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 끝난 해운산업] 넘치는 선박···내년 HMM보다 2.5배 많은 배들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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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9-20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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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 최대 신조 컨테이너선 인도 예정

  • 2024~2025년 신조선 물량 더 늘어나

  • 해운사 물동량 확보 경쟁 치열해질 듯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코로나19 수혜로 호황을 누리던 국내 해운산업에 어두운 그림자가 커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글로벌 해운사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신조 컨테이너선을 인도받을 것으로 관측되는 탓이다. 신조선 규모가 무려 현재 HMM 선대의 2.5배를 넘어설 것으로 예고돼 더욱 경쟁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일거리 없는 빈 배가 늘어나 해운사의 수익성을 압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사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사상 최대 규모의 신조선을 인수받게 된다. 실제 내년 신조 컨테이너선 인도 물량은 21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2016년부터 올해까지 7년 동안 100만 TEU를 기록했던 것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올해 7월 기준 국내 1위이자 글로벌 8위 해운사인 HMM의 컨테이너선 선복량이 81만6270TEU 수준임을 감안하면, 내년에 인도되는 신조선 물량만으로 HMM의 선대보다 2.5배 큰 선대를 만들 수 있는 셈이다. 만약 컨테이너 선박이 한 척도 없는 해운사가 이 물량을 고스란히 가져간다고 가정하면 단숨에 글로벌 5위 해운사로 뛰어오를 수 있는 규모다.

아울러 대규모 신조선 물량은 내년으로 끝이 아니다. 현재 글로벌 20위권 이내 선사들의 컨테이너선 발주잔량을 살펴보면 586만8767TEU 수준에 달한다. 내년 210만 TEU가 인도된다 하더라도 그보다 더 큰 신조선 물량이 2024~2025년에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해운업계에서는 컨테이너선 발주잔량이 사상 최고치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같이 신조선 인도 물량과 발주잔량이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당시 선복량이 부족하다는 아우성 때문이다. 당시 해운사 선박이 코로나19로 항만에서 정체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신속하게 물류를 처리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글로벌 해운사가 모두 선복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신조선을 발주한 것이다.

다만 대형 선박은 발주 이후 제작과 인도까지 1~2년가량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코로나19가 한창 심각할 때 발주된 선박들이 다소 코로나19 영향이 지나간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인도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 위축이 우려되면서 물동량은 그만큼 늘어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경우 일거리가 없는 선박이 많아질 수밖에 없어 해운사의 수익성이 흔들리게 된다. 실제 HMM도 이 같은 수익성 악화 현상의 영향으로 2011년부터 2019년까지 9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꼬였던 해운 상황이 다소 회복되는 타이밍에 맞물려 대규모로 선복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HMM보다 2.5배나 많은 선박이 늘어나는 만큼 더욱 해운산업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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