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제재 속...'中 파운드리 2위' 상하이 IPO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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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2-11-08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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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커촹반 IPO 최대어···3.5조원 조달

  • '특수공정' 특화···기술력은 SMIC에 못 미쳐

  • 무역마찰이 '주요 위험요소' 경고도

화훙반도체 [사진=웨이보]

중국 2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화훙(華虹)반도체가 중국 본토 증시에서 3조5000억원 규모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최근 미국의 제재로 중국 반도체 사업 발전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서다.
 
올해 커촹반 IPO 최대어···3.5조원 조달
중국 펑파이신문 등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최근 화훙반도체의 IPO 신청서를 접수했다. 2014년 이미 홍콩증시에 상장한 화훙반도체는 두 번째 상장 장소로 '상하이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커촹반을 선택했다.

화훙반도체의 IPO 규모는 약 180억 위안, 우리 돈으로 약 3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상장에 성공하면 올 들어 커촹반 ‘IPO 최대어’가 된다. 커촹반 역대 상장기업으로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중신궈지(SMIC), 중국 바이오 제약사 베이진에 이은 세 번째다.

화훙반도체는 조달한 자금의 3분의2 이상인 125억 위안을 장쑤성 우시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사업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화훙반도체는 2023년 착공을 목표로 이곳에 월 생산량 최대 8만3000장 규모의 12인치 웨이퍼(반도체 생산을 위한 원형판) 기반 특수공정 반도체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나머지 조달자금은 8인치 생산라인 업그레이드(20억 위안), 특수 공정 기술 혁신 연구개발(25억 위안) 등에 투입된다.

화훙반도체의 커촹반 상장 준비 소식에 7일 홍콩증시에서 화훙반도체 주가는 하루 새 약 17% 급등했다. 
 
'특수공정' 특화···매출·기술력은 SMIC에 못 미쳐
1997년에 설립된 화훙반도체는 상하이시 정부 산하 국유기업이다. 중국 내에선 SMIC에 이은 2대 파운드리 업체로,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으로 6위(3.2%)다.

현재 8인치 웨이퍼 공장 3곳(상하이)과 12인치 웨이퍼 공장 1곳(우시)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3월말 기준 8인치 웨이퍼로 월 32만4000장 규모의 생산력을 갖췄다. 

특히 소비전자, 차량용 반도체 등 특수공정 방면에 특화돼 있다.

화훙반도체에 따르면 임베디드 비휘발성 메모리(eNVM) 분야에서 세계 최대 스마트카드 집적회로(IC) 생산업체이자, 중국 최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생산업체다.

전력반도체 분야에서는 전 세계 생산력 1위를 자랑한다. 특히 8인치·12인치 기반의 전력반도체 생산라인을 모두 갖춘 유일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중국 본토와 홍콩 시장 매출 비중이 약 76%에 달할 정도로 중국 반도체 내수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57.78% 증가한 106억3000만 위안으로, 같은 기간 순익은 30배 이상 증가한 16억6000만 위안에 달했다. 다만 같은 기간 연간 순익이 100억 위안 이상인 SMIC와 비교하면 아직 미미하다.

기술력 방면에서도 TSMC는 물론, SMIC에도 크게 뒤처진다. 현재 화훙반도체의 가장 선진화된 공정은 55나노미터(㎚, 10억 분의 1미터)에 그친다. 최대 매출원은 350나노와 90나노 반도체로,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TSMC가 3㎚, SMIC가 14㎚급 미세공정 기술력을 갖춘 것과 비교된다. 나노미터는 반도체 회로의 선폭을 의미한다. 회로 선폭이 작을수록 첨단으로 친다.  
 
무역마찰이 '주요 위험요소' 경고도
화훙반도체의 커촹반 IPO 추진은 최근 미국 규제와 반도체 수요 둔화로 사업 전망이 불확실해진 가운데 나온 움직임으로 읽힌다. 올 들어 홍콩증시에서 화훙반도체 주가는 거의 반토막이 났다. 

특히 최근 미국의 잇단 중국 반도체 산업 제재 충격파를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달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들에 14㎚ 이하 반도체 미세 공정에 필요한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기도 했다.

화훙반도체는 이번 IPO 설명서에서 국제 무역 마찰을 위험 요소로 나열했다. 특히 장비·원자재의 상대적으로 많은 부분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다며 향후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이 회사 사업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중국 지도부는 미국의 강력한 기술 제재 속 자국 하이테크 기업을 적극 지원사격할 것이란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달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과학기술 자립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하는가 하면, 지난 4일 상하이 증권거래소도 하이테크 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상장, 채권 발행을 적극 지원할 것임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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