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리스크' 당내 분리 요구에 기로에 선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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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입력 2023-01-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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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분리대응론' 수용...與, 방탄 프레임 사전 차단하겠단 계산도

  • 이전과는 다른 대응 방식...대장동도 철저한 준비 끝 출석키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을 방문해 주민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혼자서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 관련 검찰 소환에 임한다. 이전 두 번의 소환 통보 당시 일주일 넘게 출석 여부를 고심했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여당의 '방탄·사당화'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겠다 태도와 더불어 당내에서 제기된 '분리대응론'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흔들리는 리더십을 다잡겠다는 계산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검찰의 세 번째 소환 통보에 대한 이 대표 입장은 이전과는 달랐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8일 오후 설 연휴를 앞두고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검찰 소환 통보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 대표는 "아무 잘못도 없는 제가, 또 오라고 하니 가겠다"며 검찰이 요구한 27일이 아닌 오는 28일 출석하겠다고 설명했다.
 
李 검찰 출석 이번엔 '혼자'..."본인 의지 굉장히 강해"

이 대표는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 출석 당시 당 지도부가 동행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홀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출석은 이 대표가 스스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남국 민주당 대변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이러한 결정을 만류하는 분위기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대표의 의지가 매우 강했다"고 부연했다. 지난 18일 시장에 동행했던 정청래 최고위원도 "(오전) 비공개 최고위 때는 이야기가 없었다. 저도 갑작스럽게 옆에 있다가 들었다. 혼자 고독한 결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여당의 방탄프레임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여당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소환조사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 귀국 등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가 진행되는 것에 맞춰 '방탄' 프레임 공세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내년 총선을 위해 이 대표가 분리 대응해야 한다는 요구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중진'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서라도 검찰 출석에 응해야 한다면서 "이 문제(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당이 합세해서 정치적으로 대항할, 대응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이 대표가 오로지 감당해야 할 개인적 명예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장동 의혹은 특히 본인이 '결백'을 주장하며 특검까지 주장했던 사안으로 지난 대선 과정 내내 이 대표의 발목을 잡아 왔다. 이 대표는 대장동 의혹 관련 소환 통보를 예견하고 측근들과 철저히 대응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0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길에 오른 시민과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종훈 정치 평론가 "처음부터 혼자 출석했어야...與도 단순 방탄이라곤 못할 것"

반면 국민의힘은 '방탄' 표현을 쓰지 않는 대신 "선당후사하라"며 이 대표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방 권력을 이용해 토착 비리 세력과 결탁했던 자신의 범죄혐의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오늘도 궤변을 늘어놨다"며 "이제 민주당도 이 대표의 종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보인다. 이 대표도 민주당을 버리고 '선사후당' 하라"고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처음부터 이렇게 혼자 출석했어야 했다"며 "이런 모습에 국민들이 더 감동하지 않겠나. 이번에 출석하게 되면 국민의힘도 단순히 방탄이라고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이 대표가 직을 던지고 수사에 올인하는 그림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며 "무죄가 입증된 뒤에 돌아와 다시 출마한다면 훨씬 더 파괴력이 생길 것이라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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