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족쇄' 풀린 신동빈 롯데 회장...신사업·M&A 경영보폭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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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2-08-1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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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빈 회장, 특별사면 대상 포함...복권도 이뤄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 회장이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면서 그룹의 경영시계도 정상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신사업과 인수합병(M&A)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빈 회장, 집행유예 1년여 남겨두고 사면...'사법족쇄' 벗었다

12일 법무부는 8·15 광복절을 맞아 신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이로써 신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을 1년여 남겨두고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2019년 10월 국정농단 사건과 업무상 배임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의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그동안 신 회장은 사법적 꼬리표가 따라다니다 보니 운신의 폭이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8년 출소 이후 경영 활동을 이어왔지만, 내년 10월까지 집행유예 기간인 만큼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기업인에게 사법 리스크는 사업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새로운 동력 마련을 위해 인수합병(M&A)을 추진하려고 해도 거래 상대방이 '오너의 사법 리스크'를 문제 삼으면 협상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된다. 해외 출장 때도 일반인보다 절차가 복잡하다. 글로벌 네트워크 확보나 현장 경영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재계에선 '잃어버린 5년'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실제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 과정에 있었던 2017년과 2019년 당시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보복과 일본제품 불매운동 등으로 그룹이 위기를 맞았지만 적절한 시장 대응이 쉽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엔 2019년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선고가 나기 전이라서 해외 출장도 자유롭지 못했다.   

사드와 일본 제품 불매운동 문제는 롯데 자체 내 문제라기보다 정치적 문제가 결부된 사안인 점을 감안할 때 그 어느 때보다 신 회장의 역할이 중요했지만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처지여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롯데는 인수합병(M&A)를 통해 외형을 키우는 경영 방식을 띠고 있는 만큼 총수의 공백은 신사업도 올스톱됐다. 당시 지주사 전환도 미완으로 남았다. 

이 과정에서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유통 사업은 큰 타격을 받았다. 실적은 곤두박질 쳤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2019년 롯데쇼핑의 연간 영업이익은 4279억원이었는데, 2년 후인 지난해엔 2076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유통명가'의 위상이 흔들렸다. 롯데를 상징하는 신사업 부재로 재계 내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자료=금융감독원]


◆롯데 경영시계 빨라진다...신 회장, 글로벌 행보도 '주목'

이번에 신 회장의 복권이 이뤄진 만큼 롯데는 그룹 역량을 결집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신 회장 사면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신 회장과 임직원들은 글로벌 복합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의 경영시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발표한 향후 5년간 37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 이행을 통해 국내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신성장 테마인 헬스 앤 웰니스(Health & Wellness), 모빌리티(Mo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부문뿐만 아니라 화학·식품·인프라 등 핵심 산업군 투자도 집중한다.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본격화하기에 앞서 1조원 규모의 국내 공장 부지 후보군을 검토 중이다. 바이오 사업에서는 지난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미국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미국 생산공장을 인수한 바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롯데헬스케어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 구조를 구체화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4월 700억원을 투자해 롯데헬스케어를 세웠다. 글로벌 역량과 가능성 있는 기업 M&A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롯데 유통 사업군도 고용 유발, 지역상권 활성화 효과가 높은 대규모 복합몰 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5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롯데몰 송도(가칭)’ 경관 심의 서류를 접수하고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롯데몰 상암(가칭)’도 서울 서북 상권의 랜드마크 쇼핑몰을 목표로 설계작업이 한창이다.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생태계 확장에도 힘쓸 전망이다. 롯데엔 연간 1만기 생산능력을 보유한 롯데정보통신 자회사인 중앙제어가 있다. 이를 통해 이달 말부터 접근성이 좋은 백화점, 대형마트 등 사업장 부지의 전기차 충전소 활용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사업도 가속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케미칼은 리튬메탈 음극재 미국 스타트업 '소일렉트(SOELECT)'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롯데알미늄은 양극박 유럽 공장 투자로 생산 규모를 2배로 확대하는 등 미국, 유럽 등 배터리 소재 시장 진출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 ‘킴튼 호텔 모나코’를 인수한 롯데호텔은 브랜드파워를 강화하며 글로벌 프랜차이즈 호텔 운영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의 인도네시아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조성사업인 ‘라인 프로젝트’, 롯데건설의 베트남 호찌민 신도시 개발사업인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등 동남아 사업들도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신 회장을 중심으로 한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활동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송용덕,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팀장을 맡는 전사 차원 조직 ‘롯데그룹 유치 지원 TFT’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TFT에서는 식품∙유통군이 국내 활동, 호텔∙화학군이 해외 활동을 중점적으로 담당한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6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CGF(The Consumer Goods Forum)' 글로벌 서밋(Global Summit)의 롯데 부스에서 글로벌 소비재 경영진을 비롯한 포럼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 활동을 펼쳤다. 앞으로 신 회장은 글로벌 행보 확대에 발맞춰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활동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파트너들이 비즈니스 과정에서 오너의 사법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인수합병이나 협력 사업을 진행할 때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사면 이후 현장 경영이나 M&A 협상, 투자 활동 시 신 회장이 적극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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