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월드컵서도 '펄럭'...욱일기 논란, 반복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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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2-11-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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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관중석서 일본 팬들 '욱일기' 펼치다 제지당해

  • US오픈·올림픽 등 국제대회 때마다 욱일기 응원 논란

  • 서경덕 "역사 교육 못 받은 결과" 日 국민 욱일기 의미 몰라

팬들 향해 인사하는 일본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완벽한 손님'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찾은 외신은 일본 관중을 이같이 표현했다. 경기 후 자리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일본 축구 팬들의 모습이 포착되면서다. 하지만 최근 일부 일본 관중이 욱일기 응원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평이 무색해졌다. 욱일기는 일본이 19세기 말부터 태평양전쟁을 비롯해 아시아 침략 전쟁에 사용해 온 군대 깃발로,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한다.

28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에는 월드컵 경기장 관중석에 욱일기를 설치하는 일본 축구 팬들의 사진이 공유됐다. 사진에는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한 남성이 테이프를 이용해 관중석 난간에 욱일기를 설치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일본 중년 남성은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상징하는 투구를 쓰고 욱일기를 흔들면서 응원을 펼쳤다.
 

27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일본과 코스타리카의 경기. 관중석에서 한 일본 축구 팬이 욱일기를 펼친 채 응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모습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는 깔끔한 매너로 박수받던 일본 팬들의 두 얼굴이라는 쓴소리가 나왔다. 한 누리꾼은 "일본 응원단이 욱일기를 들고 응원하는 것은 독일 축구 팬이 나치 깃발을 들고 응원하는 것과 똑같다"고 비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깃발이나 플래카드, 걸개를 경기장에 반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당시 현장에 있던 대회 관계자들이 욱일기를 든 일본 관중들을 제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욱일기 논란은 이번 월드컵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US오픈 테니스대회에서는 니시코리 케이(일본)와 마르코트랭릴리(아르헨티나) 경기에서 한 일본 관중이 욱일기를 경기장에 걸어 놓은 채 응원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또 지난해 일본 도쿄올림픽 사이클 도로 경기 당시에도 한 관중이 욱일기를 흔들며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돼 비판을 받았다.
 

2019년 메이저대회 US오픈 테니스대회에서 한 일본 관중이 욱일기를 들고 응원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갈무리]

그렇다면 국제 스포츠 대회 때마다 욱일기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욱일기 퇴치 운동을 펼치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반쪽짜리 일본 역사 교육을 원인으로 꼽았다. 서 교수는 지난 2019년 본인 페이스북에 "일본 관중들이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에서 욱일기 응원을 계속 펼치는 것은 일본 내에서 욱일기에 관련해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을 받지 못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즉 욱일기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모른 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서 교수가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욱일기의 의미를 아는지 조사한 결과 대다수의 일본인이 욱일기를 단순한 군대 깃발 정도로만 아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서 교수는 욱일기 응원을 제지한 FIFA 측 대응에 "욱일기 응원을 공식적으로 제지한 것은 아주 큰 의미가 있다"며 "아시아 축구팬들뿐 아니라 전 세계 축구팬들을 존중하는 너무나 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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