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악의 폭염에 신음하는 中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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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8-1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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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기업들의 제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유례없는 폭염에 따른 전력난으로 주요 거점의 생산 시설 가동이 중단되면서다. 중국 산업생산 등 실물 경제 지표가 전반적으로 둔화한 가운데 공장 가동 중단까지 이어지면서 중국 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中기업들, 전력난에 생산시설 가동 전면 중단
16일 중국 금융 매체 진룽제 등에 따르면 중국 농업혁신 기업 궈광구펀(國光股份)은 전날 공고를 통해 전액 출자 자회사 룬얼커지가 당국의 지침에 따라 15일 0시부터 20일 밤 12시까지 쓰촨성에 위치한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동안 재고를 통해 조업 활동을 이어갈 것이며, 가동이 재개되면 생산 일정을 조정해 제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중국 석유화학업체 쓰촨메이펑(四川美豐)도 20일 밤 12시까지 쓰촨성 공장 생산이 중단된다고 했으며, 비료 기업 루톈화(瀘天化)도 공장 가동 중단 소식을 알리며 이번 조치로 3000만 위안(약 58억원) 상당의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기업들도 향후 공장 가동 중단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태양광전지판기업 퉁웨이구펀(通威股份·TW솔라)은 중국 증권일보에 "정전 계획은 당국과 소통 중"이라며 "관련 부처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질서 있게 조정하고 있으며, 향후 전력 상황이 나아지면 회사의 전력 소비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 업체가 잇따라 생산 중단에 돌입한 것은 60여년 만의 기상 관측 사상 최강의 폭염 속 당국의 산업용 전력 공급 제한 정책에 따른 조치다. 쓰촨성은 15일 전력 보장 관련 긴급 통보를 발표해, 15일 0시부터 20일 밤 12시까지 쓰촨성 성(省) 내 모든 산업용 전력을 사용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산업시설의 가동을 중단하고 직원들은 폭염 휴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쓰촨성은 이와 관련해 "폭염으로 전력난이 심화하고 전력 수급에 대한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안정적인 전력망을 확보하고 민생 시설에 전력을 우선 공급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전력 제한 조치가 특히 중국 대표 태양광 기업에 직격탄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됐다. 쓰촨성은 중국 대표적인 태양광 제조 산업의 중요한 핵심 지역으로 전국 생산량의 14%를 차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퉁웨이구펀·징커에너지(晶科能源, 진코솔라)·바오리셰신에너지(保利協鑫能源, 보리협흠) 등 중국 대표 태양광 관련 기업들도 이곳에서 둥지를 틀고 있다. 이들 기업은 현재까지 생산 중단을 선언하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기업뿐만 아니라 쓰촨성에 공장을 두고 있는 애플 최대 협력사 폭스콘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애플에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애플 전문가로 알려진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쓰촨성의 공장 생산 중단 명령이 쓰촨성 청두, 충칭 등 애플 조립업체에 일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현 단계에서 정확한 생산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만약 정전이 오는 20일에 끝난다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어진다면 애플의 신제품 출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했다. 애플은 다음달 아이폰 신제품 발표 이벤트에서 아이폰14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폭염 지속...中경제 타격 불가피
올해 중국은 60여년의 기상 관측 사상 최강의 폭염을 경험하고 있다. 중국 기상대는 지난 14일 신장과 산시(陝西)성, 장쑤성 등의 일부 지역에 4단계의 폭염 경보 중 최고 수준 경보인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16일 오전에도 쓰촨성 등 8개 성에 폭염 적색경보를 유지하기도 했다. 

중국 기상과학원은 최근 "올해 폭염이 1961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강력하고 기간도 가장 길다"고 밝혔다. 종전 가장 더웠던 2013년 중국에서 국지적으로 섭씨 35도 이상의 고온이 측정된 기간이 62일 지속됐는데, 올해는 이미 14일부로 62일을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이 일주일 더 연장될 가능성이 큰 만큼, 가뜩이나 어려운 중국 산업생산에 차질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 중 하나인 산업생산은 이미 지난달 예상을 밑도는 성적을 받았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7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대비 3.8%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6%는 물론 전월(3.9%)을 하회하는 수치다.

산업생산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을 선행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경제지표다. 지난해 여름 전력난 등 영향으로 산업생산은 9월 3.1%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반등하며 올해 1~2월엔 7.5%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상하이 봉쇄 여파로 마이너스(-) 2.9%까지 떨어져 우한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인 지난 2020년 2월(-13.5%)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5월 0.7%, 6월 3.9% 등 반등했지만 7월 다시 소폭 둔화됐다.

중국 전역에 코로나19가 퍼지면서 많은 도시에서 공장 생산이 멈추고 수요가 줄어든 데다 각 도시의 통제 정책으로 물류도 정체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도 폭염으로 주요 기업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쓰촨성 내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경기 하방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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