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업무개시명령, ILO 협약 위반? "글로벌 기준 YES"..."한국은 비준 안해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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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원 기자
입력 2022-12-0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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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협약 105호 '강제노동 철폐' 명시...노동계, ILO 긴급개입 요청

  • 한국, 105호 비준 안해...'국내법상 준수 의무 없다' 주장 나와

  • '모든 회원국 비준 여부 관계없이 원칙 존중·실현 의무' 반박도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엿새째인 지난 11월 29일 오후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삼거리에서 조합원들이 화물연대 부산본부 결의대회를 열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파업에 대해 발동한 ‘업무개시명령’이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이 명시한 ‘강제노동행위 금지’에 배치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ILO 협약 105호는 ‘강제근로 폐지’에 기반한다. 다만 한국은 협약 105호를 비준하지 않아 국내법상 이를 준수할 의무는 없다는 점에서 업무개시명령을 둘러싼 사실관계를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9일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우리 민생과 국가 경제에 초래될 더 심각한 위기를 막기 위해 부득이 시멘트 분야 운송 거부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시멘트업계 운송 거부자를 상대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업무개시명령, ILO 105호 강제근로 폐지에 위배? 국제 기준상 “YES”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업무개시명령이 강제노동 조치라는 점을 들어 지난 28일 ILO와 유엔인권기구에 긴급 개입을 요청했다. 이봉주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은 지난 24일 “업무개시명령은 ILO 협약 105호 강제근로 폐지에 위배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ILO 협약 105호는 ILO 190개 협약에서 핵심협약으로 분류된 8개 가운데 하나다. 105호는 ‘강제노동 철폐에 관한 협약’으로, 29호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과 함께 강제노동 금지 분야 핵심협약을 구성한다.
 
105호 협약은 ILO가 금지하는 강제노동 형태를 열거하고 있다.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거나 기존 정치·사회·경제 체제를 사상적으로 반대하는 견해를 피력하는 것에 대한 제재 △경제 발전을 위해 노동을 동원하고 이용하는 수단 △노동 규율의 수단 △파업 참가에 대한 제재 △인종·사회·민족·종교적 차별대우의 수단 등으로 강제노동을 하게 하는 행위 등이다.

◆국내에서 105호 협약 비준 안 해···강제노동 금지 조약 위반? “NO”
 
문제는 105호 협약에 대해 국내에서 비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은 협약 105호 내용 중 정치적 견해 표현 제재로서 강제노동을 금지한 대목이 국가보안법 등과 상충할 소지가 존재한다며 이를 비준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 ILO 핵심협약 8개 조항 가운데 105호를 제외한 나머지 7개 조항을 비준한 상태다.
 
그러나 화물연대는 ILO 회원국은 비준 여부와 무관하게 회원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 기본협약 원칙을 존중하고 실현할 법적 의무를 부담한다고 지적한다. ILO는 핵심협약에 대해 ‘모든 회원국이 비준 여부와 관계없이 그 원칙을 존중하고 실현할 의무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ILO는 노동자 단체가 진정을 내면 별도 노사정위원회를 만들어 해당 정부에 관련 정보를 요청하고 이를 조사해 권고사항을 제시한다. ILO 권고는 이행 강제성은 없다. 다만 ILO는 노사정위원회 권고사항이 담긴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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