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허지웅 작가가 이 세상의 이웃들에게 하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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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2-11-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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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갈수록 이웃에 대한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이웃과 음식을 나눠 먹기도 했지만 지금은 코로나 등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이웃들과의 소통이 많이 줄어들었다. 허지웅 작가와 최소한의 이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김영사]


Q. 최소한의 이웃은 어떤 의미인가요?
A. 지난 팬데믹 기간을 겪으면서 우리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운명 공동체라는 사실을 체감했습니다. 누군가의 선택과 결정이 다른 누군가의 삶과 긴밀하게 연동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싫어도 말입니다. 최소한의 이웃이란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입니다. 최소한의 공동체 의식이라는 말로 바꾸어도 무방합니다.
 
Q. 10년 전만 해도 이웃과 함께 음식도 나눠 먹고 소통을 자주했는데 요즘에는 이런 분위기를 찾기 힘든 것 같아요. 코로나 이후 더욱 그런 것 같고요. 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 시대가 갈수록 이웃의 정의는 어떻게 바뀌고 있다고 보시나요?
A. 하나의 단어에 사람처럼 생로병사가 존재한다고 가정할 때, 이웃이라는 단어는 황혼 즈음에 위치해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거의 사용하지 않는 단어입니다. 쓰더라도 옆집이나 동네 사람 정도의 매우 협소하고 납작한 의미로 사용됩니다.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모두가 이웃입니다.

어디까지가 이웃이고 이웃이 아닌지, 이웃의 정의에 관해 이야기하는 건 이 책이 담고 있는 생각들의 정반대에 위치하는 질문입니다. 그보다는 내가 다른 누군가에게 어떤 이웃이 될 것인지에 관해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Q.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는데요.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칭찬에 너무 인색한 것 같아요.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시고 작가님에게 최고의 칭찬은 뭔가요?
A. 책에서 이무기에 관련한 이야기로 다룬 바 있습니다. 살면서 바로 보고 바로 듣고 바로 서려면 다른 사람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으려 노력하는 자세와, 그럼에도 다른 사람을 후하게 평가하려 애쓰는 마음이 동시에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글을 읽고 생각했다는 하나하나의 서평들이 모두 최고의 칭찬입니다.
 
Q. 무례한 사람들, 유해한 사람들에게 대처하는 작가님만의 방법이 궁금해요.
A. 내게 무례하다면 내 안의 무엇이 그에게 그런 모습을 이끌어냈는지 먼저 생각해봅니다. 공동체에 해를 끼치는 사람이라면 최선을 다해 반박하고 옳고 그름을 다툽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으로 나이 들지 않기 위한 방법들에 대해 자주 사유합니다.
 
Q. 인간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들은 뭔가요?
A. 겉으로의 태도나 표현이 그렇지 않더라도 그 안에 선의가 담겨 있다면 그 사람은 제 사람입니다.

Q. 변화하는 세상, 힘든 세상 속에서 잃고 싶지 않고 잊고 싶지 않은 신념들이 있나요?
A. 거짓말하지 않는 것. 거짓말을 해서 유리해질 일 따위는 결코 없다는 것. 당장의 이익처럼 보이더라도 길게 보면 거짓말은 반드시 그 사람을 망하게 합니다.
 
Q. 좋은 어른에 대한 열망이 뜨거워요. 어렸을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지금은 조금이라도 어려지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작가님께서도 20대 시절 ‘어른’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걸로 아는데요. 좋은 어른이란 뭘까요? 작가님께서는 어렸을 때 바라던 어른이 됐나요?
A. 그런 건 타인이 평가하는 것이지 제가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아는 것과 다르더라도 후배에게 양보하고 그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용기. 그 정도면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합니다.
 

허지웅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 [사진=김호이 기자]


Q, 누구나 그렇지만 사회초년생인 20대들에게 기회는 더욱 간절해요. 저도 기회를 준 분들을 잊을 수 없고요. 힘들었던 시절 허지웅에게 기회를 준 사람은 누구인가요?
A. 20대에 그런 운을 누려보지 못했기 때문에, 역시 그런 운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어 발표했습니다. 전작들 가운데 상당수가 그런 경우입니다.
 
Q. 창작에 있어서 영감을 주는 것들에 대해 궁금해요. 그리고 어떤 영감들이 작품으로 이어지나요?
A. 책이든 영화든 음악이든 일상에서의 사건이든, 그에 관해 사유하는 시간을 매일 갖습니다. 사유 중에 떠오른 괜찮은 것들은 메모를 해두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글을 씁니다.
 

허지웅 작가와 함께 [사진=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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