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주식·채권에 투자 봇물…하루 1조씩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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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3-01-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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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PA·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흥국을 주시하면서 역대급 속도로 신흥시장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제금융협회(IIF) 자료를 인용해 21개국에 달하는 신흥국 주식 및 채권 시장으로 이번 주에만 하루 11억 달러(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해외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0년 말과 2021년 초 코로나 봉쇄 해제 이후를 제외하면 지난 20년간 가장 빠른 속도의 유입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신흥시장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개발도상국 시장을 지배한 암울한 전망이 사그라지는 등 분위기가 급변한 영향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각국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점이 주요인이다. 선진국의 금리 인상은 신흥시장의 자금 유출을 부추긴다. 작년 내내 신흥시장을 억눌렀던 선진국발(發) 통화 긴축의 고통이 완화되는 셈이다.
 
경기침체 공포 역시 잦아들었다. 미국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보다 2.9% 성장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골디락스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폐기도 영향을 미쳤다. IIF에 따르면 일일 기준으로 신흥시장으로 유입된 11억 달러 가운데 8억 달러가 중국으로 향했다. 중국 경제로 자금이 물밀듯 쏟아지면서 개발도상국들이 연쇄 효과를 누리는 모습이다. MSCI 신흥국 지수(MSCI Emerging Markets index)는 지난해 10월 말 저점 이후 거의 25% 상승하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자산 시장이 선진국의 성장을 능가할 것이란 전망도 호재로 작용했다. JP모건은 신흥시장의 올해 GDP 성장률이 선진국보다 1.4%포인트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 자금 유입 속도가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신흥시장 부채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폴 그리어는 신흥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이번 자산 시장 랠리에 대부분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시장이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이 중 많은 부분이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고 FT에 말했다.
 
그리어는 지난 10년간, 특히 작년 1~3분기에 투자자들이 신흥시장 자산에 대한 노출을 크게 줄였다가 다시 노출을 확대한 점이 최근의 랠리를 촉발했다고 짚었다. 그는 개발도상국의 증가하는 부채와 재정 부담, 인구 감소 등을 짚으며 "코로나19 이전처럼 신흥 시장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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