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화지준율 인하에도 위안화 절하 행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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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9-0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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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 방어 차원에서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넉 달 만에 인하했지만 위안·달러 환율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6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098위안 올린 6.909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0.14% 하락한 것이다. 환율을 올렸다는 건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6.9위안대로 치솟은 건 지난 2020년 8월 26일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날 역내·외 시장에서도 위안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홍콩 역외시장에선 이날 오전 9시 40분(현지시간) 기준 위안·달러 환율이 6.9430~6.9445위안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장중 6.9492위안까지 치솟기도 했다. 같은 시간 역내 위안화도 6.9361위안까지 올랐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해 전날 밤 금융기관의 외화 지준율을 인하했음에도 위안화 가치 하락이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인민은행은 5일 밤 사이트에 게재한 공지문에서 오는 15일부터 외화 지준율을 현행 8%에서 6%로 2%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외화 지준율을 인하하면 금융기관은 고객이 예금으로 맡긴 달러를 더 많이 시중에 유통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 내에 유통되는 달러화 유동성 조절 수단으로 꼽힌다. 이번 조치로 시중에 약 190억 달러(약 26조원)의 달러화 유동성이 공급될 것이라고 왕유신 중국은행연구원 수석 연구원이 전했다. 

인민은행이 외화 지준율을 인하한 건 지난 5월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다. 당시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 봉쇄로 위안화 가치가 4% 넘게 떨어지자 위안화 추가 약세를 막기 위해 외화 지준율을 9%에서 8%로 1%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인민은행이 또다시 인하 카드를 꺼낸 것은 위안화 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만 해도 견고한 흐름세를 이어갔던 중국 위안화는 최근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위안화 가치는 지난 8월까지 6개월 연속 떨어져 미·중 무역전쟁이 극에 달했던 2018년 10월 이후 최장기간 절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에도 인민은행의 고시환율 기준 위안화는 달러 대비 0.6% 이상 절하됐고, 연초를 기준으로 하면 위안화 가치는 약 8% 하락했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방어할 것이라는 강한 신호를 보냈다"며 "이번 조치는 인민은행이 달러 대비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시장 투자자들은 이번 조치가 실제로 큰 효과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위안·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7위안선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베키 류 홍콩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번 인하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만, 이런 조치는 위안화 평가절하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미국과 중국 간의 통화 디커플링(탈동조화), 제로 코로나 등 중국이 직면한 경제적인 압박을 고려하면 위안화는 추가로 약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켄청 미즈호은행 외환 전략가 역시 "이번 조치는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하락 속도를 늦춘다는 입장을 보여줬지만 위안화가 약세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외화 지준율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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