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 중국 공산당 수뇌부 女 정치인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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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2-10-1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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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공산당 최고지도부는 '남성 일색'

  • 中공산당 100년史에 女 상무위원 전무

  • 중앙정치국원에도 역사상 6명 남짓

  • 20기 중앙정치국 '홍일점'은 선이친?

2017년 10월, 19기1중전회에서 새로 선출된 신임 상무위원 7명이 기자회견을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역대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모두 남성으로만 채워졌다. [사진=신화통신]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로 출범하는 집권 3기 시진핑호(號) 최고 지도부에 누가 입성할지를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23일 중국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 직후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단상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모두 양복을 입은 남성 상무위원일 것이란 점이다. 현재로선 중국 최고 지도부에 여성 정치인이 진입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中권력 피라미드 정점은 "남성의 전유물"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마오쩌둥은 “하늘의 절반은 여성이 떠받친다”고 했지만, 중국 공산당의 권력 피라미드의 맨 꼭대기는 사실상 남성들의 무대다.

현재 중국 공산당의 최고 지도부로 불리는 중앙정치국 상무위원(7명)에 여성은 전무하다. 상무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중앙정치국원(18명) 중에서도 여성은 쑨춘란 부총리, 단 한 명뿐이다. 시진핑 주석 집권 1기였던 18기 중앙정치국원만 하더라도 여성 정치인은 류옌둥 전 부총리와 쑨춘란 두 명이었다. 하지만 19차 당대회에서 류옌둥이 은퇴한 데 이어, 올해 20차 당대회에서 쑨춘란도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 20차 당대표 2296명 중 여성은 619명으로, 전체의 27%에 달한다. 앞서 19차 때보다도 2.8%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여기서 공산당 수뇌부로 올라갈 여성 간부 인재풀이 한정적이어서 20기 중앙정치국원에 입성할 가능성이 있는 여성 정치인은 손꼽을 정도다. 아무도 입성하지 못해 남성 일색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부장(장관) 이상의 고위직 인사가 될 자격을 갖춘 중앙위원(후보 포함)에서도 여성의 진출은 제한적이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19기 중앙위원회에서 중앙위원 204명 중 여성위원은 11명으로 5%에 불과하다. 후보위원 167명 중 여성위원은 23명(13.7%) 남짓이다. 

20차 당대회 폐막식날 공개되는 20기 중앙위원회 멤버 중 여성 간부가 몇명이나 선발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중국 성문제 전문가인 왕판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교(UNSW) 박사는 호주 ABC방송을 통해 "중국엔 마치 여성이 최고 지도부가 될 수 없다는 불문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다.
 
毛 "하늘의 절반은 女가 떠받친다고 했는데···"
실제 중국 공산당 백년 역사에서 최고 지도부인 중앙상무위원에 여성이 선출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역대 여성 정치국원을 살펴봐도 앞서 언급한 류옌둥·쑨춘란 외에는 마오쩌둥(毛澤東)의 부인 장칭(江靑), 린뱌오(林彪)의 부인 예췬(葉群), 저우언라이(周恩來)의 부인 덩잉차오(鄧穎超), 우이(吳儀) 전 부총리 등 모두 6명에 불과하다. 

사실 중국 공산당은 남녀평등을 외치며 여성의 정치 참여를 적극 장려하고 여성 권리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다. 1982년엔 여성의 중국 공산당 가입을 장려하도록 헌법을 개정해 여성 간부를 적극 육성하고 선발하도록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2017년 19차 당대회 보고에서도 여성 간부를 적극 육성할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여성 영도간부 수는 위로 올라갈수록 현저히 줄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는 공산당 내부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경쟁이 치열하고, 특히 최고 지도부에 입성하려면 중앙부처는 물론 지방정부 행정 수장이나 국유기업 경영 경험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방지도자나 국유기업 수장 부문에서 여성의 존재감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대다수 여성 간부들은 보건, 교육, 스포츠, 문화 등 방면에 집중됐다. 류옌둥과 쑨춘란이 부총리에 오른 후에도 각각 문화·교육과 위생·보건 등 방면을 담당한 게 대표적이다. 반면, 재경·금융·정보통신·산업 등 분야에서 여성의 영향력은 남성보다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20기 중앙정치국원 '홍일점'은 누가 될까
 

[아주경제DB]



쑨춘란 부총리가 이번 20차 당대회에서 연령 제한으로 은퇴하면, 20기 중앙정치국원에 새로운 ‘홍일점’이 탄생할지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로선 선이친(諶貽琴·63) 구이저우성 당서기와 선웨웨(沈躍躍·65)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겸 전국부녀연합회 주석이 그래도 유력한 20기 중앙정치국원 후보군이다.

특히 선이친 서기는 구이저우성 소수민족인 바이족 출신에 여성이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는 현재 중국 성급 지방정부에서 유일한 여성 당서기이자, 신중국 성립 이래 네 번째 여성 당서기다. 1998년부터 구이저우성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30년 넘게 이곳에서 몸담았다. 2017년 구이저우성 성장에 이어 2020년 1인자인 서기로 올라섰다. 

특히 구이저우성은 중국에서 가장 척박한 빈곤 지역으로 유명하다. 선 서기는 이곳에서 빈곤 퇴치에 주력해 구이저우성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오늘날 중국을 ‘빅데이터 중심’으로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탈(脫)빈곤을 외치는 시진핑 주석의 입맛에 딱 맞는 인물인 셈이다. 

다만 구이저우성 이외 타 지방정부나 중앙부처 행정 경험이 없다는 게 단점이다. 일각에선 그가 시진핑 집권 3기 중앙정치국원에 입성해 충칭시 서기로 자리를 옮겨 지방 경험을 쌓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앙정치국원에 들지 못하더라도 앞서 류옌둥과 쑨춘란이 거쳐간 중앙통전부장이나 국무위원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도 제기됐다. 

사실 선 서기는 그동안 시진핑 주석에 대한 지지·옹호를 표하며 강력한 충성심을 보여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I)은 선 서기가 올해 구이저우성 당대회에서 33차례 시진핑을 언급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는 "구이저우성 각 민족과 인민은 총서기의 은혜에 감사해야 한다"는 말을 수차례 한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선웨웨 부위원장은 리커창 총리 계열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으로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키운 여성 정치인으로 알려졌다.  

저장성과 안후이성에서 근무했으며, 후진타오 전 주석이 집권한 2002년부터 중앙으로 올라와 중국 공산당 영도간부 인사를 관할하는 당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까지 역임했다. 2013년부터 일선에서 물러나 전인대 상무 부위원장과 전국부녀연합회 주석을 쭉 맡았다. 

공청단파 색채가 강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조직부 부부장 시절 당시 리위안차오 조직부장을 건너뛰고 당시 국가부주석이었던 시진핑한테 직보해 신임을 얻었다는 이야기도 중화권 매체를 통해 흘러나온다. 다만 일선 업무에서 너무 오래 손 놓고 있었던 데다가 나이도 많은 편이라, 정치국원 진입은 사실상 어렵고 향후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으로 자리를 옮겨 은퇴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밖에 몽골족 출신의 부샤오린 전 네이멍구 자치구 주석도 한때 정치국원 입성이 점쳐졌으나, 지난해 네이멍구 지방양회 당시 정부업무 보고를 하던 중 실신한 이후 건강상의 이유로 공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그는 중국 '몽골왕'으로 불렸던 우란푸 전 국가부주석의 손녀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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