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정명근 화성시장은 기자 기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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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강대웅 기자
입력 2022-09-2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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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회견, 설왕설래...불통시장으로 되려나

정명근 화성시장 모습 [사진=화성시]

화성시는 인구가 90만에 육박하고 100만 화성특례시 출범을 앞둔 경기 남부권 거대 도시 중 하나이다.

이런 점에서 현 정명근 화성시장은 시민과 소통하고 시정을 알려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다.

지자체와 시민들 간의 소통을 위해 그 중간의 매개역할로 언론이 있고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들이 있다. 이런 점에서 시장의 기자회견은 늘 기자들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이런 중요한 역할을 포기하거나 피하는 지자체 단체장이 있다면 그는 당연히 시민들과 소통을 포기한 불통 시장임이 자명하다. 정명근 화성시장의 첫 시정 정례브리핑이 계획됐던 것은 지난 9월 6일이었다.

하지만 그날은 태풍 ‘힌남노’의 국내 상륙으로 대규모 피해가 예상돼 정 시장은 ‘시정 브리핑’보다는 관내 ‘피해예방’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 지적이 팽배하자 슬그머니 계획을 취소했다. 여론 악화를 예상한 조치였다.

긴급상황이 지난 이후 이번엔 아예 월 2회 계획했던 정례시정 브리핑을 기약 없이 연기해 버렸다. 기자들에게는 “시정브리핑 관련해서 공지드립니다. 기존에 공지했던 정례브리핑은 월 2회로(첫째 주 및 셋째 주 수요일) 계획돼 있었지만 브리핑 일정이 잠정 연기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짤막한 메시지만 달랑 통보했다.

사실 첫 브리핑을 알리는 지난 9월 6일 화성시에 태풍피해가 우려되는 시점에 정책홍보 성격의 브리핑은 ’얼빠진 계획’이라며 본보는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지난 20일 화성시는 다시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로 기존에 공지했던 정례브리핑 일정이 잠정 연기되었음을 알린다고 연기 내용을 밝히지 않고 또 연기했다. 이번엔 브리핑 계획 자체를 기약 없이 연기해 버린 것이다.
 
언론은 다양한 주민 여론을 접할 수 있는 통로며 시정 등 정책을 알리는 홍보 창구다. 정 시장은 이러한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정치인이다. 그래서 취임 이후 시정홍보와 주민소통을 위해 ‘정례브리핑’ 계획을 세웠고 한 달에 두 번 개최를 약속했다. 그것도 과거 단체장들과 차별화를 강조하며 야심차고 호기 있게 약속했다.

그러나 첫 브리핑을 접은 데 이어 후속 브리핑마저 기약 없이 연기하자 정 시장이 ‘과연 시민과의 소통의지가 있는 것이냐’는 여론이 팽배했다.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정 브리핑은 단체장의 기자회견이나 마찬가지 성격이다. 민생에 직결된 정책과 현안을 묻고 주요 쟁점을 토론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풀뿌리 민주주의 소통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형식은 기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 화성시민이 대상이다. 정 시장이 밝히는 정책과 시책을 기자들이 분석 보도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전달되어서 그렇다. 이런 면에서 정례브리핑 계획은 기자와의 약속이 아니라 화성시민들과의 약속이나 마찬가지다. 이러한 약속을 변변한 설명 없이 파기하고 잠정 연기를 통보한 것은 시민을 우습게 본 처사와 다름없다.

정 시장의 이런 점에 대해 지나온 정부들의 언론관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재임 중 5번의 기자회견을 한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까지 ‘불통의 아이콘’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이전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했으나 임기 중 6회의 기자회견에 머무른 문재인 전 대통령은 ‘불통량’이란 비판을 받았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인 2021년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방역 상황이 좋지 않아져서 미루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꼭 기자회견만이 국민과 소통이 아니다”라고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여하튼 정 시장이 오는 27일 오전 10시 30분에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화성시 주요정책 브리핑을 하겠다고 한다.
 
또 갑자기 연기되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시정 홍보만 하는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언론은 다양한 화성시민의 여론을 접할 수 있는 창이다. 이런 언론을 꺼린다면 정 시장 또한 불통의 아이콘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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