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휴대용 해시계 '일영원구(日影圓球)'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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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팀 팀장
입력 2022-08-1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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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매서 휴대용 해시계인 '일영원구' 매입 [사진=연합뉴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이 지난 3월 미국 경매를 통해 매입한《일영원구(日影圓球)》를 환수문화재 특별전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을 통해 오는 19일부터 일반에 공개한다.
  
‘일영원구’는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진 바 없는 희귀 유물로, 국외 반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초 소장자이던 일본 주둔 미군장교의 사망 이후 유족으로부터 유물을 입수한 개인 소장가가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사무총장 김계식)은 작년 말 해당 유물의 경매 출품 정보를 입수한 이후 면밀한 조사와 문헌 검토 등을 거쳐 지난 3월 미국의 한 경매에서 이 유물을 낙찰 받아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구형(球形)의 휴대용 해시계라는 점, 전통 과학기술의 계승·발전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 명문과 낙관을 통해 제작자와 제작 시기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과학사적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반구(半球)의 형태로 태양의 그림자를 통해 시계를 확인하는 영침(影針)이 고정돼 있어 한 지역에서만 시간을 측정할 수 있었던 조선시대의 일반적인 해시계 ‘앙부일구(仰釜日晷)’와 달리, ‘일영원구’는 둥근 공 모양인 원구(圓球)의 형태로 두 개의 반구가 맞물려 각종 장치를 조정하면서 어느 지역에서나 시간을 측정할 수 있도록 제작돼 당시 과학기술의 발전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국보로 지정된 자격루와 혼천시계에서도 십이지로 시간을 나타내는 시보(時報) 장치를 둔 사실로 미루어보아 조선의 과학기술을 계승하는 한편, 외국과의 교류가 증가하던 상황 속에서 다른 나라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이 고안된 유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원구에 새겨진 선과 명문의 정확한 용도, 구체적인 작동 원리 등 새로운 유물사·과학사적 내용들은 향후 추가 조사와 연구를 통해서 밝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문화재청 측은 기대했다. 

유물이 제작된 시기인 조선후기의 주조 기법과 은입사 기법 등의 장식 요소가 더해진 점도 주목된다. 네 개의 꽃잎 형태로 제작된 받침에는 용, 항해 중인 선박 그리고 ‘일월(日月)’이 상감돼 있어 향후 금속공예 등 다양한 방면의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영원구’는 8월 19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 전시를 통해 조선 왕실 유물 ‘보록’과 함께 국민에게 공개된다. 이는 추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연구·전시 등에 폭넓게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환수는 문화재청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축적된 경험, 관계자 네트워크, 전문가와의 긴밀한 협업을 바탕으로 성사됐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국외에 있는 중요 한국문화재를 적극적으로 발굴, 조사해 선제적으로 보호·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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