3분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169.6으로, 직전 분기 대비 12.3% 하락했다”며 4분기에도 직전 분기(3분기)보다 1.2%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3분기에 우크라이나 사태, 미국의 파종 지연 등 여파로 국제 곡물가격이 2분기 계약 물량이 추가되면서 식용 곡물 수입단가 지수가 식용의 경우 2분기보다 15.9%, 사료용은 16.6%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8월 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치솟는 물가에 대응해 수입품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추는 할당관세를 적용 중이며 해당 품목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여느 때보다 추석이 빠르고 고물가 등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맞는 명절인 만큼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비상한 시기인 만큼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과감한 추석 민생 대책을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축산물에 할당관세 0%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대파, 사료용 보리보리·귀리·옥수수, 기름용 대두, 칩용 감자 등도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정부는 배추, 무, 양파, 마늘, 감자, 사과, 배, 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명태, 오징어 등 주요 농축수산물을 추석 성수품으로 분류해 따로 관리할 계획이다. 또한, 명절과 상관없이 가격이 급등한 품목들도 특별관리품목으로 추가 지정할 방침이다.

저장성이 부족해 수입이 어려운 배추, 무 등은 할당관세 효과가 작을 것으로 보여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다만, 정부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수입한 배추를 김치 등 배추 가공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공급하는 등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온·오프라인으로 발급했던 농축수산물 할인 쿠폰 발행도 확대될 전망이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추석 물가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농가 부담 완화를 위해 비료·사료비 등 생산비 절감을 지원하고 철저한 재해 대응을 통해 국내 생산이 안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공식품·외식 가격 인상 요인이 최소화되도록 할당관세 적용 품목 확대, 수입 밀가루 가격 인상 보조 등을 추진하고 가계의 물가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농축산물 할인쿠폰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교통·통신·의료·교육·주거비 등 취약계층 필수 생계비 지원 방안도 거론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명절 자금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등을 통해 신규 특별자금 대출·보증 공급 규모도 커진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추석을 앞두고 공급 확대 등을 통한 물가 안정 대책을 검토 중”이라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함께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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