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한규 "지배구조 개선해야 자본시장 저평가 해소···공정위 역할 눈여겨볼 것"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대담=최신형 정치부장, 정리=윤혜원 기자
입력 2022-10-06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1인 3역'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특별인터뷰

  • "적은 지분으로 큰 회사 운영...투자자 불신 자초"

  • "공정거래 이슈 집약된 '치킨'...공정위, 역할 못해"

  • "금기를 깨는 다양한 목소리...당내 민주주의 필요"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국에는 ‘최대 주주 이익 최대화’를 바라보고 운영하지 않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경영권 획득 없이 차익이나 배당금을 얻으려는 투자자들, 더욱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이 대목은 국내 자본시장을 저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회 정무위원회(여성가족위·예산결산특별위 겸임)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감축할 방안으로 ‘지배구조 이슈 해소’를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재벌가(家)를 중심으로 한 주당 한 표 의결권을 갖는 ‘주주 평등 원칙’을 깨고 순환출자 또는 계열사들끼리 주식을 갖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회사 이익과 특정 주주 간 이익 상충이 발생하고 이는 주주 전체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그간 지배구조 불투명성을 해결하기 위한 법령들이 만들어졌고 긍정적 변화도 있었다”면서도 “여전히 외국인 시선에서 국내 기업은 상당히 이례적 방식으로 운영되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여의도에 입성하기 전 국내 로펌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을 만났을 당시 김 의원이 통감한 지점이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는 셈이다.
 
그는 “미국에서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기본이고, 한국처럼 큰 회사가 가족 경영을 한다면 비상장으로 운영한다”며 “가족 경영을 하면 비상장기업으로서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자본을 조달하지 않고, 일반 투자자에게 자금을 받으면 순환출자나 상호출자 없이 최대 지분을 가진 만큼만 경영권을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합리적 경영’이란 보유한 주식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상이 사라진 상태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국내 자본시장이 제대로 평가받고 더 활성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김 의원과 일문일답한 내용.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배구조 개선, 자본시장 리스크 해소 열쇠”
 
-초선 의원으로서 지난 4일 시작된 첫 국정감사를 맞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어떤 각오로 피감기관 감사에 임하고 있나.

“국감은 입법·예산과 관련해 국회의원으로서 역량을 보여야 하는 시기다. 과거 법조인으로 지내며 전문성을 쌓았다고 생각했는데, 의원으로서 전문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게 확인돼야 유권자에게 ‘내가 국회의원으로서 일을 잘하니 선택해 달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기에 매우 긴장되고 부담된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상임위원회 중 정무위, 여성가족위, 예산결산특별위 등 세 곳에 소속돼 있다. 1인 3역인데, 이번 국감에서 어떤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

“금융 부문, 그중에서도 ‘배당성향’이다. 기업 배당이 외국에 비해 적은데, 배당하지 않고 사내에 유보하는 사례가 많다. 이게 정말 회사를 위하는 것인지, 특정 주주를 위한 것인지 알기도 어렵다. 이런 지배구조 문제가 개선되면 외국보다 저평가된 국내 자본시장이 진짜 가치를 인정받아 더 활성화하리라고 본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기관이 해야 할 일이 있다. 이들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보겠다.”
 
-지배구조 문제는 넓게 재벌개혁을 의미하는 것인가. 

“재벌가는 적은 지분으로 큰 회사를 운영해왔다. 가족 경영을 하고 싶으면 비상장기업으로서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자본을 조달하지 말아야 한다. 반대로 일반 투자자에게 자금을 받고 싶으면 순환출자나 상호출자 없이 지분을 가진 만큼만 경영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외국인이나 국내 투자자들이 계속 ‘최대 주주 이득을 최대화하는 방식으로 기업이 경영되지 않고 다른 이익이 고려되고 있다’는 문제 제기를 할 수밖에 없다.”
 
◆“치킨을 보면 불공정거래가 보인다”
 
-국감 때면 의원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무기를 들고나온다. 김 의원이 준비한 무기가 있다면.

“치킨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갑의 횡포’ 문제를 치킨업계로 조명하고 싶다. 치킨 가격 상승에는 공정거래 이슈가 결부돼 있다. 하나는 가공업체의 오랜 담합이고, 다른 하나는 프랜차이즈 업체의 막대한 이익률이다. 가맹점주들이 프랜차이즈 업체를 통해 사지 않아도 되는 물건을 비싸게 살 수밖에 없다고 한다. 가맹사업법 위반이다. 회사들이 법대로만 운영해도, 공정위가 역할만 해도 이렇게까지 치킨 가격이 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공정위를 자주 언급하고 있다. 공정위를 눈여겨보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현 정권이 과거 정부 색깔을 지우려고 정책을 불합리하게 바꾼 부분이 있는지, 이로 인해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생겼는지 살펴보고 싶었다. 공정위는 이 기준에 부합하는 대표적 사례다. 한기정 위원장이 지명을 받고 처음 한 말의 취지는 ‘기업이 자유롭게 경영 활동을 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었다. 공정위는 기업의 경제적 자유를 전제로 하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불공정한 경쟁을 규제한다. 이런 공정위 역할을 고려했을 때 한 위원장이 어떤 목표 아래 공정위를 이끌어갈지 의구심이 든다.”
 
◆“尹 해외 순방은 ‘빚지는 외교’···보이는 성과 집착”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서 불거진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어떤 점을 가장 비판적으로 보고 있나.

“윤 대통령은 외형적 성과에 관심이 큰 것 같다. 그래서 순방에 전문성을 지닌 직업공무원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던 것 아닐까. 과거 청와대에서 일했던 경험에 비춰보면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만나기 전 실무진이 만나 협의를 마치는 과정이 선행된다. 이번 순방은 막판까지 불확정적 상황이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누군가를 무리하게 만나려 하면 그간 쌓은 인맥을 최대한 활용할 수밖에 없다. 그럼 빚지는 셈이 된다. 다음에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요구하기보다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들어줘야 할 수 있다.”
 
-비속어 논란으로 촉발된 정국의 종착점은 어디라고 보는가. 외교라인 개편부터 대통령 사과, 내각 총사퇴까지 여러 주장이 있는데.

“지금처럼 경색된 상태로 쭉 갈 것 같다. 윤 대통령은 최근 박진 외교부 장관을 향해 ‘유능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발언하고 박 장관 해임건의안도 수용하지 않았다. 여당은 당장 야당과 협치하지 않아도 아쉬울 게 없다. 예를 들어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야당이 발목 잡는다’는 비난을 받게 되는 상황이다.”
 
-야당이 다수당이다. 야당도 아쉬울 것이 없지 않은가.

“어느 정도는 여야가 국회에서 같이 갈 수밖에 없다. 야당이 할 수 있는 일은 법안 통과다. 법안 통과로 야당이지만 다수당이기에 입법부로서 제 역할을 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당장 양곡관리법만 해도 안건조정위에 들어간 이상 통과에 시간이 오래 걸릴 가능성이 크다. 다수당이어도 패스트트랙에 모든 법안을 올릴 수는 없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치에서 목소리는 다양할수록 좋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정치 개혁’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당내 민주주의 달성이다. 당 내부에 다양한 목소리가 허락돼야 한다. 그래야 대통령 권한이 막강한 대통령제라 해도 여당이든 야당이든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다. 당내 민주주의가 확산하면 법안에 따라 대통령이 특정 정당을 설득할 여지가 있는 구조가 형성된다. 백악관이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 고생하듯이. 반면 현재 한국 정치는 당내에 의견이 한번 정해지면 다른 의견을 내기 어렵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부상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견해는.

“정치적 방향성 측면에서 저와 다른 부분이 있지만 영민하고 정치 감각이 탁월한 분이다. 이 전 대표의 장점은 금기를 깬다는 것이다. 보수 정당 소속임에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고 광주를 찾아 사과하는 모습이 그렇다. 하지만 지지자가 많았던 이 전 대표도 찍혀 나갔다. 당내에서 이견을 보였다고 제거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어떤 초·재선이 자기 목소리를 내겠는가. 청년 정치가 ‘청년다움’을 보이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 생각했다.”
 
-‘정치인 김한규’의 최종 꿈이 궁금하다.

“‘민주당이 국민에게 더 사랑받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미래 어느 날 ‘제21대 국회에 김한규 같은 젊은 정치인들이 들어와 민주당이 달라졌다’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민주당이 특정 그룹으로 이뤄졌다는 시선에서 벗어나려면 다양한 사람과 목소리가 필요하다. 그중에 김한규가 있었으면 한다. 저 같은 사람도 있어야 민주당도 여러 색깔을 보여줄 수 있지 않겠나.”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