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기인] ⑯"남성이 대다수인 개발직, SW 제품에도 영향…다양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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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 기자
입력 2022-09-0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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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은이·이수현·조준영 구글 SW 엔지니어 인터뷰

왼쪽부터 고은이·이수현·조준영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이들은 사내 임직원 커뮤니티인 '구글 위민 인 엔지니어링(GWE)'에서 여성 개발자 업무 역량 향상과 대내외 네트워킹 활성화 등을 위해 활동 중이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전체 인구로 보면 남녀 성비는 50대 50이에요. 개발자·엔지니어가 제작한 소프트웨어 등 제품을 사용하는 남녀 성비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실제 업체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여성 비율은 현저히 낮아요. 개발 결과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죠."

고은이(안드로이드-픽셀 카메라)·이수현(검색 개발)·조준영(검색 개발)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최근 서울 강남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이들 엔지니어는 사내 임직원 커뮤니티인 '구글 위민 인 엔지니어링(Google Women in Engineering, 이하 GWE)'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활동하며 여성 개발자 업무 역량 향상과 대내외 네트워킹 활성화 등에 힘쓰고 있다. 여학생과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교육 세션과 멘토링 등 사회 공헌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국내외에서 이공계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여성 수는 느는 추세지만 실제 기업에서 일하는 개발자는 남성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가 올해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소프트웨어 개발자 비중은 남자(91.9%)가 여자(5.2%) 보다 월등히 높았다. 지난 5월 11일~6월 1일 총 7만853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고은이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 가운데 구글은 '전 세계 정보를 체계화해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자'는 미션으로 나이와 성별뿐 아니라 인종과 종교 등을 아우르는 '다양성'을 담은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다양한 가치를 포용해 모두에게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실제로 구글 안드로이드 픽셀 카메라 팀은 작년부터 사람의 본래 피부색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피부색을 과하게 밝게 만드는 등 자사의 일부 이미지 툴 기능이 유색인종에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개선한 것이다. 구글 검색 페이지는 시각장애인이 키워드를 검색하면 텍스트 등 검색 결과를 읽어주는 '스크린리더' 환경을 고려해 웹 접근성을 개선했다.

구글의 GWE도 이 같은 미션 아래 생긴 커뮤니티다. 글로벌에서 2007년 활동을 시작한 GWE는 2018년부터 국내 활동에 본격 돌입했다. GWE 리드인 고은이 엔지니어는 "(SW 등 제품 개발 주체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GWE는 기술 분야 여성들에게 편안한 인적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면서 "신입과 경력 여성 개발자 수를 늘리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준영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여학생 대상 진로 체험인 '마인드더갭(Mind the Gap)'은 GWE가 운영하는 대표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26일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처음 대면 방식으로 열린 이 행사에는 성남여고 학생 30여명이 참여했다. 참여 학생들은 구글 기업문화와 여성 엔지니어로서 삶 등을 현직 담당자에게 듣고 구글코리아 사무실도 둘러봤다.

행사 이후 구글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학생 모두가 컴퓨터·과학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90% 이상은 컴퓨터공학 전공이나 기술 분야 진로를 고려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마인드더갭 운영 담당인 조준영 엔지니어는 "마인드더갭을 통해 학생들에게 여성 개발자들 이야기를 들려주고 롤모델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프로그램 운영 취지를 설명했다.

내년에는 구글 엔지니어가 직접 대학을 찾는 '구글코리아 캠퍼스 아웃리치'(가칭)도 시범적으로 실시한다. 이수현 엔지니어는 "현재 대학(원)생들이 과거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더라.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면서 "매 분기마다 대학을 찾을 예정이고 현재 논의중인 두 개 대학을 비롯해 앞으로 여러 학교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직무와 실제 작업 현장에 대해 설명하고 관련 질의응답(Q&A) 시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수현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뒤늦게 소프트웨어 직무에 뛰어든 여성에게 따뜻한 조언도 남겼다. 이 엔지니어는 "늦게 시작해도 역량 부분에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코딩도 중요하지만 여러 직군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엔지니어는 "본인이 '완벽한 상태가 아니어도 도전해라'고 말하고 싶다. 상상한 만큼 최악 상황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고 엔지니어도 "중·고·대학생 때보다 20대 후반 이후 회사에 입사하면서 공부를 가장 많이 했다. 조급하게 느끼지 말고 때를 기다리면서 본인 역량을 키우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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