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설비투자 5년만에 반토막···대기업 4곳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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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2-09-14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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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소·중견기업 탄소중립 투자 등 못늘려···R&D 투자도 67% '뚝'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설비투자가 5년 전과 비교해 절반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는 연구개발(R&D) 설비투자도 66.98% 줄었다.

친환경 설비 투자 역시 5년 전과 비교해 소폭 줄었다. 업계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 차원의 사업구조 전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3700여개 화학제품 기업의 올해 설비투자 추정치는 3410억원으로 전년(4116억원) 대비 17.15% 감소했다. 5년 전인 2018년(7286억원)과 비교하면 53.2%가 줄었다.

투자는 모든 부분에서 감소했지만 특히 신제품 설비와 R&D 투자가 대폭 감소했다. 석유화학업계의 올해 신제품 설비투자액은 230억원으로 2018년(1060억원) 대비 78.8% 감소했다. 같은 기간 R&D 투자는 4070억원에서 1344억원으로 66.98% 대폭 줄었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증가해야 하는 환경설비 투자 역시 2018년 2731억원에서 2534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상위 4개 기업인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한화솔루션만 보면 설비투자액 증가추세다. LG화학의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액은 3조94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대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은 324.3% 증가했으며, 금호석유화학과 한화솔루션도 각각 3.4%, 1.3% 늘었다.

투자여력이 있는 대기업은 미래 경쟁력 강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중소·중견 기업들은 생산 설비투자까지 줄이는 상황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석유화학업계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농사와 비슷하다. 시기마다 잘되는 석유화학 제품이 있고 잘 안되는 제품이 있는데, 대기업들은 상황에 맞게 제품 설비투자를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지만 중소·중견기업의 경우는 안 되면 투자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며 “최근 급격히 변하는 석유 및 원자재 시장으로 인해 중소·중견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중심의 석유화학 산업 확대는 생산 효율화에서는 이점이 있지만, 산업 경쟁력 자체가 감소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연구원이 발간한 ‘석유화학 산업의 가치사슬별 경쟁력 진단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석유화학산업 종합 경쟁력 점수는 100점 만점에 72.3점으로 평가됐다.  이는 미국(88.1점), 일본(82.4점), 중국(81.1점)보다 낮은 점수다.
 
산업연구원 측은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부가, 다각화를 통한 사업구조 전환과 탄소중립 신사업 대응, 기업경영 활성화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제도와 기반시설이 경쟁국 대비 취약하다고 평가됐는데, 이는 자체적인 인프라 구축이 가능한 대기업보다 중소·중견기업에 더 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이에 대책으로는 △조달 안정성 강화를 위한 해외자원 개발 지원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기술 상용화 지원 △기후변화 협약 관련 공동 기술개발·교류 지원 △규제 완화·규제 샌드박스의 선제적 적용 등이 제시됐다.
 

[사진=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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