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더 앞당겨졌다" 베트남, 고령화 속도 예상보다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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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2-09-1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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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상보다 3년 빨라...2035년부터 노령인구 전체 15% 넘어

  • JICA "베트남 값싼 노동력과 인력 공급의 이점을 잃게 될 것"

  • WB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추세...향후 성장치 둔화 전망"

호찌민시 한 요양소에 거주하는 노인들 [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부자가 되기 전에 늙어가는 위험에 직면할 것이다(getting old before getting rich).”

다오응옥중(Dao Ngoc Dung)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 장관이 한 말이다. 그는 지난달 20일 열린 관계 부처 회의에서 고령화에 대해 지적한 외신기사 제목들을 언급하며 노령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베트남에서는 고령화 추세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사회적인 위협 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의 고령화 문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지적됐지만 고령화를 의미하는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증가가 예상보다 더욱 빠르다.

최근 VN익스프레스, 베트남넷 등 현지 매체를 종합하면 2035년부터 베트남 65세 인구는 전체 인구 대비 1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또 2045년에는 전체 인구 중 25% 이상이 65세 인구로 채워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베트남 정부의 인구센서스와 세계은행(WB) 발표치보다 각각 3년과 5년 이상 앞당겨진 것이다. 앞서 베트남 정부와 WB는 이 시점을 2038년과 2050년으로 예상한 바 있다.

베트남 평균(중위)연령 역시 예상보다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 평균(중위)연령은 35세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트남 ‘2020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2020년 인구 평균 연령은 32.5세였다. 베트남은 2017년 중위 연령 29.7세를 마지막으로 30대에 진입한 이후 평균 연령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현지 일간 뚜오이체는 WB 전망을 인용해 베트남 고령화 속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베트남넷은 고령화는 결국 많은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라며 연금개혁, 생산성 향상, 저출산 극복, 시스템 강화 등 고령화에 대한 구체적인 정부의 로드맵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아주경제]

◆경제인구 계속 줄어 2050년엔 60% 이하···정부 “노동생산성 확보에 집중할 것”
베트남 고령화에 따른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사항은 바로 노동력 부족이다. 그간 베트남은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인력 공급으로 세계 각국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며 단번에 중국을 대신하는 전세계 제조업의 허브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경제활동인구(15~64세)가 줄어들면 그만큼 인력 공급이 떨어지고 제조업 유치와 국가의 전반적인 경제 활동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일본국제협력기구(JICA)는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베트남이 머지않아 인구 고령화와 인건비 상승으로 이 같은 장점을 잃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ICA가 최근 내놓은 ‘베트남 산업인력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까지 베트남은 전체 인구 중 경제활동인구가 70%를 차지하는 황금 인구구조를 이루고 있었으나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2050년이면 이 비율이 60% 이하로 감소하게 된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베트남은 노동력 여유분이 제한되는 노동력 저하에 직면하고 계속되는 인건비 상승으로 ‘값싼 노동력’이라는 현재의 비교우위를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WB는 노령화가 이러한 속도로 진행되면 2020~2050년 베트남 경제성장은 지난 15년간 성장치와 비교해 1~2%가량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WB에 따르면 베트남 65세 이상 인구수를 근로연령 수로 나눈 고령자의존율(ODR)은 2019년 0.11명에서 2039년 0.22명으로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또 초고령화 사회로 전환되어 추가로 지출될 비용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4%에서 최대 4.6%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WB는 "비슷한 상황을 겪은 다른 선진국가들보다 베트남은 비교적 더딘 경제 발전과 1인당 국민소득이 낮아서,  노령화 사회를 맞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다양한 경제의 혁신과 생산성 재고를 위한 정책적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베트남 정부는 무엇보다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인구 고령화와 관련해 저출산, 연금개혁, 정년문제 등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하지만 우선적으로 생산성과 인력 고급화를 통해 국가의 단기 전략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다오응옥중 노동보훈사회부 장관은 “고령화는 중단기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며 “직업 구조와 기술, 자격 요건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노동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친다. 노동(경제활동)인구 공급 문제에 제때 대응하지 않으면 베트남 경제는 세계 경제에서 소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노동시장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현재 우선순위인 핵심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며 “인적 자원 공급을 신속하게 연결하기 위해 산업별·분야별·지역별 인적 자원 수요를 검토하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베트남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수요를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이씨로이(Bui Sy Loi) 전 국회 노동사회위원회 상임부의장이자 노동경제학자는 “베트남이 기본적으로 수준이 낮은 노동력을 가지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짚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베트남 노동 조사에서 소수의 베트남 단위만이 고등 교육을 받고 직업 훈련을 이수했다. 또 베트남 대학·대학원 졸업생 비율은 약 26.8%로 중산층 국가(51.3%)보다 낮고 기술 측면에서 베트남 근로자는 17%만이 대학 또는 대학원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로이 전 부의장은 “기술우위 확보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교육 부문 양질화가 선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동력 발전을 위해서는 청년 대상 전문 직종 훈련이 이뤄져야 한다. 먼저 직업교육 등록금 면제를 추진하는 결의안을 마련해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발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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