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낯선 외국에서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전성민 기자
입력 2023-01-25 15:4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 장면 [사진=넷플릭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소리에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살펴봤다. 생전 처음 와본 필리핀의 거리는 여전히 낯설었다. 큰 열대 나무들이 무성한 거리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로 붐볐다. 전 세계 각국의 식당들이 다양하게 문을 연 점이 흥미로웠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떼는 순간 낯익은 인형이 눈에 들어왔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술래 인형인 ‘영희’였다. 오지에서 한국사람을 만난 것처럼 반가운 기분이 가장 먼저 들었다.
 
이어 ‘영희’가 왜 여기 있는지가 궁금했다. ‘영희’를 문 앞에 세워놓은 식당은 한국 음식이 아닌 필리핀 음식을 파는 곳이었다. ‘영희’는 ‘오징어 게임’을 본 전 세계 수십 만명이 아는 유명인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말로만 듣던 한류를 실감했다. 숙소로 와 넷플릭스를 켰다. ‘오늘 필리핀의 TOP10 시리즈’ 1위는 송혜교 주연의 ‘더 글로리’였다.
 
우리는 수년간 계속되어 온 한류를 인식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주)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5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2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결과를 지난 12월에 발표했다.
 
선진국(G7) 대비 우리나라 문화 수준을 물어본 결과 국민의 65.9%가 “이미 선진국 수준이다”라고 답했다. 2013년 31.5%에서 34.4%포인트(p)나 상승했다. 특히, 한국 대중문화에 대해 “우수하다”라고 답한 비율은 96.6%로 2008년에 비해 43%포인트 상승했는데, 이는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한류는 국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였다. 문제는 이를 계속 이어갈 수 있냐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단년도 지원으로 인해 업계에서 꾸준히 불만으로 제기된 짧은 협약 기간을 개선하기 위해 다년도 지원을 올해 도입했다. 더불어 제작 지원(국고)과 금융 지원(융자)을 동시에 지원하는 복합금융 제작지원 제도도 신설했고, 제작 지원금도 최대 30억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지원사업 평가위원 풀도 재정비한다. 현장 전문성을 갖춘 평가위원 확대를 통해 심사의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공공성과 전문성의 균형을 찾겠다는 생각이다. 

제2의 ‘오징어 게임’을 탄생시키기 위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