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옥상달빛 김윤주, 박세진의 소소한 모험 속 소확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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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2-12-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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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미로운 목소리와 가사가 만나 <수고했어 오늘도>를 통해서 큰 인기를 얻은 옥상달빛. 친구가 된지 15년, 동료가 된지 13년이 된 지금도 꾸준하게 활동을 하며 사람들에게 힐링을 전해주고 있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둘은 함께 소소한 모험을 하며 성장해나가고 있다. 옥상달빛 김윤주, 박세진과 소소한 모험 속 소확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옥상달빛 김윤주, 박세진 [사진=김호이 기자]


Q. ‘수고했어 오늘도’를 통해 옥상달빛의 전성시대가 시작됐어요.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하니까 어땠나요?
A. 김윤주: <수고했어 오늘도> 앨범이 나오고 바로 반응이 좋았던 건 아니에요. 근데 그 앨범을 내고 나서부터 재밌는 일들이 많이 일어났어요.
 
박세진: 굉장히 감사한 일이었죠. 저희 옥상달빛에게 처음으로 전성시대를 열어준 고마운 곡이에요. 그 노래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져서 즐겁게 해왔던 것 같아요.
 
Q, 처음 옥상달빛을 결성했을 때 가졌던 꿈을 얼마나 이뤘나요?
A. 박세진: 거의 다 이뤘어요.
 
김윤주: 그때는 단기목표를 많이 뒀던 것 같아요. 라디오에 나가고 싶다던지, TV프로그램에 나가는 걸 계획으로 했었는데 꽤 빠르게 이뤘어요. 처음에 하고 싶었던 게 라디오여서 첫 앨범도 옥탑라디오 라는 이름으로 냈었는데 지금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는 걸 보면 꽤 많은 걸 이룬 것 같아요.
 
Q. 어쩌다가 만나서 지금의 옥상달빛이 된 건가요?
A. 박세진: 저희가 같은 학교 같은 과 출신인데 그때 윤주나 저나 학교를 나중에 들어간 학생들이었어요. 그래서 동년배 친구들이 많이 없는 상황이었어요. 20살 친구들이 많았고 저희는 24살이었거든요. 24살이면 졸업하고도 남을 때 였는데 그래서 친구 만드는 것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러다가 윤주를 만난 거예요. 윤주가 그때 홍대 인디 씬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일들을 하고 있었거든요. 윤주가 그때 공연을 한다고 했었는데 제가 도와주는 느낌으로 했다가 옥상달빛이 결성된 거예요. 첫번째 공연에서 사장님을 만났으니까. 지금까지 감사하게 이어오고 있어요.
 
Q. 노래가 따뜻해서 실제 성격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실제 성격이 궁금해요.
A. 박세진: 정말 따뜻하죠. 특히 윤주가 마음의 온도가 높은 용광로 같은 사람이에요.
 
김윤주: 둘다 차가운 편은 아닌 것 같아요. 사람을 좋아하는 것도 있다 보니까, 노래에도 녹아드는 것 같아요.
 
Q. 옥상달빛의 의미는 뭔가요?
A. 김윤주: 의미는 따로 없는데 옥상을 좋아했고요. 옥상이라는 단어와 달빛이라는 단어가 어울려서 붙인 거예요. 예쁘고 괜찮은 이름 같아요.
 
Q. 가수로서의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A. 박세진: 아직 갈 길이 멀었죠. 조금 더 노래를 잘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체력도 나이가 들면서 떨어지기도 하거든요. 체력관리를 잘하고 노래를 잘 불러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윤주: 가수라는 단어가 아직도 어색해요.
가수로서 열심히 해야죠. 앞으로 저희는 더 열심히 하는 가수가 될 거예요.
 
Q. 노래를 잘한다는 의미가 뭔가요?
A. 저희는 직접 곡을 쓰고 노래를 부르다 보니까 그 곡을 잘 소화하는 사람이 좋은 가수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쓴 노래가 우리가 잘 소화를 못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내가 쓴 노래를 내가 생각한 것처럼 소화 할 수 있다면 그게 좋은 가수인 것 같아요.
 
박세진: 감정 전달이 잘 되면 되는 것 같아요.
 
Q. 옥상달빛의 노래를 들으면서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꼈으면 하시나요?
A. 김윤주: 노래마다 다른 것 같아요. 근데 전반적으로 노래를 듣기 전보다는 나아졌으면 좋겠어요. 그게 뭐가 됐던 편안해지고 싶으면 편안해지고 더 바닥을 치고 싶으면 바닥을 칠 수 있으면 그것도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그냥 그 전보다 괜찮아졌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Q. 옥상달빛이라는 팀, 가수라는 직업을 통해 가장 크게 얻은 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김윤주: 사람이요.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옥상달빛을 하면서 꿈에 그리던 선배님들도 만나게 됐고 연예인들도 보고 그런 분들을 옥상달빛을 하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텐데 좋아하는 선배 가수 분들을 만나는 게 가장 큰 기쁨이에요. 그래서 사람이요.
 
박세진: 저도 사람이요. 이제는 옥상달빛이 하나의 생명체 같아요. 예전에는 우리가 각각 옥상달빛이 되었다는 느낌이었다면 자기 혼자도 굴러 갈 수 있는 유기체 같은 느낌도 들어서 좋아요. 사람과 함께.
 

[사진=김호이 기자]


Q. 인간관계에 있어서 중요시 하는 건 뭔가요?
A. 박세진: 저는 오래가는 사람들이 제 옆에 계속 있는 것 같아요. 얕고 넓은 관계보다는 좁고 깊은 관계를 선호하는 것 같아요.
 
김윤주: 저는 예전에는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내가 이 사람으로 인해 힘들어지거나 상처를 받으면 과감히 끊을 줄 아는 것도 건강한 인간관계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그걸 못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이제는 그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제 와서 보니까 힘들었던 관계들은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나한테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을 아끼면서 가고 있어요.
 
Q. 정체성에 대한 탐구를 어떻게 해나갔나요?
A. 김윤주: 프로듀서 오빠의 역할이 컸던 것 같아요. 브랜딩을 하는 것에 있어서 저희는 그런 걸 생각하기도 전에 이미 프로듀서 오빠를 만나서 같이 그림을 그려왔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프로듀서 오빠가 있었기 때문에 순조롭게 온 것 같아요. 정체성에 대해서 셋이 많은 대화를 나눴고 이제는 자립을 해서 이에 대한 얘기를 둘이 많이 나누는데 그때 정리된 걸 잘 만들어 가고 키워나가고 있어요. 초반에는 무대 올라가서 노래 부르는 게 전부인 줄 알았지, 정체성에 대해 생각할 틈도 없었는데 이제 시간 지나서 같이 얘기를 하다보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위로라는 것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박세진: 무해한 팀이 제일 잘맞는 표현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그런 팀이 되고 싶고 지금까지도 많은 분들이 피드백을 주시는 걸 보면 우리는 무해한 팀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성덕이 된 경험이 일을 하는데 어떤 영향을 줬나요?
A. 김윤주: 저는 윤상 선배님과 정원영 교수님을 진짜 좋아하거든요. 근데 윤상 선배님과는 같은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른 적이 있어요. 그건 거의 꿈 같은 순간이어서 지금도 행복한 기억인데 너무 아쉬운 건 영상으로 남기지 않아서 찾을 수 없다는 게 아쉬워요. 그리고 정원영 교수님은 먼저 연락을 주시면서 음악 잘 듣고 있다고 하셔서 한참을 행복해했던 순간이 생각나요. 그분들의 음악을 듣고 제 가 20대에 음악을 시작한 것과 다름이 없거든요. 내가 너무나 좋아했던 사람이 나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어요. 지금도 그렇고. 음악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게 아니더라도 그분들이 나를 안다는 것만으로 행복해요.
 
박세진: 저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정말 좋아했던 뮤지션이 나를 안다는 게 굉장한 힘이 되거든요. 제가 고등학생 때 엄청 좋아했던 성시경 씨를 저희 라디오에 초대해서 인터뷰도 하고 새해가 되면 안부 문자도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게 너무 좋아요. 이건 정말 성덕이죠.
 

[사진=김호이 기자]



Q.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도 언제까지나 그 일이 즐거움만 줄 수는 없잖아요. 그럼에도 좋아하는 일을 오래하기 위한 방법이 있나요?
A. 김윤주: 이것 외에 다른 좋아하는 일들을 만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좋아하는 일들이 생기면 내가 여기에 매달려 있던 에너지를 다른데 쏟을 수 있거든요. 그러면 덜 집착하게 되고 안 미워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좋아하는 것들을 만들어 놓으면 계속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박세진: 한편으로는 100% 올인하지 않았다는 죄책감이 들기도 해요. 근데 분산시켜 놓는다는 게 꽤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옥상달빛 김윤주, 박세진이 전하는 메시지 [사진=김호이 기자]


Q, 요즘은 어떤 소소한 모험을 하고 있나요?
A. 박세진: 칵테일 탐방도 지난 추석 때 했고요. 여행을 너무 가고 싶은데 라디오 때문에 신경이 쓰여서 많이 가지는 못했어요. 근데 내년에는 소소한 모험 말고 진짜로 모험을 떠나고 싶은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김윤주: 얼마 전에 갑자기 높은 곳에 가고 싶은 거예요. 옥상을 좋아해서 재수하고 삼수 할 때 그 동네에 있는 모든 옥상을 다갔어요. 그당시에 옥상 정원이 잘 되어 있어서 올라가면 나무들도 있고 좋았거든요. 근데 초심을 잃은 건지 어느순간 옥상을 끊었더라고요. 근데 얼마 전에 갑자기 높은 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옥상에 안간지 너무 오래돼서 주변에 있는 옥상을 탐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잊고 싶지 않은 옥상달빛으로서의 순간이 있나요?
A. 김윤주: 되게 많은데 저희가 스케치북 나가고 싶어서 전단지를 많은 분들에게 주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너무 나가고 싶은데 저희는 어떻게 해야 될지도 모르고 신인이라서 섭외가 오지도 않을테고. 그래서 저희가 전단지를 만들어서 옥상달빛 사진 하나 넣고 어떤 팀이다 라고 해놓고 전단지를 예쁘게 만들어서 줄서있는 분들 몇백 분에게 나눠드렸어요. 처음에는 이렇게 까지 해야되나 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너무 쑥스러웠거든요. 근데 어떤 한분이 "나 옥상달빛 들어봤는데"라고 했던 순간이 잊혀지지 않아요.
 
박세진: 저는 너무 황당하게 고생했던 게 생각이 나요. 윤주랑 저랑 지방에 공연을 하러 갔는데 진행하시던 분이 저희를 인기가 있는 아이돌로 잘못 소개를 하신 거예요. 근데 저희는 아이돌도 아니고 사람들이 저희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잘못 소개를 하시니까 당황스러웠는데 막상 나가니까 분위기가 더 당황스러운 거예요. 그래서 난처하고 패닉이 오긴 했지만 윤주랑 함께여서 공연을 잘 끝냈어요.
 

옥상달빛 김윤주, 박세진과 홤께 [사진=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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